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임준선 기자 kjlim@ilyo.co.kr |
# 새로운 피해자 등장(?)
지난 7월 26일 발송된 두 번째 이메일을 통해 제보자는 자신을 부산에 거주 중인 여성이라고 밝혔다. 또한 2005년 이전에 한성주와 그의 모친으로부터 협박을 당하고 금품을 빼앗긴 피해를 입은 남자의 전 부인이라고 밝혔다.
이 제보자의 주장에 따르면 한성주와 그의 모친에게 모종의 피해를 본 사람은 모두 세 명이다. 이메일을 보낸 이의 전남편, 그리고 2005년에 벌어졌다는 모종의 사건 피해자, 그리고 최근 법정 다툼을 벌이고 있는 전 애인 크리스토퍼 수 등이 그 주인공이다.
그렇지만 이 제보자는 괴메일을 통해 “지금은 많은 이유로 인해 전면에 나설 수 없다”고 밝히면서 “저는 저의 메일이 사실이라는 것을 입증 할 증거를 모두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 상황에서는 제가 바로 증거를 다 제출해드리기가 곤란합니다”라고 밝혔다. 이메일을 통해 2005년 사건에 대해서는 매우 구체적인 내용을 기재했지만 또 다른 피해자인 자신의 전남편에 대해선 단 한마디도 없다. 실제로 뭔가 사정이 있어 자세한 내용을 밝힐 수 없는 것일 수도 있지만 누군가 한성주를 음해하기 위해 보낸 악의적인 이메일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 기자 이메일 리스트 의혹
괴메일을 받은 기자들 사이에선 실제 발송인이 크리스토퍼 수 내지는 그의 지인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여기에는 크게 두 가지 이유가 있다. 우선 지난 24일 첫 번째 괴메일을 보낸 메일 계정이 Gmail과 Hushmail이라는 점이다. 둘 다 해외에서 주로 쓰이는 이메일로 Gmail의 경우 국내에서도 자주 쓰이지만 Hushmail은 국내에선 매우 낯선 이메일 계정이다. 이로 인해 부산이 아닌 해외 거주자가 보냈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크리스토퍼 수와 그의 지인들은 대부분 해외에 거주 중이다.
두 번째는 괴메일을 받은 기자들의 이메일 계정이다. 괴메일은 대부분 지난해 12월과 1월 한성주 사생활 폭로 이메일을 받은 기자들에게 직접 발송됐다. 게다가 회사 이메일이 아닌 사적인 개인 이메일 계정을 통해 발송된 경우도 많다.
따라서 이번 괴메일을 받은 기자들은 어떻게 부산에 사는 일반인 여성이 각 언론사의 한성주 담당 기자가 누구이고, 그들의 개인 이메일 주소를 파악했는지 의문이라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결국 지난 해 12월부터 올해 1월 사이에 보내진 한성주 사생활 폭로 이메일과 이번 괴메일을 보낸 이가 같은 ‘기자 이메일 리스트’를 갖고 있을 가능성이 커진 셈이다. 이로 인해 부산 거주 여성이 아닌 해외 거주 크리스토퍼 수, 내지는 그의 지인이 실제 괴메일 제보자일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 제보 이면의 노림수는
괴메일 발송자는 자신을 또 다른 피해자의 전 부인이라 주장하고 있지만 한성주 측은 괴메일을 통해 발송자가 주장하고 있는 내용은 사실이 아니라고 밝히고 있다. 지난해 발송된 이메일과 블로그에 게재된 내용 등으로 인해 한성주 측은 크리스토퍼 수를 상대로 허위사실을 유포한 혐의 등으로 민형사상의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두 번째 괴메일로 인해 한성주 측은 경찰에 수사 의뢰를 할 수 있는 근거가 생겼다. 그렇지만 한성주 측 관계자는 수사를 의뢰하는 등의 계획은 갖고 있지 않다고 한다. 한성주 측에선 이번 괴메일 발송이 현재 진행중인 민사 소송을 유리하게 이끌려는 크리스토퍼 측의 계산된 움직임일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하고 있다. 수사 의뢰 등의 반응을 보이는 것이 오히려 그들의 노림수에 걸려드는 것일 수 있다는 것이다.
크리스토퍼 수 역시 블로그와 이메일 등을 통해 한성주의 사생활을 폭로하며 한성주와 관련된 진실을 알리겠다고 주장했었다. 그렇지만 크리스토퍼 수가 끝내 귀국하지 않으면서 양측의 형사 맞소송은 기소가 중지된 상태다. 이번 괴메일 발송자 역시 한성주의 진실을 세상에 알리겠다는 입장을 펼치고 있지만 자신의 전남편과 관련된 구체적인 사안은 전혀 밝히지 않고 있다.
만약 크리스토퍼 수가 입국해서 직접 모든 사안을 밝히거나, 괴메일을 보낸 이가 “입증할 증거를 모두 가지고 있다”고 말한 증거를 공개한다면 상황은 크게 달라질 수 있다. 이런 직접적인 움직임이 없다면 결국 이들의 주장은 한성주를 향한 일방적인 음해로 보일 수밖에 없다.
신민섭 기자 leady@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