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20·여성 관객들까지 빠져들게 만든 ‘마성의 애니’…응원상영관까지 매진 행렬 이어져
11일 배급사 NEW에 따르면 '더 퍼스트 슬램덩크'는 이날 오후 기준 누적 관객 270만 명을 넘어섰다. 현재 '더 퍼스트 슬램덩크'보다 관객 수가 높은 애니메이션은 지브리스튜디오의 '하울의 움직이는 성'(2005년 개봉, 최종 관객 수 공식 통계 기준 301만 5165명, 발권 통계 기준 261만 4043명)과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너의 이름은'(2016년 개봉, 최종 관객 수 373만 2561명) 뿐이다. 현재 흥행 추세대로라면 '하울의 움직이는 성'의 기록을 뛰어 넘을 것으로 보인다.
전국 제패를 꿈꾸는 북산고 농구부 5인방의 꿈과 열정, 멈추지 않는 도전을 그린 영화 '더 퍼스트 슬램덩크'는 1990년대 일본과 한국 등 아시아 지역에서 큰 인기를 끌었던 이노우에 타케히코의 만화 '슬램덩크'를 원작으로 한 작품이다. 같은 시기 장편 TV 애니메이션으로도 제작돼 많은 사랑을 받았으나 영화화는 연재 종료 후 26년 만에 이뤄진 것으로 특히 올드팬들의 많은 기대를 받았다.
원작 팬들이 주로 3040 남성층이다 보니 개봉 초 관객 비중도 남성층이 높았으나 입소문을 타고 역주행 흥행이 시작되면서 이른바 '슬램덩크 세대'가 아닌 1020의 어린 세대와 여성 관객들의 N차 예매(같은 작품을 여러 번 관람하는 것)가 이어지기 시작했다. 그 결과 '더 퍼스트 슬램덩크'의 관객 비율은 남녀가 완벽히 절반으로 나눠지는가 하면, 10대부터 50대까지 전 연령대에서 호평을 받으며 흥행 순항을 이어나가고 있다.
이 같은 열풍으로 반사 이익을 얻은 곳도 있다. '더 퍼스트 슬램덩크'로 원작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이들이 정식 발매된 원작은 물론, 이노우에 타케히코의 일러스트집 등 '슬램덩크' 관련 각종 굿즈를 앞다퉈 구매하기 시작한 것. 유통업계에 따르면 '더 퍼스트 슬램덩크' 개봉 직후인 지난달 4일부터 2월 5일까지 '슬램덩크' 원작 만화 판매율은 전년 동기 대비 7530% 증가했다. 그마저도 폭발적인 수요를 따라가지 못해 1월에 주문한 상품이 2월 중순~3월까지 제작과 배송이 밀리는 등 '슬램덩크'에 대한 국내 인기를 짐작케 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극장가에서도 '슬친자'들을 다시 만족시키기 위해 나섰다. 국내 TV 애니메이션판의 오프닝과 엔딩 노래를 부른 가수 박상민이 함께하는 특별 상영회 자리를 재차 마련하는 것은 물론, 국내 더빙을 맡은 성우 무대인사와 대규모 응원 상영회 등 다양한 행사를 선보이고 있다. 특히 대형 상영관에서 열리는 응원 상영회엔 티켓 예매 경쟁이 붙을 정도로 호응이 뜨거운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개봉 당시에는 들여오지 않았던 '더 퍼스트 슬램덩크' IMAX 포맷도 국내 상영이 가시화된 상태다. 영화계에 따르면 CGV는 현재 IMAX사와 '더 퍼스트 슬램덩크'를 전국 CGV 극장 IMAX 관에서 상영하는 일을 협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CGV 측은 오는 4월 초 상영을 목표로 협의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김태원 기자 deja@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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