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상안으로 7700원 제시했다 이후 6만 9000원으로 정정…“상담 매니저 잘못 100% 인정” 입장
통신사로 SK텔레콤을 10년 이상 이용하던 A 씨는 SKT가 운영하는 ‘T다이렉트 샵’을 통해 새 휴대전화를 구입하려 했다. A 씨는 T다이렉트 홈페이지에서 구입 절차를 진행하던 중 다이렉트 요금제가 잘 이해되지 않아 문의를 위해 홈페이지 하단에 적혀있는 1525번(T다이렉트 상담센터)으로 전화했다.
그런데 전화를 받은 상담사는 본인을 통해 구입하면 특정 요금제를 한 달 쓰는 대신 휴대전화 기기값을 할인해 준다며 가입을 권했다. A 씨는 마침 휴대전화가 급하게 필요했던 상태라 해당 상담사를 통해 계약을 진행했다. 기존 유심이 없으니 유심도 구입하겠다고 했고 녹취를 통해 계약은 성립됐다.
다음 날 오후 2시 휴대전화가 배송됐다. 그런데 유심칩이 없었다. 휴대전화 개통을 위해 회사에 양해를 구하고 나온 A 씨는 난감했다. T다이렉트 상담센터에 전화하자 전화를 받은 상담사는 “박스 안쪽에 있을 거다. 안쪽을 찾아보라”했고 A 씨는 다급히 반복해서 찾았지만 유심칩은 없었다.
그제서야 상담사는 전산을 확인해 보겠다고 했고 확인 결과 전날 계약을 진행한 상담사가 계약은 유심칩을 사는 것으로 체결하고 자체 전산 프로그램상에는 유심칩을 사지 않는 것으로 체크했다는 것이 밝혀졌다.
당장 휴대전화를 개통하고 회사에 들어가야 하는 A 씨는 해결책을 물어봤지만 상담사는 “유심을 사서 넣으시면 된다”고 했다. A 씨는 근처 휴대전화 매장을 돌아다녔지만 어떤 곳에서는 “SKT가 아니라 안 된다”고 했고 다른 곳은 “우리는 판매점이라 유심칩 안 판다”고 거절당했다.
A 씨는 퀵서비스로라도 받기를 바랐지만 그런 응대는 없었다. 상담사는 유심칩을 사서 넣을 수 있는 대리점을 수배했다며 주소를 문자로 보냈다. 해당 대리점은 A 씨의 집에서 도보로 42분 거리(네이버지도 기준)에 위치한 곳에 있었다.
결국 A 씨는 배우자와 차를 타고 해당 대리점을 찾아 갔다. 금요일 오후라 교통은 막혔고 대리점은 차로 접근하기 힘든 위치에 있어 시간은 더 지체됐다. 결국 휴대전화를 받고, 오지 않은 유심칩을 찾고 휴대전화 대리점을 돌아다니고, 먼 곳으로 이동해 유심칩을 사서 끼우고 돌아오는 데까지 2시간이 훌쩍 넘는 시간이 소요됐다.
화가 난 A 씨의 배우자는 T다이렉트 측에 책임을 물었다. 상담사는 주말 동안 내부적으로 보상안을 검토한 뒤 월요일에 연락하겠다고 했다. 월요일이 되자 T다이렉트 상담센터는 보상안으로 유심칩 값 7700원을 제시했다.
T다이렉트 상담센터는 계약 내용을 이행하지 않은 것에 대해서는 사과하면서도 “그럼 얼마를 원하시냐”고 했다. A 씨는 ‘우리가 유심을 보내지 않았어도 당신이 사서 끼웠으면 된 거 아니냐’는 듯한 태도로 느껴졌다고 말했다.
보상안이 SK텔레콤의 공식 보상안이 맞냐고 묻자 T다이렉트 상담센터의 다른 직원은 “해당 상담사와 상담사가 소속된 부서의 팀장이 액수를 정한 것 같다. 센터의 공식 입장은 아니다”라면서 3만 4500원을, 한 시간 후엔 6만 9000원을 보상안으로 제시했다.
취재가 시작되자 T다이렉트 상담센터 측은 “상담 매니저의 잘못에 대해 100% 인정한다. 동일한 사례가 재발하지 않도록 철저히 교육하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김창의 경인본부 기자 ilyo22@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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