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친구 대행’처럼 시간 보내고 ‘화대’ 수백 만원 건네…모델·연예인 출신까지 참여 ‘요지경’
‘브압’ 브로커가 고객에게 보낸 메시지 가운데 일부다. 일반인은 잘 모르는 ‘브압’이란 세계가 있다. 브압은 VIP를 줄여 부르며 생긴 말이라고 한다. 일반적으로 브압은 하룻밤에 200만 원 정도 비용을 부담하는 일종의 에스코트 서비스를 칭한다.
에스코트는 미국 등 성매매가 불법인 나라에서 흔한 성매매 방식이다. 돈을 내고 성매매 하면 체포될 위험이 있기 때문에 정해진 시간 동안 여자친구 대행처럼 시간을 같이 보낸 뒤 선물이나 기부라는 명목으로 정해진 돈을 주고받는 방법으로 성매매를 한다. 이 방식이 과거에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코로나19 팬데믹(Pandemic·대유행) 상황을 맞아 한국에서 제대로 정착했다는 평을 받는다.
브압 브로커는 일반적으로 술집 마담 출신이 많다. 코로나19로 술집 영업이 어려워지자 브압 브로커로 나선 것이다. 브압 서비스를 여러 차례 이용해 봤다는 A 씨는 브압을 이렇게 설명했다.
“일반적인 구조는 유흥주점 마담이었던 브로커가 술집에서 돈을 많이 쓰던 VIP들에게 텔레그램을 통해 여성을 소개한다. 사진과 함께 키, 몸매 등을 짧게 설명하고 모델, 필라테스 강사, 유학생, 연예인 연습생 출신 등 직업을 알려준다. 얼굴이 알려질수록 더 많은 돈을 줘야 하는 경우가 있다. 원하면 매칭이 되는 시스템이다. 고급 오마카세 식당 같은 곳에서 1차 식사를 하고 호텔로 이동하거나, 호텔에서 바로 성관계를 가질 수도 있다. 최고급 S 호텔이나, 강남 O 호텔에서 많이들 만난다고 알고 있다. 보통 1차 식사를 하면 200만 원, 곧바로 성관계 하면 150만 원 정도를 주는 게 일반적이다.”
보통 한 번 만남에 200만 원을 주지만, 얼굴이 알려진 모델이나 연예인 출신 등은 그 이상을 받는 경우도 있다. 여성들은 대개 30세 이하였고, 미모가 빼어나서 인스타그램에서 인기를 끄는 경우도 꽤 많았다. 브압을 자주 이용했던 B 씨가 브압 브로커와 나눈 문자 메시지에는 얼굴이 꽤 알려진 어느 잡지 모델도 소개하고 있었고, 전문적인 모델들도 브압 여성 풀에 있었다.
브압 브로커는 소개가 성공하면 일반적으로 100만 원 정도 소개비를 받는다고 한다. 고객에게 따로 받는 경우도 있고, 매칭된 여성이 받을 돈 가운데 100만 원을 떼어가는 경우도 있다. 첫 만남에서 100만 원을 떼어가는 만큼 브압 여성들은 대개 지속해 만남을 원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첫 매칭 이후에 받은 돈은 전액 자신의 몫으로 챙길 수 있기 때문이다.
관계가 지속되면 이들은 만날 때마다 돈을 주고받지만 전화나 메시지 상에서는 사실상 남자친구, 여자친구처럼 다정하게 대화하는 경우가 많다. 이렇게 되면 150만 원에다 명품 가방이나 지갑 등 선물, 고급 식당 데이트 등이 추가되는 경우가 많다. 성관계가 포함되지 않은 데이트는 50만 원 정도 책정해주는 경우도 있다. 이런 관계가 오래가다 보면 차를 선물하는 경우도 없지 않다.
