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 사고’급 욕설 난무에도 입장 표명 안 해…진화되기만 기다리나
앞서 김희철은 2월 9일 인터넷 방송 플랫폼 아프리카TV의 BJ(인터넷 방송인) 겸 유튜버인 최군의 인터넷 라이브 방송 '최가네'에 게스트로 출연했다. 이날 음주 상태로 방송을 이어가던 김희철은 2019년 국내에서 이뤄진 일본 불매 운동을 언급하며 "내가 그때 X까라고 했다. 너무 말 같지도(않아서)" "(불매 운동이라는 게) 그 어떤 종자들의 XX같은 이야기 아니냐"라고 수위 높은 욕설을 퍼부었다. 최군은 당황한 듯 "형님, 잠시만요"라고 말리며 황급히 마이크를 음소거로 전환했다.
이와 더불어 김희철은 각종 사회적 이슈를 언급하며 욕설을 이어가 최군을 당황시키기도 했다. 학교폭력과 관련한 이슈가 나올 때는 "XXX들, 너희 그렇게 살지 마라, 다 대가리에 총을 맞아야 하는 거 아니냐"며 "알루미늄 배트로 머리를 쳐도 되냐"며 분노하다가 손가락 욕을 하는 포즈를 취했다.
또 자신의 기부에 대해 부정적인 반응이 나왔던 온라인 커뮤니티 '여성시대'(여시)를 향해서는 "이슈가 되게 기부를 해야 이슈가 되더라.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옛날에 조용히 기부를 했더니 씨X 아무도 몰라"라며 "아무도 모르는 건 오케이야. 근데 '여성시대'에서 개XXXX들"이라며 또 한 번 수위 높은 욕설을 퍼부었다. 당황한 기색이 역력한 최군이 말리자 "안돼? 난 대놓고 (여성시대 회원들을) 고소를 했는데?"라며 자신의 발언에 전혀 문제의식이 없다는 태도를 보이기도 했다.
불미스러운 사건으로 연예계에서 사실상 퇴출된 슈퍼주니어의 전 멤버 강인에 대한 옹호 발언도 쏟아졌다. 김희철은 "강인이가 사고 친 건 혼나야 하지만 몇 번 억울한 게 있다"며 "가라오케 같은 곳에 사람들이 가면 여자들한테 함부로 하고 그럴 때 보통 연예인이면 피하지만 강인은 친한 여자도 아닌데 깡패한테 가서 욕설을 했다"며 강인의 폭행 사건을 언급했다.
그러면서 "깡패가 웃으면서 비아냥 거렸고 강인은 갑자기 깡패를 때렸다"라며 "강인이는 진짜 상남자다. 잘못한 건 욕 먹어야 하지만 강인이는 '너 왜 여자한테 함부로 하냐'며 때린 것"이라고 강인을 치켜세웠다. 강인이 평소 여자를 때리는 것을 극도로 싫어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다만 이를 두고 일각에선 강인이 2017년 11월 자신의 여자친구를 폭행한 사건으로 연예계에서 퇴출됐다는 점이 지적되기도 했다.
강인은 2017년 11월 17일 새벽 서울 강남구 논현동의 한 유흥주점에서 취한 상태로 여자친구를 폭행한 혐의를 받고 경찰의 조사를 받았다. 당시 보도 내용 등에 따르면 강인은 피해 여성이 다른 룸에서 남자들과 술을 마셨다는 이유로 폭행했다. 이후 피해 여성이 강인의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고 밝혀 경찰은 정식 입건 없이 당일 강인을 훈방 조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2016년 5월 두 번째 음주운전으로 자숙 중이던 상황에서 불거진 불미스러운 일로 강인은 결국 복귀하지 못하고 2019년 슈퍼주니어에서 탈퇴했다.
이와 더불어 김희철은 2018년 8월 슈퍼주니어로 활동 당시 인도네시아 수도 자카르타에서 개최된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폐막식 메인 무대에 서기로 돼 있었으나 자신은 함께 하지 않고 당일 최군의 생일파티에 참석한 사실도 언급했다. 이 발언을 두고 슈퍼주니어의 팬들은 "당시 소속사가 건강상의 이유로 불참한다는 공지를 냈는데 이런 경솔한 발언을 함으로써 실제 건강상 이유로 스케줄을 소화할 수 없는 다른 연예인들까지 의심받을 여지를 남기고 있다"며 불쾌한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일반 방송에 비해 발언의 자유가 폭넓게 보장되는 인터넷 방송이라고 해도 김희철 정도의 경력을 갖춘 방송인의 '날것' 그대로의 모습은 대중들에게 충격을 주기에 충분했다. 현재 활발히 활동하는 연예인 기운데 그만큼 수위 높은 욕설을 필터 없이 뱉어낸 이들이 전무한 만큼 논란을 반성하고 성숙하게 대처하는 자세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그러나 김희철은 물론이고 그의 소속사인 SJ레이블도 침묵을 지키고 있다. 논란 이후에도 김희철은 그가 고정 출연하는 JTBC '아는 형님', KBS2 '사장님 귀는 당나귀 귀' 등을 통해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대중과 얼굴을 맞댔다.
한편 이처럼 논란의 장본인과 소속사가 입을 닫은 가운데 그의 '폭탄 발언' 방송을 함께 한 BJ 최군이 대리 해명을 해 눈길을 끈다. 최군은 김희철의 발언 중 스케줄 불참 후 자신의 생일파티에 참석했다는 말에 대해 "(김희철이) 바보가 아니고서야 내 생일파티 때문에 아시안게임 스케줄에서 빠졌겠나. 잘 모르고 이야기한 것 같다. 오해 푸시기 바란다"고 언급했다. 최군은 앞서 김희철이 강인을 두둔하는 발언을 꺼냈을 때도 "특정 멤버의 이미지를 세탁하거나 면죄부를 주려는 것은 아니"라며 수습에 나선 바 있다.
김태원 기자 deja@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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