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시의 신청사 조감도. 오는 5월 착공되는 이 사업은 삼성건설 컨소시엄이 맡게 됐다. | ||
서울시 신청사 공사는 삼성건설 컨소시엄이 턴키(turn-key)수주하는 것으로 결론이 났다. 하지만 업계에선 이런저런 말들이 끊이지 않고 있다. 건설부문에서 턴키방식이란 설계부터 완공 및 시운전까지 전부문에 걸쳐 발주자는 신경 쓰지 않아도 되게끔 진행하는 것을 가리킨다.
서울시 신청사 공사는 총 1565억 원이 투입돼 연면적 2만 7000평에 지상 21층 지하 4층 규모로 오는 5월 착공 예정인 대형공사다. 이번 공사 수주에는 삼성건설 컨소시엄을 포함, 현대건설 대림산업 롯데건설 등의 컨소시엄이 참여해 각축전을 벌였는데 이 과정에서 이런 저런 뒷말들이 나오고 있다. 가장 관심을 끄는 것은 삼성건설과 GS건설 간의 묘한 신경전이다.
GS건설은 당초 이번 공사 수주를 위해 한진중공업과 손잡고 정림종합건축사무소와 에이텍종합건축사무소 등에 디자인을 의뢰하는 등 강한 의욕을 보였다. 지난 3월 초까지만 해도 서울시 신청사 공사 수주는 GS를 포함해 삼성 현대 대림 롯데 등 5파전으로 예상된 바 있다.
그러나 3월 17일 조달청에 입찰 접수된 컨소시엄 리스트에 GS건설 컨소시엄 이름이 보이지 않았다. 이에 대해 GS건설 측은 “당초 수주를 적극 검토하다가 여러 사업적 이유로 인해 포기하게 됐다”며 구체적인 이유에 대한 언급을 피했다.
참여가 유력시됐던 GS의 중도하차에 대해 업계 인사들 사이에선 ‘GS가 지각을 했기 때문에 수주 자격을 얻지 못했다’는 소문이 나돌기도 했다. 원래 입찰신청을 하려 했지만 마감시간을 넘겨 신청을 하는 바람에 자격을 얻지 못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GS건설 측은 “터무니없는 소문”으로 못박는다. 최근 들어 GS건설이 수천억 원대 공사를 연이어 수주하자 업계에서 GS건설을 음해하는 정체불명의 소문들이 나돌고 있다는 것이다. GS건설 관계자는 ‘사견을 전제로’ 특정업체가 음해성 소문을 퍼뜨릴 지도 모른다는 견해를 내놓기도 했다.
업계 인사들 사이에선 GS건설과 삼성건설 간의 신경전이 주목을 받아왔다. 양측은 지난해 10월 경기 이천 GS물류센터 붕괴 사고 직후부터 맞각을 세워왔다. 이 물류센터의 시공사는 GS건설이며 하도급 업체 중 하나가 삼성건설이다. 양측은 공사과정에서 서로에게 잘못이 있었다는 식으로 책임 공방을 벌여온 것이다. 이런 탓에 업계 호사가들은 GS건설 관련 소문의 진원지로 삼성건설을 의심하기도 한다.
건설업계의 한 관계자는 “서울시 신청사 공사는 이미 삼성 컨소시엄이 수주하게 돼 있었다는 소문이 업계에 파다했다”며 다른 컨소시엄들은 들러리를 섰다는 식으로 경쟁사들의 서운한 감정을 대변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삼성건설 측은 어이가 없다는 반응을 보인다. 삼성건설 관계자는 “GS건설이 최근 큰 공사를 많이 따냈지만 기존의 현대건설이나 대우건설이라면 몰라도 GS건설은 우리의 라이벌이 아니다”라며 “우리가 GS건설을 상대로 비방소문을 퍼뜨릴 이유가 없다”고 밝혔다. 서울시와의 교감설에 대해서도 이 관계자는 “심사위원단에 사전 접근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다. 업계인사들 모두 이를 알고 있다”고 반박했다. 남들이 배 아파서 하는 소리로 치부하는 것이다.
어쨌든 삼성건설로서는 서울시 신청사 건설 공사 수주로 상암구장에 이어 서울의 랜드마크격인 건물을 연달아 따낸데다 최근 이천 붕괴사고의 악재를 덜어낼 호재를 따낸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천우진 기자 wjchun@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