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2 의원회관이 5월 23일 준공식을 갖고 본격적인 입주를 앞두고 있다. 전영기 기자 yk000@ilyo.co.kr |
▲ 제2 의원회관에서 바라본 바깥 풍경으로 북서쪽 의원실에서 국회의사당과 한강이 한눈에 내려다보인다. 전영기 기자 yk000@ilyo.co.kr |
제2 의원회관에는 5월 말부터 순차적으로 이사가 시작돼 190명 의원과 보좌진이 옮겨가게 된다. 문도 열기 전 ‘초호화’ 논란에 휩싸였던 제2 의원회관의 실제 내외관은 어떠하고 이곳에 새로 입주하게 될 19대 국회의원들은 어떤 방에서 의정 생활을 펼치게 될까. 지난 23일과 24일 국회 제2 의원회관을 직접 찾아 구석구석 살펴보았다.
기존 구 의원회관의 바로 옆에 붙어 있는 제2 의원회관은 지하 5층~지상 10층 규모로 10만 6732㎡의 연면적에 건립비용이 1881억 9600만 원에 달한다. 국회사무처는 초호화 논란에 대해 공사비 단가가 1㎡당 153만 원으로 조달청 가격보다 낮다고 해명한 바 있다.
논란 속에 지난 23일 준공식을 통해 처음 제2 의원회관 내부가 취재진에게 공개됐다. 준공식 당일 1층의 주출입구는 아직 출입 확인 및 보안을 위한 전산시스템이 마련돼 있지 않은 상태였다. 안내데스크의 관계자는 “아직 여러 가지 정비가 완전하지는 않은 상태”라고 설명했다. 지하 5층에서부터 지상 10층까지 각 층을 모두 둘러보았지만 아직 시설 및 집기 등이 제대로 갖춰진 방은 거의 없었다. ‘유일하게’ 내부 시설이 완벽히 갖춰진 상태로 준공식을 맞은 곳은 지하 1층에 있는 의원체력관리실 정도였고, 나머지 부대시설이 들어올 곳과 의원들이 사용할 방은 책상과 칸막이, 소파 정도만 들여놓은 상태였다.
제2 의원회관은 서울시청보다 1.5배 정도 크지만 의원과 보좌진 등을 모두 합해도 2000여 명이 사용하게 되는 것이어서 건물의 상당부분은 ‘여유 공간’으로 남을 것으로 보인다. 이 점 때문에 건물 공사비용으로 들어간 돈의 규모 뿐 아니라 호화 시설 논란이 일기도 했다. 또한 건물 전체적으로 특수 코팅된 이중 통유리가 설치되어 있어 구관에 비해 훨씬 실내가 밝은 데다 주변 조망도 좋았다.
구 의원회관이 ㄷ자형에 가까운 일자형인데 비해 제2 의원회관은 H형 구조로 양 건물은 구관의 한쪽 끝 벽면을 뚫어 이어붙인 형태다. 공사 관계자는 “먼저 구관 연결통로를 만든 뒤에 신관을 지었다”고 했다. 23일 방문 당시 연결통로에 임시로 설치해두었던 간이벽을 허무는 작업이 한창이었다. 하지만 현재 양 건물의 전체 층수와 높이가 달라 구관과 신관이 한 층씩 차이가 난 상태로 이어진 상태다. 예를 들어 박근혜 전 비대위원장은 구관(545호)에서 신관(620호)으로 옮겨가게 되었으나 실제 양 층은 같은 층으로 이어져 있다. 의원회관 관리사무소 관계자는 “구관도 리모델링을 할 예정이기 때문에 신관에 맞춰 구관의 현재 층을 조정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 남성의원 전용 피트니스센터. 전영기 기자 yk000@ilyo.co.kr |
또 구관 의원실은 외부 방문객을 맞이할 공간도 없었다. 기자들이 취재차 들를 때도 앉아서 이야기를 나눌 장소가 마땅치 않아 불편할 때가 적지 않았다. 신관 의원실은 보좌진 사용공간이 35.3㎡(10.7평)에서 76.2㎡(23.1평)로 커졌고, 의원 집무실도 36.0㎡(10.9평)에서 40.6㎡(12.3평)로 넓어진 데다 접견실도 별도로 마련돼 있었다. 의원회관 관리소 관계자는 “의원 한 명당 보좌진이 9명가량인데 그동안 공간이 비좁다는 하소연이 상당했다”고 설명했다.
각 의원들이 어떤 방을 사용하게 되는지도 관심사다. 호수 배정은 의원회관 관리사무실에서 최종적으로 결정하지만, 사전에 각 당 원내대표실에서 대략적으로 정해진 뒤 내려오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의원회관 관리사무소 관계자는 “간혹 같은 방호수를 신청해 조정해야 하는 경우도 있지만 다선·고령의원들을 우선 배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박근혜 전 위원장과 박지원 원내대표. |
민주통합당 박지원 원내대표도 박근혜 전 위원장과 같은 층인 615호로 배정받았고 민주통합당에서는 박기춘 의원(616호) 김용익 의원(614호) 노영민 의원(613호) 등이 ‘이웃’이 되었다. ‘6·15 공동선언’의 의미를 담아 구관에서도 615호를 사용했던 박지원 원내대표는 신관에서도 615호를 신청해 배정받았다고 한다. 애초 615호는 한강 조망 라인의 반대편에 위치해 있었지만 박지원 원내대표가 한강이 보이는 쪽인 반대편 방을 사용하게 되면서 ‘호수’를 서로 바꾸었다고 한다.
