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룸살롱 황제’ 입에 경찰 대롱대롱
서울중앙지검 강력부는 지난 4월 2일 이 씨로부터 2억 원가량의 뇌물을 받은 경찰관 4명을 구속한 데 이어 12일에도 경찰관 3명을 체포하고 이들의 주거지와 차량 등을 압수수색했다. 이들은 이 씨에게 경찰의 유흥업소 단속 정보를 미리 알려주는 대가로 1인당 평균 5000만 원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이들 이외에도 이 씨에게 돈을 받은 경찰관들이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지난 2010년 경찰이 자체 감찰을 실시하고도 밝혀내지 못했던 ‘이경백 리스트’가 어느 선까지 드러날지 시선이 쏠리고 있다.
그런데 최근 이 씨가 검찰 조사에서 자신이 운영하는 업소들과 경쟁하던 사장들도 경찰들을 상대로 상습적인 금품 상납을 했다고 털어놨다고 한다. 이 씨는 ‘J 호텔 B 룸살롱, A 룸살롱, H 호텔 D 룸살롱, S 룸살롱, R 호텔 J 룸살롱’ 등 다섯 곳을 검찰에 ‘찌른’ 것으로 전해졌다. 이미 검찰은 이 씨가 언급한 업소 관계자들을 불러 경찰에게 뇌물을 줬는지 확인 중에 있다.
검찰 관계자는 “앞으로 사법처리를 받을 경찰 수가 늘어날 것이다. 수십 명에서 수백 명에 달할 수도 있다”고 귀띔했다. 기자와 통화한 A 룸살롱 관계자도 “검찰이 불러서 경찰과의 유착 여부를 집중 물었다고 한다. 솔직히 경찰이랑 연결 안 돼 있는 업소들이 어디 있겠느냐. 지금 유흥업계가 흉흉하다”고 털어놨다. 이어 그는 “아마도 이경백이 수감돼 있는 동안 경쟁업체들이 잘되는 걸 막기 위해 우리 업소를 분 것 같다. 같이 죽자는 것 아니겠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수원토막살인 사건으로 지탄을 받고 있는 경찰 측은 이번 검찰 수사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국민들로부터 신뢰를 잃은 상황에서 뇌물을 받은 경찰들이 연이어 구속될 경우 조직 전체가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경찰 관계자는 “검찰 출입 기자들을 상대로 이경백 수사와 관련된 정보들을 모으고 있다. 검찰보다 한발 앞서 대응책을 마련하기 위해서인데 분명히 한계가 있다”면서 “수원사건, 이경백 리스트 등으로 지금 경찰 조직은 쑥대밭 상태”라고 토로했다.
동진서 기자 jsdong@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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