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G마켓의 홍보용 월페이퍼(왼쪽), 옥션의 지면광고. | ||
오픈마켓은 쇼핑몰 업체가 직접 상품을 유통시키는 것과 달리 업체가 판매자와 구매자를 연결시켜 주는 온라인 장터다. 업체가 대형 장터(플랫홈)를 만들어 놓으면 수많은 ‘개미’들이 그곳에서 판매와 구매를 하면서 시장을 키우고 있는 것.
국내 오픈마켓 시장은 옥션과 G마켓이 빅2를 형성하고 GS이스토어(GS e-store), 다음 온켓(Daum Onket), CJ 엠플(CJ mple)이 그 뒤를 잇고 있는 형세다.
시장의 관심은 2000년 이후 독주하던 옥션이 최근 G마켓의 공세에 주춤하고 있는 점에 쏠려 있다.
게다가 GS가 지난해 GS이스토어로 오픈마켓에 참여했고, CJ는 올해 3월 엠플(mple)을 개설했다. 또 싸이월드를 서비스하는 SK커뮤니케이션즈도 올해 오픈마켓에 참여할 계획이다. H몰, 삼성몰, 롯데닷컴도 오픈마켓을 준비 중이어서 올해 오픈마켓 시장은 뜨겁게 달구어질 것으로 보인다.
업체들이 오픈마켓에 뛰어들고 있는 이유는 온라인 쇼핑몰보다 수익성과 사업 전망이 훨씬 밝기 때문이다. 쇼핑몰은 업체가 직접 상품을 선정하고 판매해야 하는 데다 반품 및 재고 부담을 져야 하기 때문에 매출액에 비해 수익률이 낮다. 이에 비해 오픈마켓은 판매자와 구매자가 직접 거래하기 때문에 반품이나 재고의 부담 없이 수수료만으로 안정적인 수익이 가능하다.
온라인 쇼핑몰 업체들이 오픈마켓을 새로운 가능성으로 인식하는 데는 옥션과 G마켓의 성공이 한몫했다. 지난해 옥션은 매출의 27%를 영업이익으로 남기는 등 눈부신 실적을 이뤘다. 옥션보다 2년 늦게 시작한 G마켓의 경우도 지난해 총거래액 1조 원을 넘기면서 옥션의 아성을 위협하고 있다.
1998년 (주)인터넷경매로 출범한 옥션은 1999년 (주)옥션으로 사명을 변경하고 2000년 코스닥에 등록했다. 2001년에는 미국 최대의 온라인 상거래 업체인 이베이(ebay)에 인수된 뒤 2004년 코스닥 등록을 철회했다. 옥션측은 유동자금이 풍부해지면서 자금조달 필요성이 없어진 데다 IR 등 상장유지에 들어가는 비용과 노력을 상거래에 집중시키기 위해서라고 상장폐지 이유를 설명하고 있다.
2004년 10월 옥션에서 거래된 총액은 1조 원을 돌파해 2004년 1조 2000억 원, 2005년 1조 7000억 원의 거래량을 기록했다. 지난해 1581억 원의 매출과 367억 원의 당기순이익을 보았다. 회원수는 1550만 명, 하루 평균 방문자수 150만 명, 일일 평균 경매진행건수 35만 건을 기록하고 있다. 옥션은 월 방문자수 1715만 명(코리안클릭 집계)로 전체 웹사이트 중 네이버, 다음, 네이트, 야후에 이어 5위를 차지하고 있다. 웬만한 포털사이트에 버금가는 규모다.
옥션은 오픈마켓의 성공요인을 저렴한 유통비용, 낮은 진입장벽, 매매보호 장치로 들고 있다. 오픈마켓에서는 등록비용과 거래성사시 수수료를 내면 되기 때문에 유통비용이 낮아 판매자들이 선호한다. 이 때문에 가격이 싸지면서 구매자들에게 호소력이 커진다는 것이다.
또 판매자들은 간단히 온라인으로 등록만 하면 판매가 가능하고, 거래대금 결제는 옥션이 하기 때문에 구매자들도 안심하고 구매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한편 2000년 인터파크에서 온라인 오픈마켓으로 분사한 G마켓은 지난해 총거래액 1조 809억 원을 기록할 정도로 급성장하고 있다. 매출액은 713억 원, 당기순이익은 43억 원을 기록했다. 거래액 규모에 비해 매출과 순이익이 옥션에 비해 적은 것이 고민이다.
G마켓은 옥션을 따라잡기 위해 판매자의 등록수수료를 받지 않고 거래성사시의 수수료만 받고 있다. 또 카드수수료도 받지 않고 있다. G마켓 측은 “후발주자로 일단 덩치를 키우는 데에 주력했기 때문이다. 구매자들은 보다 싼 가격으로 상품을 살 수 있고 판매자들도 G마켓을 거점 판매점으로 삼는 등 호응을 얻고 있다”고 성공 요인을 분석하고 있다.
최근 G마켓은 자체 집계에서 지난해 4분기 거래량이 옥션을 추월했다며 고무되어 있다. 2005년 초 400억 원 규모이던 월 거래액이 상반기 중 600억∼700억 원을 뛰어넘었고 하반기에는 1000억 원을 넘어섰다는 것이다. G마켓의 추격에 옥션은 올해 1월 등록 수수료를 인하하고 카드수수료를 없애는 등 G마켓을 견제하는 모습이다. 코스닥 등록 폐지 등 일반인과의 대면접촉 창구를 스스로 줄이며 소극적 모습을 보였던 이전 모습과는 달라진 것.
그러나 옥션은 “수수료율 인하는 지난해부터 검토해왔던 것이다. G마켓이 옥션을 추월했다는 공식적인 자료가 집계된 적이 없다”며 G마켓의 주장을 일축했다.
한편 지난 4월 10일부터 16일까지 주간 방문자수 순위(코리안클릭 집계)를 보면 옥션이 918만 명으로 1위, G마켓이 802만 명으로 2위다. 그 뒤를 이은 GS이스토어가 282만 명으로 많은 차이를 보이고 있다. 다음 온켓이 159만 명으로 4위, CJ의 엠플이 72만 명으로 5위를 차지하고 있다.
GS와 CJ 등 대형유통업체들이 오픈마켓에 진입했지만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그러나 싸이월드를 내세운 SK가 시장에 진입할 경우 판도가 어떻게 바뀔지는 모르는 상황이다. SK는 이미 싸이월드로 메신저 업계의 아성이었던 MSN을 누른 적이 있기 때문이다.
우종국 기자 woobear@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