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례적인 성명문 발표 “이창호의 명예 심대한 손상 가능성…공개 연기해야”
9일 온라인 커뮤니티 디시인사이드 바둑갤러리 회원들은 성명문을 내고 "영화 '승부'는 스승과 제자이자, 라이벌이었던 한국 바둑의 두 전설인 조훈현 국수와 이창호 국수의 피할 수 없는 승부를 표현한 작품으로 많은 바둑 팬들이 기대해 마지않던 작품"이라며 "실제 조훈현 국수가 세계 바둑의 그랜드 슬램을 달성한 직후 '10세 소년' 이창호 국수의 재능을 알아보고 함께 살며 가르치는 제자로 거두었으며, '거대한 벽' 같은 스승을 넘어서기 위해 '제자 이창호'는 악전고투했기에 살아있는 바둑의 역사를 고스란히 기억하는 팬들은 개봉일만을 숨죽이며 기다려왔다"고 밝혔다.
이어 "하지만 이창호 국수의 어린 시절을 연기하는 배우 유아인이 마약류관리법 위반 혐의로 최근 경찰 조사를 받았다는 소식이 언론을 통해 전해지면서 팬들은 심히 우려를 표명하지 않을 수 없다"고 짚었다.
이들은 "이창호 국수가 바둑인들 사이에서 붙여진 별명은 석불(石佛), 말 그대로 돌부처다. 그의 사려 깊고 우직한 바둑의 기풍에 대한 찬사로 붙은 별명"이라며 "또한 이창호 국수는 대한민국 바둑계 굵직한 발자취를 남긴 '바둑의 전설'인 만큼 프로포폴 상습 투약 의혹을 받는 배우 유아인이 이창호 국수의 어린 시절을 연기한다는 것은 이 국수의 명예가 심대하게 손상될 우려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바둑 팬들은 유아인이 경찰 수사를 통해 결백이 입증될 때까지 영화 '승부'의 개봉을 무기한 연기할 것을 넷플릭스 측에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앞서 서울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가 지난 6일 유아인을 마약류관리법 위반 혐의로 불러 조사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유아인의 프로포폴 불법 투약 의혹이 불거졌다. 경찰은 "유아인의 프로포폴 처방 빈도가 지나치게 잦아 수사가 필요하다"는 식품의약안전처의 의뢰에 따라 유아인을 입건한 뒤 출국금지 조처를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소속사인 UAA도 8일 오후 공식 보도자료를 내고 "유아인이 최근 프로포폴 관련해 경찰 조사를 받았다. 이와 관련한 모든 조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하고 있으며 문제가 되는 부분에 대해서는 적극 소명할 예정"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한편 유아인은 올해만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승부'를 비롯해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종말의 바보', 영화 '하이파이브' 등의 공개를 순차적으로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다. 이미 촬영이 끝난 작품의 주연에게 불거진 불미스러운 논란인 만큼 제작사와 배급사도 사태를 신중하게 살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태원 기자 deja@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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