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무열. 박은숙 기자 espark@ilyo.co.kr |
이를 두고 네티즌들 사이에선 병무청의 단순 실수인지 김무열이 편법을 동원해 면제를 받은 것인지를 두고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게다가 뮤지컬과 연극배우를 대상으로 한 병역 면제 브로커가 있다는 소문까지 나돌고 있다. 김무열의 군 면제를 두고 제기되고 있는 다양한 의혹들을 짚어 봤다.# 일련의 과정에서 불거진 정황상 의혹
김무열의 병역 면제를 둘러싼 가장 근본적인 논란은 과연 병무청의 단순한 실수로 인한 면제 판정이었는지 여부다.
김무열의 소속사 프레인TPC 엔터테인먼트는 보도 자료를 통해 불우했던 김무열의 가정사를 공개했다. 감추고픈 가정사까지 모두 밝히며 논란을 잠재우려 했지만 여론은 쉽게 돌아서지 않았다. 입대 연기에서 병역 면제까지 일련의 과정에서 불거진 정황상의 의혹 때문이다.
우선 2007년부터 2009년까지 공무원 시험 및 직업훈련원 재원 등을 사유로 최대 연기일수인 730일 동안 입영을 연기했다. 2010년 1월 질병으로 인한 병역처분 변경원을 병무청에 제출했다가 거부당했다. 그렇지만 얼마 후 가족의 생계유지가 곤란하다는 사유로 병역 감면을 신청해 제2국민역 처분을 받았다. 게다가 입영을 연기하기 시작한 2007년은 김무열이 뮤지컬 <쓰릴미>로 비로소 무명을 벗어난 시점이다. 이 기간 동안 김무열은 뮤지컬과 드라마, 영화 등에 출연했다. 감사원 발표에 따르면 김무열은 2007년에서 2009년 사이 총 3억여 원을 벌었다고 한다.
일련의 과정에 대해 일부 네티즌들은 뜨기 시작하자 연예계 활동을 지속하기 위해 편법을 동원해 입영을 거듭 연기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제시하고 있다. 더 이상 입대 연기가 불가능해지자 큰 수입을 올리고 있음에도 생계 곤란을 사유로 면제 판정을 받았을 수 있다는 것. 질병으로 인한 병역처분 변경원이 거절당하자 곧바로 생계 곤란을 사유로 병역 감면을 신청했다는 부분에도 의문점이 남는다. 또한 생계 곤란으로 입대가 불가능했다면 처음부터 생계 곤란을 사유로 병역 감면 신청을 하지 왜 질병으로 인한 병역처분 변경원을 먼저 냈는지에 대해서도 의문 부호가 따라 붙는다.
이런 의혹들에 대해 소속사 관계자는 “가족의 생계유지를 위해 입영을 거듭 연기하다 결국 면제 판정을 받았으며 수입 역시 대부분 채무 변제 등으로 사용됐다”고 밝혔다.
▲ 영화 <최종병기 활>에 출연해 인지도를 더욱 높인 김무열. |
현재 감사원과 병무청은 모두 김무열이 고의로 병역 면제를 받은 것은 아닌 것 같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우선 감사원 관계자는 “생계곤란 대상자를 분류하는 과정에서 병무청이 예상 (출연료) 수입을 예측하지 않는 등 서류 심사가 부정확하게 이뤄진 부분을 지적한 것”이라고 밝히며 “해당 배우(김무열. 감사원은 실명 언급 대신 ‘배우’라고만 밝힘)가 고의로 병역을 기피하려 했음은 드러나지 않아 별도의 고발 조치를 하지 않은 것”이라고 밝혔다. 병무청 관계자는 “재심사를 통해 고의성 여부를 판별할 예정”이라고만 짧게 입장을 밝혔다.
