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생전의 박정희 전 대통령과 육영수 여사 내외. |
또한 영화계 일각에서는 육영수 여사 영화화를 두고 “대선을 앞둔 민감한 시기에 특정주자와 관련이 있는 인물을 앞세워 급조한 기획영화일 가능성이 있다”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인터넷 상에서도 이 영화를 두고 ‘명백한 선거용 영화’ ‘12월 대선을 앞두고 유력한 대선후보 어머니를 미화하는 영화를 만드는 저의가 뭐냐’ 등의 의혹이 쏟아지고 있다.
두 제작사는 이러한 논란에 대해 강력하게 부인했다. 드라마뱅크 측 관계자는 “<그녀에게>는 육영수 여사와 박정희 전 대통령이 젊은 시절 만나 사랑을 하는 과정을 담은 멜로물”이라며 “대통령을 소재로 한 다른 정치적 영화들과는 전혀 다른 영화가 될 것”이라고 확신했다. 무비가 엔터테인먼트 측 역시 <육영수>는 “박정희 정권이 아닌 육영수 여사라는 인물에 모든 이야기 초점이 맞춰졌다”고 말했다. 제작사의 한 관계자는 “아르헨티나의 영부인 에바 페론을 다룬 뮤지컬 <에비타>처럼 육영수 여사를 박 전 대통령의 아내가 아닌 사회봉사에 헌신한 사회적 귀감이 되는 인물로 재조명해보이겠다”고 강조했다.그러나 영화에 ‘정치적 내용’이 없다고 해도 대선을 앞둔 민감한 시기에 육영수 여사를 스크린으로 다시 불러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논란의 여지가 있다는 게 중론이다. 육영수 여사가 다시 재조명되고 이슈화되는 것 자체가 박근혜 전 위원장을 ‘재조명’하는 계기가 될 수 있기 때문. 박 전 위원장의 한 측근은 이에 대해 “육영수 여사의 긍정적 이미지가 재조명되면 대선에서 박 전 위원장에게도 좋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러한 친박계의 기대 때문인지 이 영화들이 박 전 위원장 측이 정치적으로 기획한 영화가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친박 세력이 뒤에서 영화 제작비를 지원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뒷말까지 나오고 있다.
하지만 이런 저런 의혹들에 대해 영화사 측이나 친박계 모두 완강하게 부인하고 있다. 제작사 측은 “박 전 위원장 측과는 접촉한 적도, 돈을 받은 적도 없다”고 말한다. 박 전 위원장 측도 “지금도 가장 유력한 대선후보인 박 전 위원장이 선거용 기획 영화라는 야당의 공세를 받을 게 뻔한 육영수 여사 영화에 왜 무리수를 둬가며 기획했겠느냐”며 “오히려 제작사 측이 대선을 앞둔 박근혜 특수를 이용해 영화제작을 이슈화해서 영화를 홍보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하지만 제작비 지원 의혹에 대해 비록 박 전 위원장의 자금이 직접 들어오진 않았어도 친박계 성향의 열혈 지지자들 돈이 투자되었을 가능성은 제기될 수 있다. 이 두 영화 제작비의 상당 부분이 개인 투자 형식인 것으로 알려진다. 개인 투자자들 중 상당수는 육영수 여사에 대한 그리움이나 박정희 고성장개발 시대에 향수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일 가능성이 크다.
영화제작 발표 후에도 박 전 위원장 측에서는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괜히 오해 살 만한 행동을 할 필요는 없다는 의미다. 친박계 관계자는 “대선을 앞두고 민감한 시기인 만큼 일단은 지켜볼 예정”이라며 말을 아꼈다. 하지만 대선을 앞두고 불거진 ‘박정희 가족의 환생’ 논란은 앞으로도 계속 뒷말이 나올 전망이다.
민웅기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