브압 여성들은 한 명과 매칭이 되면, 해당 고객에게 적극적으로 자기 친구나 ‘브압 친구’를 소개해주는 경우도 많다. B 씨 휴대전화 메시지를 보면, 브압 여성은 2 대 2 만남을 주선하거나, B 씨 친구 가운데 여성의 친구나 동료를 소개받을 사람이 없는지 묻기도 했다.
이렇게 2 대 2로 만나는 날은 브압 친구에게 용돈이나 차비 형식으로 30만 원, 50만 원 정도를 준다. 여기에 추가로 고객 친구와 브압 친구가 매칭까지 돼서 성관계 단계까지 가면 200만 원을 지급하게 된다. 이들이 적극적으로 소개에 나서는 건, 지인끼리 소개해주면 소개비도 없거니와 자신이 매칭 상대가 없을 때 친구나 동료가 상대를 찾아줄 수도 있기 때문이다.
브압 여성은 지속적인 만남으로 소개비를 줄이길 원하지만 브압 브로커는 소개비를 통해 돈을 버는 만큼 지속적으로 여성을 발굴하고 매칭해야 한다. 업계에서는 무엇보다 새로운 여성 발굴이 중요하다고 한다. 한 브압 브로커가 보통 40명에서 50명 정도 남성 고객을 확보하고 있다고 한다. 여성 한 명을 발굴해 이들 가운데 일부와 매칭을 시켜도 1000만 원 이상을 벌게 되는 셈이다.
브압 브로커 C 씨는 일반인을 발굴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술집 출신, 잡지 모델보다는 일반인 출신을 선호하는 수요가 꽤 많다고 알려졌는데 이를 공략한 것이다. C 씨는 마담 출신으로 길에서도 적극적으로 말을 걸어 브압 세계를 홍보한다고 한다. C 씨는 예비 브압 여성과 고급 식당이나 바에서 만나 얘기하며 ‘돈의 맛’을 보여준다고 한다.
브압 고객을 지속해 만나는 브압 여성은 일주일에 한 번만 만나도 한 달에 약 800만 원을 벌 수 있다. 젊은 나이에 큰돈을 만지다 보니 이 같은 만남을 쉽게 끊기 어렵다고 한다. 또한 앞서 말했듯 다양한 선물이나 추가 용돈도 있다. B 씨는 브압 여성을 위해 식사나 골프 등 데이트 비용은 물론이고 고가 운동 수강료를 결제해주거나, 고가 화장품과 선물을 사주기도 했다.
브압 서비스를 제공했던 여성 D 씨도 잡지 모델 출신이다. D 씨는 “인스타그램 등에서 인기를 끌어도 돈 벌기는 어렵다. (브압 고객과 다정하게 대화하는 것도) 솔직하게 다 돈 때문 아니겠나”라면서 “내 친구를 브압 고객 친구와 매칭시켜주는 이유가 돈 아니면 뭐가 있겠나. 또래 친구에게 40~50대 남성을 소개해주는 게 용돈 받는 친구들(브압 여성)이 아닌 이상 말 자체가 안 되는 일”이라고 털어놨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지속적인 관계로 이어졌다가 헤어질 때 매달리는 것도 일반적으로 브압 고객보다는 브압 여성들이다. 브압 고객들 메시지를 보면, 헤어지자는 말에 브압 여성이 장문의 편지를 보낸다거나 여러 차례 재회를 요구하는 얘기를 하기도 한다. 앞서의 A 씨는 “이런 여성 메시지는 다 의미 없는 얘기다. 여자친구처럼 대화했던 메시지나 통화도 다 돈 때문인지라 진심을 찾으려고 하면 안 된다. 그런 걸 늦게 깨달았고 이제는 전혀 이용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여성 쪽에서 거절하는 경우가 아예 없는 건 아니다. 유흥업계 관계자는 “한번은 어느 연예인이 브압 서비스를 신청해 여성과 만났는데, 너무 뚱뚱해서 식사 자리에서 여성이 거절하고 나왔다는 얘기를 들은 바 있다”고 말했다.
김태현 기자 toyo@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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