병무청 내부 분위기는 매우 좋지 않아 보인다. 한 병무청 내부 관계자는 “MC몽이 결국 병역 기피 의혹에서 무죄를 받은 데 이어 이번엔 감사원이 병무청의 잘못을 지적하는 과정에서 김무열 건이 드러나는 바람에 병무청 입장이 곤란해질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항간에선 병무청에서 비리가 벌어졌을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다. 730일 동안 입영을 연기한 뒤 질병으로 인한 병역처분 변경원을 냈지만 이를 거절한 병무청이 왜 곧이어 낸 생계유지 곤란 사유 병역 감면 신청은 받아줬는지에 대한 의문이 의혹으로 변모하고 있는 것. 병무청 내부 관계자는 “병무청의 시스템을 잘 모르는 네티즌들의 괜한 음모론일 뿐 비리가 벌어졌을 가능성은 거의 없다”며 “다만 심사 과정의 실수를 최소화하기 위해 이번엔 병무청이 연예인(김무열)의 편이 될 수도 있다”는 얘길 덧붙였다.
# 병역 비리 브로커 관련 소문까지 확산
항간에선 병역 비리 브로커가 개입했을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다. 사구체신염 등을 악용한 대대적인 사건 등 병역 비리 사건 때마다 병역 비리 브로커가 관련돼 있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이번에는 가능성이 그리 크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우선 생계 곤란으로 면제를 받는 경우는 연평균 2000여 명가량에 불과하다. 이번에도 감사원에 적발된 경우는 김무열 한 명뿐이다. 재산 규모나 수입이 매우 적어 생계 곤란으로 병역을 면제 받으려하는 이들이 전문 브로커에게 거액을 건네 병역 면제를 받는다는 것 역시 상식적이지 않다.
그런데 또 다른 뮤지컬 배우 출신 배우 A의 경험담이 알려지면서 연예계에 브로커의 존재에 대한 설들이 난무해지고 있다. 김무열 조정석 등과 마찬가지로 뮤지컬 배우로 활동하다 연예계로 온 A는 이미 병역의 의무를 마쳤다. 그런데 그가 대학 재학 시절 병역 비리 브로커를 만난 경험이 있다는 얘길 소속사 관계자에게 말한 것이 연예 관계자들 사이에 급속도로 퍼지고 있다. 대학에서 뮤지컬 관련 학과를 나온 A는 대학교 재학 당시 관련 브로커를 만나 병역 면제를 받는 방법에 대해 논의했지만 조건이 맞지 않아 결국 포기했다고 한다. 당시 같은 과 남학생 10여 명이 그 브로커에게 상담을 받았고 결국 두 명은 면제 처분을 받았다. 또한 대학로 공연계 관계자들 역시 “무명의 연극 배우나 뮤지컬 배우들에게 은밀히 접촉해오는 병역 브로커들이 있다고 들었다”는 얘길 전해주고 있다
이런 내용에 대해 A의 소속사 관계자는 “병역 면제 브로커를 만난 경험이 있다는 얘기일 뿐 이번 사건과는 무관하다”면서 “면제를 받았다는 두 명 역시 상담을 받았다는 것은 알지만 실제로 브로커를 통해 면제를 받은 것인지 다른 사유로 면제를 받은 것인지는 A도 모른다”고 설명한다.
# 재입대 및 사법처벌 여부에 시선집중
김무열이 병무청 재심사를 통해 현역 입대를 하거나 형사처벌을 받을 수도 있을까. 감사원은 “감사 결과 해당 배우의 소득이 생계 곤란 병역감면 처분 기준보다 높아 제2국민역 처분을 받을 수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면서 “심사가 이뤄진 시점을 기준으로 재심사를 할 필요성이 보여 병무청에 재심사를 통보했다”고 설명한다.
