“최근 젊은 여자랑 다녀 바람난 줄” “재산 상속받아 서울로 이사 간다 자랑” 주민들 충격
#“그런 사람일 줄 전혀 몰랐다”
이기영과 같은 아파트에 거주하는 한 주민에 의하면 “절대 범죄자처럼 생기지는 않았다. 큰 개를 키웠는데 엘리베이터에서 마주치면 사람이 탈 수 있게 개를 안쪽으로 치워주는 매너 있는 사람”이라고 설명했다.
이웃과 왕래를 자주 하던 사람인가에 대해서 다른 주민은 “아파트 주민들과 왕래를 하던 사람은 아니었다. 아내로 보이는 사람과 늘 같이 다녔고 캠핑을 좋아하는지 차량 루프박스에 늘 물건을 싣고 다녔다”고 말했다.
같은 아파트에 살고 있지만 사건이 일어난지 전혀 몰랐다는 주민도 있었다. 기자가 신상 공개된 이기영의 사진을 보여주자 “몇 번 마주친 적이 있는 사람이다. 그냥 조용한 사람인 줄 알았는데 살인사건 범인이라니 너무 놀랍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기영은 살해한 전 여자친구인 A 씨의 집에서 동거했는데 둘을 본 아파트 청소노동자는 “항상 붙어 다녀서 부부인 줄 알았다. 자식은 없는 거 같았는데 여자는 머리가 길고 얌전한 편이고 이기영은 늘 모자를 쓰고 말이 많은 편이었다”고 밝혔다.
이기영의 평소 모습에 대해 주민들 대다수는 ‘평범해 보였는데 그럴 줄 몰랐다’는 반응이었다. 한편 이웃들은 A 씨가 평소 구호단체에 후원을 하는 등 어려운 사람들을 도와주는 좋은 사람이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와이프 어딨냐’ 묻자 새빨간 거짓말
한 주민은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지난여름까지 물건을 던지며 심하게 다투는 소리가 열린 창문을 통해 공원까지 들릴 정도”였다며 이기영과 A 씨가 다툼이 잦았다는 사실을 말했다. 그리고 “다만 가을부턴 이기영을 제외하고 이 집을 출입하는 사람은 거의 보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후 이기영은 새로운 여자친구를 만났고 집주인 행세를 하며 여자친구를 집에 들이기도 했다. 한 주민은 “최근에 원래 만나던 여자가 아닌 웬 젊은 여자랑 같이 다니는 걸 자주 목격해서 속으로 바람을 피우는구나 생각했다”고 전했다.
집주인 A 씨가 보이지 않자 몇몇 주민들이 이기영에게 A 씨의 안부를 묻기도 했다. 그러나 이기영은 주민들에게 여러 거짓말로 둘러댔다는 증언이 나오고 있다. 머니투데이 인터뷰에 따르면 와이프 어딨냐는 한 주민의 말에 “장모님이 치매에 걸려 정신이 없고 병간호를 하러 갔다”고 답했다.
이기영의 거짓말은 또 있었는데 한 주민은 KBS과의 인터뷰에서 “이기영이 '(동거녀가) 카페를 오픈해서 지금 준비하느라 정신 없다'고 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이기영이 A 씨를 살해하고 유기한 시기가 2022년 8월 초라고 밝혔는데, 그가 주민들에게 A 씨 행방에 대한 거짓말을 한 것이 지난여름 끝 무렵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시기가 들어맞는다.
한편 이기영이 파주를 떠나 이사를 간다는 발언을 했다고 한다. KBS는 9월 중순 집을 방문한 점검원에게 이기영이 “부모가 돌아가셔서 상속받을 유산이 어마어마하다. 그 돈으로 마포나 공덕에 아파트를 사서 이사 간다”며 자랑하듯 말했다고 밝혔다.
실제로 이기영이 이사를 준비했을 가능성도 엿보인다. 거주 중인 A 씨 아파트에 가압류가 들어왔기 때문인데, 이로 인해 A 씨의 실종 사실이 알려지기 전에 집을 떠나려 했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기영은 A 씨의 물건을 그대로 집에 두었는데 이로 인해 “왜 다른 여자의 물건이 있냐?”고 묻는 새 여자친구와 다툼도 있었다고 알려졌다. 이기영이 언젠간 A 씨의 짐은 그대로 두고, 자신의 짐만 들고 이사를 떠나 A 씨의 살인 및 사체유기를 완전 범죄로 만들 계획을 세웠을 수 있어 보인다.
임종언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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