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쩐’ ‘대행사’ ‘일타스캔들’ 두 자릿수 시청률 3편과 맞붙어…2회 시청률 2.2%로 추락
현재의 2.2% 자체도 충격적인 수치다. 요즘 지상파 드라마 시청률이 상당히 낮은 수준이기는 하다. 일일연속극과 주말드라마 정도만 버티고 있을 뿐 미니시리즈 형태의 드라마는 대부분 한 자릿수 시청률에 만족하고 있다. 이제는 5%만 넘어도 평균 이상은 한다는 소릴 들을 정도다. 그럼에도 2.2%는 낮은 편이다. 직전 방영 드라마 ‘금혼령, 조선 혼인 금지령’ 역시 3~4%대를 유지했는데 최고 시청률은 4.9%였다.
더 넓게 따져보면 MBC가 2021년 금토드라마를 부활시킨 이후 기록한 최저 시청률이다. 지금까지 최저 시청률 기록은 2022년 5월 13일 ‘내일’ 13회가 기록한 2.3%였다. 2022년 11월에 방송된 ‘팬레터를 보내주세요’가 0.9%의 시청률을 기록하기도 했지만 4부작 단막극임을 감안하면 ‘꼭두의 계절’의 2.2%가 최저 기록이다.
‘꼭두의 계절’이 이처럼 저조한 시청률을 기록한 데에는 최악의 대진운 탓이 가장 크다. SBS 금토드라마 ‘법쩐’이 1월 27일 7회에서 11.1%로 자체 최고 시청률을 기록했고 다음 날 8회에서도 10.7%를 기록했다. ‘법쩐’과 ‘꼭두의 계절’이 모두 28일 시청률이 하락한 이유는 막강한 타 방송사 토일드라마와 토요일 방영 시간대가 겹치기 때문이다.
JTBC ‘대행사’가 28일 7회에서 9.2%로 자체 최고 시청률을 기록하더니 29일 8회에선 12.0%로 다시 자체 최고 시청률을 기록하며 두 자릿수 시청률 드라마의 반열에 올랐다. tvN ‘일타스캔들’ 역시 28일 9.1%, 29일 11.0%를 기록하며 역시 두 자릿수 시청률 드라마가 됐다.
이제 ‘꼭두의 계절’ 4회가 방송되는 2월 4일에는 ‘법쩐’, ‘대행사’, ‘일타스캔들’ 등 세 편의 두 자릿수 시청률 드라마에 밀리고 치이고 눌릴 수 있다. 그나마 3회 방송에서 어느 정도 시청률 반등을 일궈내야 하는데, 후반부로 접어들며 더욱 이야기가 흥미진진해지는 ‘법쩐’의 기세가 너무 막강하다.
‘꼭두의 계절’은 99년마다 인간에게 천벌을 내리러 이승에 내려오는 사신(死神) 꼭두(김정현 분)가 신비한 능력을 가진 의사 한계절(임수향 분)을 만나 벌이는 판타지 로맨스 드라마를 표방하고 있다. 한국 드라마 시장에서 판타지 로맨스는 중간이 없는 장르다. 매우 큰 성공을 거두거나 매우 큰 실패를 기록한 드라마가 대부분으로 중간 정도의 성적을 기록한 드라마가 거의 없는 장르다.
아무래도 최대 관건은 ‘판타지’를 기반으로 한 설정을 시청자가 납득해서 빠져들 수 있느냐다. 이를 위해 김정현은 과거의 무사, 현재의 도진우 그리고 꼭두 등 3개의 캐릭터를 선보이고 있으며 임수향 역시 과거와 현재의 캐릭터를 동시에 소화하고 있다. 그렇지만 1·2회까지는 이런 판타지 설정이 그리 매력적으로 다가오지 못하고 있다. 과거와 현재를 오가는 너무 익숙한 설정도 신선함이 떨어진다.
‘꼭두의 계절’에 연예계의 관심이 집중된 가장 큰 이유는 김정현의 컴백작이라는 점이다. 2019년 드라마 ‘사랑의 불시착’으로 확연히 존재감을 드러낸 김정현은 2020년 ‘철인왕후’로 확실히 스타덤에 올랐다. 문제는 ‘사랑의 불시착’에서 호흡을 맞췄던 서지혜와 2021년 4월 열애설이 터지면서 시작됐다. 서지혜 측은 평소 둘이 친한 사이로 김정현의 소속사 이적을 두고 논의를 했을 뿐인데 열애로 오해를 산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자 당시 김정현의 소속사가 “계약기간이 남았는데 소속사를 이적하는 것은 계약 위반”이라고 강력 반발하면서 상황은 돌연 전속계약 분쟁이 됐다.
전속계약 종료 시점을 두고 김정현과 소속사의 주장이 다른 까닭은 2018년 드라마 ‘시간’에서 김정현이 중도하차했기 때문으로 알려지며 중도하차 이유로 논란이 옮겨갔다. 이 과정에서 당시 교제 중이던 서예지가 김정현을 가스라이팅했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이에 서예지와 김정현은 당시 열애 중이었다는 사실은 인정했지만 가스라이팅 논란은 강력 부인했다. 그렇게 서예지와 김정현은 활동을 중단했다.
서예지는 김정현을 가스라이팅했다는 의혹에 휘말리게 됐고, 김정현은 드라마 준비 및 촬영 과정에서 상대 배역 서현을 비롯한 관계자들에게 상처를 줬고 결국 중도하차했다는 책임론에 부딪혔다. 서예지와 김정현 모두 이에 대해 공식 사과했지만 서예지는 가스라이팅은 없었다는 입장을 유지했고, 김정현 역시 건강 문제로 인한 중도하차였다는 입장을 이어갔다.
결국 ‘꼭두의 계절’은 김정현의 재기 여부를 가늠할 드라마가 될 전망인데 아직까지는 분위기가 어둡다. 심지어 서예지의 컴백작인 tvN 드라마 ‘이브’에게도 밀리고 있다. ‘이브’는 3.6%의 시청률로 시작해 꾸준히 3%대 시청률을 유지하며 4%대까지 오르락내리락하다 4.5%의 시청률로 종영했다. 케이블 채널 tvN의 수목드라마였음을 감안하면 평균 이상은 되는 성적표다. ‘이브’ 직전에 방영한 ‘살인자의 쇼핑목록’, 그리고 후속작 ‘아다마스’가 모두 2~3%대 시청률을 기록한 데 반해 ‘이브’는 3~4%대 시청률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브’는 서예지의 컴백작이라는 뜨거운 관심 속에 시작돼 약간의 노출과 베드신 등으로 꾸준히 화제성을 이어갔다. 시청률만큼이나 중요한 드라마 성공 요소인 화제성에선 더 높은 점수를 받았다는 의미다. 그렇지만 ‘꼭두의 계절’은 서예지 컴백 당시만큼 초기 관심도도 그리 높지 못했고 화제성도 그리 크지 않다. 심지어 김정현이 컴백했다는 사실조차 대중에게 알리지 못할 만큼 관심도가 떨어져 있는 상황이다. 반등이 절실한 시점이다.
김은 프리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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