이에 대해 병무청 관계자는 “현재의 경제적인 상황이 아닌 제2국민역 처분을 받은 시점의 조건들을 재심사하게 될 것”이라며 “감사원에서 지적받은 ‘예상 출연료 수입’ 등과 관련된 서류를 중점적으로 심사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 과정에서 고의성이 드러날 경우 김무열은 군에 입대해야 한다. 고의성은 없었지만 ‘예상 출연료 수입’ 등 누락된 부분을 통해 생계 곤란 병역감면 처분 기준에 미달되면 제2국민역 처분이 취소돼 군에 입대해야 한다.
한편 사법 처벌을 받을 가능성도 있다. 2007년 5월부터 2009년 12월 사이 응시하지도 않은 공무원 채용시험에 응시했다거나 직원훈련원에 입소했다는 등의 이유로 입대를 계속 연기한 부분은 사법 처벌 대상이 된다. 실제로 MC몽은 6차례나 정당하지 않은 사유로 입영을 연기한 부분이 문제가 돼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징역 6월에 집행유예 1년, 120시간의 사회봉사 명령을 판결 받은 바 있다. 다만 ‘본인이 아니면 가족의 생계를 유지할 수 없는 사람’임을 입증하면 처벌받지 않는다.
신민섭 기자 leady@ilyo.co.kr
▲ <더 킹 투하츠>에서 장교 역을 맡은 조정석. |
감사원이 발표한 ‘병역실태 감사 결과문’을 통해 김무열이 생계 곤란을 사유로 병역 면제 판정을 받았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세간의 관심은 김무열과 닮은꼴 스타인 조정석에게 집중됐다. 조정석 역시 뮤지컬 스타 출신으로 올해 영화 <건축학개론>과 드라마 <더 킹 투하츠>를 통해 연예계 연착륙에 성공했다. 비슷한 행보를 보인 김무열과 조정석은 뮤지컬 배우로 활동하던 시절부터 가깝게 지내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 이들은 생계 곤란을 이유로 병역 면제를 받았다는 부분까지 판박이다. 이런 까닭에 김무열의 병역 면제 논란이 야기되자 김무열과 조정석이 같은 브로커를 통해 불법적인 수법으로 병역 면제를 받은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 것이다.
병역 면제와 관련해 먼저 화제가 된 이는 조정석이다. 드라마 <더 킹 투하츠>에서 조정석이 장교 역할을 맡은 것을 두고 일부 네티즌들이 ‘군 면제 출신이 군인 역할을 연기한다’고 비난한 것. 면제 사유는 불분명했는데 일부 네티즌이 ‘생계 곤란’을 사유로 군 면제를 받았다는 글을 올려 화제가 되기도 했다.
김무열의 병역 면제 사실이 알려진 뒤 기자와 전화 통화를 한 조정석의 매니저는 “괜히 조정석까지 오해를 살 수 있어 구체적으로 당시 상황을 설명하는 것”이라며 조정석이 군 면제를 받은 과정을 최대한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촬영 도중 매니저와 전화 통화를 하며 자신의 불우했던 가정사를 들려주던 도중에 조정석이 한없이 눈물을 흘렸다는 후문이다.
조정석이 군 면제를 받은 구체적인 이유는 가정사에 얽힌 부분이라 자세히 언급하긴 곤란하지만 김무열과 달리 조정석은 20대 초반에 병역 면제 판정을 받았다. 부친이 사망하면서 ‘실질적’이 아닌 ‘실제’ 가장이 된 터라 병무청에서 병역 면제 판정을 내린 것.
조정석 측은 당시 병무청에서 재산, 세무, 가정환경 등을 모두 조사했으며 이 과정에서 가택 방문 조사까지 이뤄졌다고 밝혔다. 김무열과는 사유만 같은 뿐 병역 면제를 받은 시점이 10년가량 차이가 나기 때문에 관련성은 전혀 없다. 또한 김무열과 달리 병역 면제를 받을 당시엔 수입이 거의 없었다고 한다. 조정석은 실제 삼수를 해서 어렵게 대학에 진학했지만 등록금이 없어 학자금 대출로 겨우 버티다 결국 학업을 포기한 바 있다. [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