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석 키움 유니폼 입자마자 맹타 휘둘러…‘다년계약 선물’ 받아
이처럼 트레이드는 전력 보강을 원하는 팀에 긴급 수혈을 가능하게 만든다. 2023시즌 KBO리그 순위가 ‘2강 7중 1약’으로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는 터라 팀마다 약점을 보완하기 위해 물밑에선 트레이드 카드를 맞추며 은밀한 대화를 이어가고 있다.
KBO리그 트레이드 마감 시한은 7월 31일이다. 7월 31일 이후에도 트레이드가 가능하지만 마감 시한 이후에 트레이드된 선수는 팀의 포스트시즌에 진출할 수 없다. 따라서 ‘가을야구’를 노리는 팀들은 7월 31일 이전 트레이드에 집중한다.
트레이드는 결과론이다. 실패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소극적인 태도를 취하는 구단도 있고, 타 팀으로 보낸 선수가 좋은 활약을 펼칠 경우 역풍을 맞을 수도 있어 결정하기까지 수차례 계산기를 두드려 본다.
올 시즌 전반기 동안 단행된 트레이드는 모두 4건이었다. 4월 27일 키움이 김태훈을 삼성에 보내고, 삼성은 이원석과 2024년 드래프트 3라운드 지명권을 주는 걸로 트레이드를 성사시켰다. 지금까지 결과는 키움에 도움되는 트레이드였다.
이원석은 키움 유니폼을 입자마자 상승세를 나타냈다. 이적 당시 타율 0.362 1홈런 10타점 등 시즌 초반 쾌조의 컨디션을 보이다 5월 들어 잠시 주춤했지만 키움은 37세의 베테랑 내야수 선수에게 다년 계약을 선물했다. 계약은 2024년부터 시작되며 2025시즌까지 2년을 보장하고 옵션을 충족하면 1년이 자동 연장되는 ‘2+1년’ 계약이다. 2024시즌에는 연봉이 4억 원, 이후 2시즌은 각각 3억 원씩으로 최대 10억 원이다. 이원석으로선 상상도 못했던 일이 트레이드 후 벌어진 것이다.
반면에 삼성으로 이적한 김태훈은 아직 기대에 못 미치는 활약을 보이고 있다. 삼성 이적 후 27경기서 1승 3패 2세이브 2홀드 평균자책점 7.46을 기록했다(7월 10일 현재).
5월 19일 KT 심재민과 롯데 이호연의 트레이드가 발표됐다. KT 유니폼을 입은 이호연은 꾸준히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리며 기회를 받고 있다. 6월 월간 타율이 0.354(48타수 17안타)로 맹활약을 펼치던 중 자신의 파울 타구에 얼굴을 맞고 코뼈 골절로 전력에서 이탈했다가 7월 9일 1군에 복귀했다.
2014년 우선 지명으로 신생팀 KT에 입단했던 심재민은 불펜 투수로 자리를 잡다가 프로 데뷔 후 처음으로 팀을 옮기는 경험을 했다. 이호연이 KT에서 인상적인 활약을 펼쳤다면 심재민은 롯데 이적 후 퓨처스리그에서 한 달 가까이 몸을 만들다 6월 22일 1군 엔트리에 이름을 올렸다. 심재민이 롯데로 트레이드 된 후 1군에서 처음 상대한 팀이 친정팀인 KT였다. 6월 22일 KT전에서 심재민은 팀이 1-4로 뒤진 6회말 1사에서 3번째 투수로 나가 ⅔이닝 1볼넷 1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심재민은 경기 후 트레이드되고 나서 1군 첫 경기 상대가 KT이길 바랐다는 속내를 털어놔 눈길을 끌었다.
5월 25일에는 트레이드 움직임이 없었던 두산과 SSG가 맞트레이드를 발표했다. 외야 우타자 자원이 필요했던 SSG의 트레이드 요청에 두산은 강진성을 내주고 2018년 드래프트 1차 지명 선수인 김정우를 받아들였다.
강진성 영입으로 SSG는 상대적으로 빈약했던 우타 라인을 강화할 수 있었다. 강진성은 NC에서 프로 생활을 시작했다가 2022년 FA 박건우의 보상 선수로 두산으로 팀을 옮겼다. 두산에선 많은 기회를 얻지 못했다. 1군 40경기에서 타율 0.163을 기록했을 정도다. 그러나 SSG 이적 후엔 줄곧 1군에서 활약 중이고, 6월 22일 두산전에서 4타수 4안타 1볼넷 2타점의 맹타를 휘두르며 팀 승리를 이끈 바 있다.
김정우는 이적 후 6월 11일 1군에 합류했다가 5경기 평균자책점 7.71을 기록한 후 6월 21일 1군에서 말소됐다.
7월 12일 KIA 챔피언스필드에선 ‘트레이드 매치’가 펼쳐졌다. KIA 김태군과 삼성 류지혁이 트레이드 후 처음으로 이전 소속팀을 만나는 상황이었다. 삼성 유니폼을 입은 류지혁은 6번 1루수로 선발 출전해 4타수 무안타 2삼진으로 좋지 않은 타격감을 나타냈고, KIA 김태군은 포수로 나서 3타수 1안타 1득점을 기록했다. 13일 경기에선 류지혁이 반격에 나섰다. 5타수 2안타 2득점을 올리며 KIA의 7연승 저지에 한몫한 것이다.
류지혁은 삼성 이적 후 6경기서 22타수 4안타 3타점 6득점 1도루의 성적을 나타냈다. 전반기를 최하위로 마친 삼성으로선 류지혁을 중심으로 후반기 동력을 찾아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다. 반면에 김태군은 포수가 약했던 KIA의 약점을 단숨에 보완하며 KIA 마스크를 쓰고 6경기에 선발 출전 21타수 6안타 4타점 2득점을 올리며 팀의 연승에 힘을 보탰다.
올 시즌 전반기에 이뤄진 4차례 트레이드 사례가 어떤 결과로 시즌을 마무리할지 궁금할 따름이다.
이영미 스포츠전문기자 riveroflym@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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