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원장의 급부상에 내심 우려하고 있던 새누리당은 즉각 공세에 나섰다. 김영우 대변인은 모 라디오에 출연해 “안 원장은 저서와 특강에서 ‘금융사범은 살인보다 나쁠 수 있으니 왜 사형 안 시키느냐’는 말까지 했다. 또한 안 원장의 해명이 속 시원히 들리지 않고 변명으로만 들린다”고 꼬집었다. 박근혜 전 위원장도 안 원장의 최태원 회장 구명운동과 관련해 “그런 것을 우리가 고치려고 하는 것 아니겠냐”며 대립각을 세웠다.
새누리당은 새로운 의혹도 제기했다. 안 원장이 단순한 친분 때문이 아니라 동업자를 보호하기 위해 최 회장 탄원서에 서명을 했다는 것이 골자다. 조원진 새누리당 의원은 “안 원장은 2000년 7월 최태원 회장과 합작을 통해 아이에이시큐리티(현 유비웨어랩)을 설립했다. 여기엔 안철수연구소가 45%, SK가 30%를 투자했다. 탄원서 서명 시점이 2003년 4월 18일인데 안 원장은 2003년 4월 29일까지 이 회사 대표였다. 이 때문에 동업자인 최 회장 구명운동에 나선 것”이라고 밝혔다.
이러한 조 의원 주장에 대해 안 원장 측 유민영 대변인은 “억지 논리엔 대꾸할 가치가 없다”고 일축했다. 그러나 <일요신문>은 안 원장이 ‘사업적으로’ 최 회장과 밀접하게 연관돼있는 정황을 포착했다. 2004년 6월 경 안철수연구소(현 안랩)는 SK그룹 핵심계열사인 SK텔레콤과 공동으로 휴대폰용 백신 ‘V3 모바일’을 개발하는 데 성공한 바 있다. V3모바일은 SK텔레콤이 무선통신플랫폼 부문을, 안철수연구소가 모바일 백신엔진기술 부문을 담당했다고 한다.
당시 안 원장은 안철수연구소 사장으로서 일선에 있었고, 최 회장 역시 2003년 9월 보석으로 풀려난 뒤 SK텔레콤 경영에 깊숙이 관여하고 있었다. 안 원장이 탄원서에 서명하고 구명운동을 하던 시기에 안철수연구소와 SK텔레콤이 V3 모바일 개발을 위한 합작연구를 진행하고 있었다는 점에서 안 원장과 최 회장의 관계를 둘러싼 논란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동진서 기자 jsdong@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