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다른 지주사격 회사 삼라와 합병 가능성 제기…우오현 회장 건재, 장남 우기원 승계 시기 미지수
#장남 지분율 높은 삼라마이다스 몸집 키우기
지난 7월 18일 삼라마이다스는 국일제지 인수합병(M&A)을 위한 조건부 투자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우선매수권자가 존재하는 공개경쟁입찰 방식인 스토킹호스 방식으로 진행된다. 삼라마이다스는 국일제지 인수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삼라마이다스는 신규 사업 투자를 통한 사업다각화 및 수익 창출이 취득 목적이라고 밝혔다. 인수 금액은 알려지지 않았다.
삼라마이다스는 투자 및 경영 컨설팅, 아파트 건설 분양업을 주요 사업으로 영위하는 회사다. 우오현 회장이 74.01%, 우기원 부사장이 25.99% 지분을 보유 중이다. SM그룹 지배구조 최상단에 위치한 삼라마이다스는 동아건설산업(48.49%), 에스엠상선(41.37%), 우방(18.67%), 신촌역사(99.99%), 에스엠화진(59.91%), 에스엠벡셀(34.74%), 에스티엑스건설(100%) 등 SM그룹 계열사의 지분을 갖고 있다.
지난해 말 연결 기준 국일제지의 자산총계는 1311억 원이다. 다만 국일제지는 경기도 용인, 경남 거제, 충남 아산에 보유한 유동화 가능한 부동산 자산이 약 419억 원 있다. 지난해 말 연결 기준 삼라마이다스의 자산총액은 2조 2319억 원이다. 삼라마이다스 자산은 2020년 2936억 원, 2021년 1조 7468억 원으로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다. 2021년에 자동차부품회사 지코를 인수하고, 우기원 부사장이 100% 지분을 보유하고 있던 주택분양공급업체 라도를 흡수합병한 영향이다.
삼라마이다스 자산 규모는 SM그룹 지배구조 정점에 있는 또 다른 기업인 삼라와 비슷해졌다. 지난해 말 연결 기준 삼라의 자산총계는 2조 2518억 원이다. 재계에서는 SM그룹 지배구조를 단순화하고 안정적인 경영권 승계를 위해 삼라마이다스와 삼라와 합병 가능성이 제기돼 왔다.
삼라는 우오현 회장이 지분 68.82%, 우 회장의 사실혼 배우자이자 우 부사장의 모친인 김혜란 전 삼라마이다스 이사가 12.31%를 보유하고 있다. 삼라는 에스엠스틸(30.09%), 에스엠인더스트리(47.70%), 울산방송(30%), 동아건설산업(19.58%), 우방(9.22%), 케이엘홀딩스(32.41%), 에스엠신용정보(20%), 에스엠중공업(19.03%), 에스엠상선(29.08%), 에스엠하이플러스(4.24%), 우방토건(15%), 남선알미늄(30.08%) 등 다수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다.
이와 관련, 박주근 리더스인덱스 대표는 “삼라마이다스가 라도를 합병하면서 우 부회장이 경영권을 가질 수 있는 통로를 마련했다. 이후 삼라마이다스 자산을 삼라와 비슷하거나 더 크게 만들어 두 회사를 합병하면 합병 비율상 우 부사장이 지분을 늘리기 유리하다”며 “합병하지 않아도 우 부사장이 우호지분을 확보하는 데는 문제가 없지만, 우 부사장에게는 두 회사가 합병하는 게 지배력 강화에 안정적이다. 우 회장이 우 부사장에게 직접 지분을 증여하는 것과 비교해 증여세 부담을 덜 수도 있다”고 말했다. 금융업계 한 관계자는 “한 회사에 지주사격 회사를 두 개 두면 승계 이후에도 의사결정 과정이 비효율적”이라고 했다.
2017년 라도 대표와 사내이사로 선임되며 경영에 본격적으로 나선 우기원 부사장은 올해 들어 경영 보폭을 늘리는 모습이다. SM그룹 계열사 중 삼라마이다스와 신촌역사, 신촌역사개발, 나진 사내이사를 맡고 있는 우 부사장은 올해 대한상선과 에스엠상선 사내이사직에 새롭게 선임됐다. 지난해 11월에는 SM그룹 부사장과 해운부문 부문장으로도 발탁됐다.
