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과정에서 A감사가 미곡처리장 관련 사업을 검토하면서 지역농협 2022년 중점 추진사업인 ‘단백질 분석률에 따른 수매가격 차등 지급’ 건에 대한 의문점을 발견하고 추가자료를 요구했으나 해당 농협은 자료제출을 거부한 것으로 파악됐다.
그리고, 결산감사 시작 하루만인 1월 10일 이익잉여금 처분 안을 안건으로 상정해 의결하는가 하면 A감사의 감사중지 및 연장신청을 받아들이지 않고 감사 2인 중 1인의 서명과 1인의 의견 거절로 결산총회를 마무리했다.
이와 관련 일부 조합원들은 “잘못된 관행을 바로잡기 위해 감사규정대로 직무를 수행하려는 감사의 정당한 자료요구를 거부하면서 감사권을 침해하고 법과 절차를 철저히 무시했다”며 반발하고 있다.
A 감사는 “B농협은 ‘수매가격 차등 지급’과 관련 수차례 회의와 소식지 등을 통해 적극 알렸고 이에 약 700여 계약재배 농가는 고품질의 미곡 생산을 위해 생산량 감소를 각오하고 화학비료 살포를 최소화하며 최선을 다했다. 그러나 농협은 이해할 수 없는 이유로 수매 진행 중 일방적으로 약속을 파기하면서 오히려 조합정책을 성실히 이행한 조합원에게 수억 원의 손실을 입힌 사실을 감추기 위해 감사의 자료요구를 거부하고 오히려 감사의 법정의무를 운운하며 압박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런 일방적인 조합운영은 조합원들의 신뢰를 얻을 수 없을 뿐 아니라 향후 조합에서 추진하는 사업을 어느 누가 믿고 같이 할 수 있을지 궁금하다”고 전하고 “비상식적인 일들을 벌여놓고도 총회 이후 책임자 문책은 물론 어떠한 조치나 사과 한마디 없는 것이 B 농협의 현실”이라며 안타까운 심정을 밝혔다.
이와 관련 B 농협은 ‘결산감사는 회계부정이나 사업의 적정성 등을 검토·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법률에 정한 회계기준과 감독기관에서 지도한 내용에 맞게 작성됐는지 검토한 감사의견 결과를 첨부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결산감사 중 다른 실무에 대한 감사 필요성이 생겼다면 먼저 결산감사를 종결하고 추가로 살펴볼 업무에 대해서는 수시감사를 하는 것이 마땅하고 당연한 일’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A 감사는 “차등수매 대한 집행을 했다면 계수 조정으로 매출이익이 다르게 반영돼 당기 순이익에 영향을 미쳐 배당도 달라질 수 있으므로 결산총회 후 수시감사를 진행한다는 것은 아무 의미도 없는 터무니 없는 주장”이라고 일축했다.
한편, A 감사는 ‘책무를 다하지 못해 조합원에게 손해를 입혀 신뢰를 실추시켰고 잘못된 관행을 바로잡지 못해 감사로서의 역량이 부족함을 느끼고, 더는 직무수행의 의미가 없다고 판단된다’며 지난 2월 3일 사퇴서를 제출했다.
유인선 경인본부 기자 ilyo033@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