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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파라다이스호텔의 외국인 전용 카지노 독점에 맞서 롯데 등 4개 호텔이 문광부에 신규허가를 요구하는 탄원서를 냈다. | ||
최근 호텔업계에 따르면 롯데, 그랜드, 리츠칼튼, 한무컨벤션(오크우드호텔) 등 4개 호텔은 지난 4월15일 외국인 전용 카지노 신규허가를 요구하는 탄원서를 문화관광부에 제출했다.
이들은 탄원서에서 “외국인 전용 카지노사업은 지난 30여 년 간 1개 업체에 의해 독점 운영돼 왔다”며 “자유경쟁 체제 도입 및 외화획득 차원에서 신규 카지노를 월드컵 이전에 허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또 “현재처럼 외국인 전용 카지노 독점 운영이라는 편파적인 행정이 계속된다면 행정소송은 물론 헌법소원도 불사하겠다”고 말했다.
호텔업계에서는 롯데 등 4개 업체가 카지노 신규 허가를 요구하며 법정소송도 불사하겠다고 나선 것에 아주 이례적인 일로 보고 있다. 카지노 인허가권을 쥐고 있는 문광부와 법정싸움을 벌인다는 것은 아주 부담스러운 일이기 때문.
익명을 요구한 호텔 관계자는 “그동안 파라다이스 전락원 회장이 서울에 카지노를 독점 운영해온 배경에는 역대 정권 최고 권력층과의 두터운 친분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호텔업계에서는 파라다이스 계열 학교 교장이 영부인 이희호 여사가 명예총재로 있는 사단법인 ‘사랑의 친구들’이란 봉사단체 후원회 이사를 맡고 있는 것을 놓고 뒷말이 많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파라다이스 관계자는 “계열 학교 교장이 사랑의 친구들 후원 이사로 있는 것은 개인적인 일로 회사와는 전혀 관계가 없다”며 “업체들이 카지노 신규 허가와 무관한 얘기로 회사를 공격하는 것은 명예훼손”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문광부는 “영부인과 관련된 얘기는 전혀 모르는 일”이라며 “외국인 카지노 신규 허가 문제는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롯데 등 4개 업체가 갑자기 외국인 전용 카지노 신규 허가를 요구하고 나선 이유는 무엇일까.
이들의 요구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호텔업체들은 지난 80년대 후반부터 외국인 카지노 신규 허가를 꾸준히 요구해왔다. 외국인 관광객들의 증가라는 ‘수요’와 카지노란 ‘공급’이 서로 적정한 수준이 돼야 한다며 서울에 카지노 신규 사업권 발급을 강력히 요구해온 것이다.
그러나 파라다이스측은 “외국인 관광객이 늘고 있지만, 카지노 이용객은 오히려 줄어들고 있다”며 “카지노 신규 사업권을 발급, 자유경쟁체제를 만들 경우 과당 경쟁으로 카지노업의 기반마저 뿌리채 흔들릴 것”이라고 말했다.
파라다이스는 카지노 사업이 안정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서울을 제주도와 같이 자유경쟁 체제로 전환할 경우 마케팅 비용을 감당하지 못해 파라다이스뿐 아니라 신생 업체 역시 큰 이익을 내기 힘들 것이라고 주장한다.
파라다이스는 최근 카지노업체들이 매출이 저조해 ‘큰손’뿐 아니라 ‘잔챙이’들까지 카지노회사 측에서 항공료와 숙박비를 제공하며 고객을 유치하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이에 대해 롯데 등 호텔업체 관계자들은 “파라다이스의 매출이 전체 카지노 매출의 70%에 이른 상황에서 경영난을 얘기하는 것은 우스운 일”이라고 말했다.
파라다이스는 지난해 3천2백67억원의 매출에 3백45억원의 흑자를 올렸다. 지난 2000년에는 2천9백66억원의 매출에 2백92억원의 흑자를 올렸다. 매출 대비 10% 이상의 순익을 올리는 알짜 중의 알짜기업인 셈이다.
이번 호텔업계의 카지노 신규 허가 탄원서 제출 문제에는 월드컵이라는 국제행사를 앞두고 황금알을 낳는 사업인 카지노에 진출하려는 기존 호텔업계와 기득권 지키기에 나선 파라다이스의 이해관계 등이 복잡하게 얽혀 있다.
특히 현 정부 출범 직후 외자유치 및 외화획득 차원에서 카지노사업 신규 허가가 불거졌다가 슬그머니 자취를 감춘 부분도 기존 호텔들이 집단적으로 신규 허가를 요구하고 나선 배경이 됐다는 점에서 귀추가 주목된다.
한만선 기자 hms@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