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정우, 절친 주지훈과 예능 첫 도전
배우 하정우는 예능은커녕 드라마에서도 얼굴을 보기 어려운 스타다. 2022년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넷플릭스 시리즈 ‘수리남’을 통해 드라마에 처음 도전했지만, 지난 10년여 동안 영화에 주력하면서 극장에 가야만 볼 수 있는 배우로 통했다. 그런 하정우가 선택한 첫 번째 예능은 1월 20일 OTT 티빙에서 공개하는 ‘두 발로 티켓팅’. 평소 절친한 배우 주지훈을 비롯해 후배 여진구, 최민호와 뉴질랜드로 떠나 대자연을 속속들이 누비는 내용이다.

최근 할리우드 대작 ‘캡틴 마블’ 후속편인 ‘더 마블스’ 촬영을 마친 박서준은 컴백 신고를 예능으로 한다. 2월 방송 예정인 tvN 예능 ‘서진이네’에서 박서준은 이서진, 정유미, 최우식 등 친한 배우들과 합심해 멕시코에서 한식 식당을 운영하는 과정을 보여준다. 배우 이선균도 tvN이 기획 중인 새 여행 예능 ‘아주 사적인 동남아’ 출연을 결정하고 동료 배우 김남희, 김도현과 캄보디아로 여행을 떠난다. 올해 제작되는 예능 가운데 규모를 갖춘 대작은 대부분 ‘배우들의 여행 예능’이라고 봐도 될 만큼 편수가 많다.
#절친 동반 여행으로 ‘예능 리스크’ 줄이기
배우들이 출연하는 예능의 편수가 어느 때보다 많지만, 프로그램이 저마다 차별화를 이뤘는지 점검하면 결과는 회의적이다. 배우들의 예능 도전에는 일정한 ‘룰’이 작동하는 사실도 발견된다. 실제로도 절친한 사이인 배우들과 ‘동반’ 출연을 고집하고, 이들이 선택하는 예능의 장르는 거의 모두 여행 콘셉트다. 배우들에겐 낯선 장르인 예능에서 혹시 맞닥뜨릴지 모를 리스크를 줄이는 방법이지만, 비슷비슷한 프로그램의 범람으로 전체적으로 관심이 떨어질 우려도 있다.
하정우가 ‘두 발로 티켓팅’을 선택하기까지 주지훈의 존재는 절대적이다. 처음 배우들의 여행 예능을 제안 받은 건 주지훈이었다. 2020년 드라마 ‘하이에나’ 촬영 당시 주지훈은 연출자인 장태유 PD로부터 ‘친형이 기획 중인 예능 프로그램’에 대해 들었다. 장 PD의 형은 SBS 예능국 출신의 장혁재 PD. 이후 주지훈은 장혁재 PD와 만나 ‘두 발로 티켓팅’ 초기 기획에 대해 들었고 출연 제안도 받았다.
그로부터 더 시간이 흐른 뒤 주지훈은 하정우와 동반 주연한 영화 ‘피랍’ 촬영장에서 하정우도 ‘두 발로 티켓팅’ 측으로부터 출연 제안을 받은 사실을 전해 들었다. 그때부터 일사천리였다. 하정우는 “주지훈이 한다면 하겠다”고 했고, 예능이 처음인 주지훈 역시 “비빌 언덕이 필요하다”는 판단 아래 하정우를 설득해 의기투합했다. 하정우와 주지훈은 영화 촬영이 없을 땐 하와이를 찾아 걷기 여행을 즐기는 사이로도 유명하다.
조진웅이 ‘텐트 밖은 유럽2’에 참여하는 과정도 하정우‧주지훈과 다르지 않다. 함께 출연하는 최원영과 권율은 조진웅과 여러 작품을 함께했고 같은 소속사에서 10년 가까이 한솥밥을 먹은 절친한 관계다. 더는 서로의 성향이나 성격을 파악하고 이해할 필요가 없는 사이란 뜻이다. 뭔가를 해야 한다는 부담에서 벗어나 비교적 편안한 모습을 보일 수 있는 여행 예능을 택한 것도 하정우‧주지훈과 비슷하다.

#한가인, 이서진 등 ‘예능 성공 사례’ 계속
예능은 배우들에게 대중 친화력을 쌓을 수 있는 최적의 기회다. 작품 활동이 뜸한 배우가 예능을 활용해 제2의 전성기를 맞는 사례도 계속된다. 최근 한가인이 대표적이다. 드라마 ‘해를 품은 달’ 이후 10년 넘게 별다른 활약을 하지 않고 두 자녀 육아에 집중하면서 대중의 기억에 잊힌 그가 MZ세대 팬들의 전폭적인 응원을 받게 된 계기는 예능이었다. 지난해 SBS 예능 ‘써클하우스’와 유튜브 예능 ‘문명특급’ 등을 통해 가식 없이 솔직한 매력으로 크게 화제를 모아 신흥 예능 주자로 급부상했다. 현재 ‘싱포 골드’, ‘손 없는 날’ 등 예능에서 맹활약하고 있다.
차승원과 유해진이 2030세대로부터 팬덤을 형성한 데도 예능의 힘은 절대적이었다. 나영석 PD와 함께했던 ‘삼시세끼’ 시리즈를 통해 대중이 몰랐던 매력을 과시했고, 든든한 팬덤의 지원에 힘입어 예능 출연 이전과 비교해 활발한 작품 활동까지 벌이고 있다.
이호연 대중문화평론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