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흥미로운 건 공모가, 시가총액, 유통 금액이 높아질수록 수요일과 목요일 비중이 높아졌다는 점이다. 같은 기간 공모가 4만 원 이상인 24개 종목의 청약일은 월요일, 수요일, 목요일 모두 7개 종목으로 동일했다. 시가총액도 같은 기간 5000억 원이 넘는 27개 종목에서 목요일~금요일에 청약을 진행한 종목의 비중이 26%까지 올라왔다. 이는 목요일~금요일 청약일 전체 평균보다 10% 높아진 수치다. 유통 금액이 3000억 원 이상인 14개 종목의 청약일은 월요일(5건), 수요일(4건), 목요일(4건)로 비슷한 수준이었다.
반면 시가총액이 1000억 원 이하인 종목 44개 중에서는 월요일이나 화요일에 청약을 진행하는 종목이 75%에 달했다. 유통 금액도 300억 원 이하인 38곳 중에서는 79%가 같은 기간 청약을 진행했다. 공모가 1만 원 미만 종목 35개를 비교했을 때도 월요일과 화요일이 청약 시작일인 경우는 73%를 나타냈다. 전체 평균보다 약 10% 높아진 셈이다.
이러한 현상 탓에 일각에서는 증권사가 몸집이 큰 공모주의 청약일을 의도적으로 수요일이나 목요일로 설정하는 것 아니냐는 의문을 제기한다. 증권사들은 청약 불이행 방지를 위해 투자자들에게 증거금을 받는다. 이 증거금은 청약이 진행되는 동안 한국증권금융 등에 예치된다. 이때 예치 이자율은 연 0.1% 정도다.

증권사들은 공모주 배분 후 차액을 투자자들에게 환불해주지만 청약 증거금 이자는 제외된다. 그러다 보니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증권사들이 청약 증거금 이자를 부당하게 챙기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특히 2021년과 2022년에는 공모주 대어가 잇따라 상장했다. 지난해 초 상장한 LG에너지솔루션은 증거금만 약 114조 원이 몰렸다. 단순 계산으로 증권사가 거둬들인 이자만 약 9억 원에 달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수요일이나 목요일에 청약을 진행할 경우 일반투자자들에게는 불편함이 따른다. 배정 결과가 청약 종료 후 다음 날 나오기 때문에 차주에나 증거금을 환불받을 수 있다. 보유 현금으로 투자를 하는 사람도 있지만, 마이너스 통장 등 단기 대출을 통해 공모주 투자를 하는 이들은 증권업무를 쉬는 주말 이틀간 이자를 더 내야 한다.

증권사들은 이 같은 의혹을 부정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수요예측, 청약일 등의 일정은 증권신고서 효력 발생 일자, 발행환경 등에 따라 상장사와 주관사가 협의 후 결정한다. 시가총액, 유통 금액, 공모가가 미치는 영향은 미미하다. 요일이나 증거금 이자 등이 청약 일정을 좌우한다고 보기 어렵다. 최소 청약 주수도 공모가와 공모 수량 등을 고려해 상장사와 주관사가 협의 후 정하는 사항”이라고 전했다.
국회에서도 문제점을 인지는 하고 있다. 이정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해 6월 청약 증거금을 투자자 예탁금에 포함하도록 하는 자본시장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일반 주식 매매시 사용되는 예탁금은 이자 및 운용에 따른 이익을 얻었을 경우 증권사가 고객에게 이용료를 지급한다. 공모주 증거금 이자도 되돌려 받을 수 있도록 법적 근거를 마련한 것. 그러나 해당 법안은 정무위원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계류돼 있다.
박찬웅 기자 rooney@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