이밖에도 정세균 민주통합당 상임고문(718호), 이재오 새누리당 의원(818호), 원혜영 민주통합당 의원(816호) 한명숙 민주통합당 전 대표(919호) 이해찬 민주통합당 상임고문(1001호) 추미애 민주통합당 의원(1024호) 등 유력정치인들이 제2 의원회관에 대거 입주한다.
민주통합당 당대표 경선에 출마해 새 대표직을 노리고 있는 김한길 의원(918호)은 한명숙 전 대표(919호)의 바로 옆방으로 배정돼 대표에 당선된다면 전·현직 대표가 ‘나란히’ 일하게 되는 셈이어서 눈길을 끈다. 또한 초선인 문재인 민주통합당 고문도 층수는 낮으나 신관 325호를 배정받았다.
▲ 그래픽=송유진 기자 eujin0117@ilyo.co.kr |
반면 정몽준 새누리당 전 대표는 구관 762호에 그냥 남기로 했고, 이명박 대통령이 의원 시절 사용하던 469호도 정의화 국회의장 권한대행이 계속 사용하기로 했다. 정 전 대표 측 관계자는 “7층이어서 전망도 좋고 국회 잔디밭이 한눈에 내려다보여 (정 전 대표가) 그게 좋다고 하시더라”고 설명했다.
110명의 의원들이 신관으로 옮겨가면서 구관 역시 현재의 방 두 개를 합해 하나로 만드는 리모델링 공사가 내년 7월까지 예정돼 있다. 새누리당 이한구 원내대표가 최근 이 리모델링 계획에 대해 공사 중단 검토를 요구하기도 했으나, 이미 공사계획이 잡혀진 상태이기 때문에 되돌리긴 어려운 상황이다. 이 때문에 이 원내대표의 발언이 여론의 질타를 의식한 것 아니냐는 비판을 사고 있기도 하다. 구관 리모델링 공사 사업비는 477억 600만 원으로 책정돼 있다. 박근혜 전 비대위원장이 사용하던 방(545호)과 김대중 전 대통령을 배출하고 고 김근태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이 사용했던 328호와 노무현 전 대통령을 배출했던 638호는 모두 리모델링 공사로 사라지게 된다.
조성아 기자 lilychic@ilyo.co.kr
김민식 인턴기자
문재인방 ‘이보다 좋을 수 없다’
박 원장에 따르면 제2 의원회관의 경우 구관보다 지리적인 위치가 좋다고 한다. 이 때문에 ‘큰일’을 하려는 대선주자들의 경우 구관보다는 신관이 풍수지리학적으로 좋은 기운을 받을 수 있다는 것.
신관으로 옮겨오는 원내 대선주자 중 방 배정을 마친 대선주자로는 새누리당 박근혜 전 비대위원장, 민주통합당 문재인 상임고문 등이 있다.
우선 박근혜 의원실(620호)의 경우 조망이 좋아 로열층으로 불리는 6층에 위치해 있지만, 층수가 박 전 위원장과는 잘 맞지 않는다고 한다.
박 원장은 “박근혜 전 위원장의 사주상 2층과 7층이 가장 좋고 그 다음이 3층, 8층이어서 6층에 자리한 것이 좀 아쉽다”고 설명했다. 층수는 아쉽지만 한강이 훤히 내다보이는 햇볕이 잘 드는 집무실 위치는 박 전 위원장의 사주와 잘 맞는다고 한다. 또한 의원실 내에서도 박근혜 전 위원장이 앉아 일하면 좋을 ‘명당’ 자리를 짚어주었다. 현재의 집무실 내 책상이 위치한 자리는 그다지 좋지 않다고. 박 원장은 “가장 좋은 자리는 보좌관실 정중앙쯤 되고 그 자리에서 의원 집무실을 바라보는 것이 좋다”고 했다.
반면 민주통합당 문재인 고문의 방(325호)에 대해서는 상당한 호평을 내놓았다. 박 원장은 “방의 위치나 방위 모두 문 고문의 사주와 맞다. 아주 좋은 운을 틔워줄 자리다. 의원집무실 업무 책상에 앉게 되면 서쪽을 바라보게 되는데 방향만 바꾸면 문 고문에게 아주 좋은 자리”라고 설명했다. 문 고문의 경우 사주상 2, 7층이 가장 좋고, 그 다음이 3층과 8층인데 3층에 위치한 325호실은 이런 문 고문의 사주와도 일치한다는 것이다.
박 원장은 “사주와 성질에 따라 자리를 잡고, 모자란 부분은 방의 방위, 구조, 내부배치 등을 조정하여 보완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