경영권 승계가 언제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우 부사장이 보여준 경영 성과는 아직 뚜렷하지 않다. 1953년생으로 만 70세인 우오현 회장이 아직 건재하다. 우 회장은 현재 남선알미늄, 우방산업, 동아건설산업, 경남기업, 우방, 티케이케미칼, 대한해운, 대한상선 사내이사직을 유지하고 있다. 올해 우 회장은 에스엠벡셀 사내이사직도 새롭게 맡았다.
#딸들, 상대적으로 움직임 적어
우오현 회장은 장녀 우연아 삼라농원 대표, 차녀 우지영 태초이앤씨 대표, 삼녀 우명아 신화디앤디 대표, 사녀 우건희 코니스 대표, 막내 우기원 부사장 등 1남 4녀를 뒀다. 우연아, 우지영, 우명아 대표는 우 회장이 본처인 신 아무개 씨와의 사이에서 낳은 자식이다. 우건희 대표와 우기원 부사장은 우 회장과 김혜란 전 이사 사이에서 태어났다.
SM그룹에서 우 회장 딸들의 영향력은 미미하다. 우연아, 우지영, 우명아 세 사람은 삼환기업 지분 각각 32.56%, 21.71%, 21.71%를 보유하고 있다. 삼환기업이 지분을 보유한 계열사는 판교에스디쓰리뿐이라 SM그룹 핵심 계열사는 아니다. 지난해 말 기준 삼환기업 매출은 1892억 원, 영업이익은 13억 원으로 2021년(매출 2359억 원, 영업이익 127억 원) 대비 매출은 20%, 영업이익은 90% 줄었다. 이외에 우연아 씨는 삼라농원 지분 19%를 보유하고 있다. 우지영, 우명아, 우건희 씨는 각각 태초이앤씨, 신화디앤디, 코니스 지분 100%를 들고 있다. 네 회사 모두 매출액 규모가 크지 않다. 삼라농원을 제외하곤 세 회사 모두 지난해 적자를 기록했다.
딸들 중에는 차녀인 우지영 태초이앤씨 대표 부부 움직임이 올해 상대적으로 두드러진다. 태초이앤씨는 대우조선해양건설 인수의향서를 매각 주관사에 제출했다. 우지영 대표는 올해 우방산업, STX건설, 우방 감사로 선임됐다. 우 대표 남편인 박흥준 씨는 올해 에스엠하이플러스 대표, 사내이사직과 우방산업, 에스엠화진인터내셔널, 에스엠스틸, 태길종합건설, 케이엘홀딩스 사내이사직에 이름을 올렸다. 이외에도 박 대표는 삼라, 에스엠화진, 한통엔지니어링, 에스엠인더스트리 등 계열사의 사내이사직을 맡고 있다.
나머지 형제들은 큰 움직임은 없다. 장녀 우연아 삼라농원 대표는 올해 새롭게 맡은 직책은 없다. 우 대표는 삼환기업 사내이사와 태길종합건설, 경남기업 감사를 맡고 있다. 삼녀 우명아 신화디앤디 대표와 사녀 우건희 코니스 대표도 두드러지지 않는다. 우명아 대표는 올해 에스엠화진, 에스엠인더스트리, 에스엠중공업 감사직에 선임됐다. 우명아 대표는 삼환기업 사내이사와 에스엠스틸, 에스엠하이플러스, 삼라농원 감사도 맡고 있다. 삼라마이다스 사내이사와 에스엠레저산업 감사를 맡고 있는 사녀 우건희 대표는 올해 케이엘씨에스엠, 대한상선 감사직에 선임됐다.
이와 관련, SM그룹 관계자는 “계열사마다 사업 분야에 따라 합병하고 분리하는 경우가 있어 (삼라와 삼라마이다스의) 합병 가능성에 대해 명확히 말씀드릴 수는 없다. 승계와 관련해서도 아직 구체적으로 얘기 드릴 사항은 없다”고 말했다.
김명선 기자 seon@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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