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외협력 부서 기능 강화하며 대거 투입, 손경식 회장과 연관성도 주목…CJ(주) “의미 부여 어려워”
13일 CJ그룹에 따르면 CJ(주)는 지난해 10월부터 경영지원 대표를 신설해 운영하고 있다. 기존에는 김홍기 대표가 전체 조직의 책임자였는데 경영 대표 부문과 경영지원 대표 부문을 설립하고 김 대표에게 경영 대표를 맡겨 그 권한을 축소했다. 대외업무는 맡는 경영지원 대표 부문은 지난해 10월까지 CJ ENM에 있던 강호성 대표가 역임한다.
경영지원 대표 조직의 구성원으로 서울대 법학 출신과 검찰 출신을 대거 투입했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이 때문에 CJ(주)가 윤석열 정부와 코드맞추기에 들어간 것 아니냐는 시각이 나온다. 윤석열 대통령은 서울대 법학과를 졸업하고 검찰에 20년 넘게 몸담은 뒤 바로 대선에 직행해 지난해 3월 대통령에 당선됐다.
우선 경영지원 대표를 맡은 강호성 대표가 서울대 법학과를 졸업했다. 31회 사법시험에 합격하고 22기 사법연수원을 거쳤으며, 1993년 서울지방검찰청 검사로 임용됐다. 대학교 기준으로는 윤석열 대통령이 강 대표의 4년 선배지만, 검찰 생활을 기준으로 보면 강 대표가 1년 선배다. 두 사람은 수원지검 성남지청에서 함께 일한 인연도 있다. 강호성 대표는 내년 3월까지인 CJ ENM 대표 임기를 마무리하지 않고 CJ(주)에 합류했다. 강호성 대표가 CJ ENM 대표로 있던 지난해 4월 윤석열 대통령이 당선인 신분으로 CJ ENM이 운영 중이 채널 tvN의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하면서 둘 간의 인연이 주목받기도 했다.
경영지원 대표 부문이 신설되면서 강호성 대표는 법무실, 컴플라이언스실 CR실, 경영진단실 등 4개 ‘실’을 관리한다. 법무실과 컴플라이언스실은 기존 법무·컴플라이언스실로 하나의 ‘실’로 운영됐지만 조직 개편을 통해 두 개의 조직으로 나뉘었다.
강호성 대표와 함께 CJ ENM에서 CJ(주)컴플라이언스실에 합류한 황인규 실장도 40회 사법시험에 합격해 사법연수원 30기를 수료한 것으로 파악된다. 황인규 실장은 서울 서부지방검찰청 검사로 재직한 바 있다. 검사 생활을 마무리한 뒤 법무법인 광장을 거쳐 2016년부터 CJ그룹에 합류했다.
홍보 역할을 맡고 있는 CR실 김태근 실장도 서울대 법학과 출신으로 조선일보 기자를 한 이력이 있다. 김 실장은 한동훈 법무부 장관의 대학 동기로 알려져 있다. 류호성 경영리더(상무대우)는 서울대 법학과 출신으로 컴플라이언스실에 합류해 황인규 실장의 업무 지시를 받는다. 김태근 실장과 류호성 경영리더는 모두 2020년 CJ그룹에 합류해 각각 CR실과 컴플라이언스실(법무·컴플라이언스실)에서 업무를 시작했다.
서울대 법학과 출신이 꾸준히 영향력을 확대하자 손경식 회장(대표이사)과 연관성도 주목된다. 손경식 회장은 서울대 법학과 출신 경영인으로 김홍기 대표와 공동으로 CJ(주)를 이끌고 있다. 손경식 회장은 이른바 오너 일가이지만 CJ(주) 지분은 없다. CJ(주) 최대주주인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외삼촌이다. 손경식 회장은 이재현 회장이 2013~2016년 횡령 등의 혐의로 법적 분쟁에 휘말려 구속됐을 당시 그룹을 이끌면서 존재감을 과시했다.
CJ그룹 관계자는 “사회 각계각층에 서울대 법학과 출신이 너무 많다. 단순히 출신 학교와 학과만으로 이들 임원진과 윤석열 대통령의 연관성을 찾는 것은 무리”라면서 “서울대 법대 출신 CJ그룹 임원들은 모두 현정부 출범 이전에 합류한 인원들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손경식 회장과 서울대 법학과 출신 임원진의 연배 차가 너무 커 이들과 손경식 회장과 연관 짓는 것도 어렵다”고 덧붙였다.
박호민 기자 donkyi@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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