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꿩먹고 알먹는 보험테크] 부부형 연금보험

‘비아그라 효과’를 누려라

수많은 세계 남성들의 자존심을 회복시켜 준 비아그라 때문에 브라질의 연금제도가 흔들린다고 한다. 나이 든 남성(노인)과 재혼한 젊은 여성들이 남편과 사별한 뒤 오랫동안 연금을 타가면서 재정 부담이 지나치게 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브라질의 국립사회안전망연구소(INSS)는 보고서에서 “60세 이상 노년 남성이 자기 나이의 절반 정도밖에 안 되는 젊은 여성과 재혼하는 이른바 ‘비아그라 효과’가 하나의 사회 현상이 되고 있다”며 “연금 재정에 미치는 영향을 진지하게 검토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브라질의 연금체계는 아내가 남편 사후 약 15년간 연금을 받는 것으로 설계돼 있는데, 이 기간이 ‘비아그라 효과’ 때문에 길게는 35년까지 늘어나면서 연금 재정에 막대한 부담이 된다는 것이다.

브라질에선 이혼한 남성 3명당 2명꼴로 재혼하는 데, 50대 이상 이혼남 중 64%가 자신보다 어린 여성과 재혼했고, 60~64세 이혼남의 경우엔 어린 여성과 재혼하는 비율이 69%에 달했다고 한다. 재혼남 중 상당수가 서른 살 이상 차이 나는 어린 여성을 선호했다. 현재의 브라질 연금제도하에서는 퇴직한 남성이 사망하면 그 배우자는 원래 연금 수혜자인 남편에게 지급돼야 할 것과 동일한 급여 전액을 본인 사망 때까지 보장받는다. 이들이 연금을 오래 지급받을수록 재정 부담은 크게 늘어날 수밖에 없다.

우리나라도 생명보험사에서 판매하는 ‘배우자연금’(또는 유족연금)이 있다. 배우자연금은 배우자가 사망하게 되면 노후연금의 50% 내지 70%를 배우자에게 사망할 때까지 지급하는 방식이다. 물론 배우자는 재혼 여부에 관계없이 가족관계등록부상의 배우자이면 된다.

만일 60세 남성이 40세 여성과 재혼해 60세부터 노후연금을 수령하다 가입당시 평균수명인 75세까지 연금을 받고 사망한 후, 이어서 여성이 배우자연금을 55세부터 대략 85세까지 30년간 받는다면? 원래 ‘남편연령 - 3세’로 여자연령을 계산하여 보험료를 산출하였으므로 13년 치에 해당하는 보험료를 냈지만, 배우자연금은 30년간 받아 17년 치는 보험사가 손해를 보는 것이다.

국민연금도 마찬가지다. 노령연금 수령 중 사망 시 유족연금이 지급되는데, 이 때도 배우자는 가족관계등록부상의 배우자이기 때문에 재혼여부와 상관이 없다. 유족연금은 기본연금액의 40%(가입기간이 10년 미만)부터 60%(가입기간 20년 이상)까지에 부양유족연금을 더하여 최대 노령연금액을 한도로 지급하는데, 소득이 월 189만 원 이하 배우자는 사망 시까지 받을 수 있어 재혼 효과(?)를 톡톡히 볼 수 0있다.

만일 나이차가 많이 나는 어린 여성과 결혼한 늦깎이 남성이나, 사별 또는 이혼의 아픔이 있는 재혼 남성이라면 연금보험을 부부형으로 선택해 보자. 이럴 경우 제도 수정 전 연금의 ‘비아그라 효과’를 볼 수 있지 않을까. ‘100세시대’ 최고의 보험 상품은 가입 당시 평균수명을 적용하는 생명보험사의 종신연금이며, 부부간 나이차가 많이 나는 경우는 부부형연금 선택이 매우 유리해 보인다.

조연행 금융소비자연맹 부회장 www.kfco.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