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층 문제로 빙 둘러 도로 건설…가족들 “외로운 거 빼곤 불편 없어요”
북부 잉글랜드의 리버풀과 헐을 연결하는 M62 고속도로 한가운데에 위치한 ‘스토트 홀 팜’은 세계에서 유일하게 고속도로에 위치한 농장이다. 양들이 고속도로로 뛰어드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울타리가 빙 둘러 세워져 있는 점도 눈에 띄긴 마찬가지다.
이렇게 뜬금없는 곳에 농장이 있는 이유는 뭘까. 이 농장은 흔히 예상하는 ‘알박기’와는 사뭇 다른 역사를 가지고 있다. 1983년에 방영된 ITV 다큐멘터리에 따르면, ‘스토트 홀 팜’의 소유주들은 고속도로 건설 당시 땅을 팔도록 요청받은 적이 없었다. 당시 소유주였던 켄과 베스 와일드 부부가 매각을 거부했던 것도 아니요, 터무니없는 보상금을 요구했던 것도 아니었다.
1960년 무렵, M62 고속도로를 건설하는 과정에서 엔지니어들은 와일드 가족이 소유하고 있는 토지의 지층에 지질학적 결함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때문에 이곳을 통과하도록 고속도로를 건설하기보다는 농장을 그대로 둔 채 양 옆으로 도로를 내는 방법이 더 실용적이라고 판단했다. 그리고 가족들에게는 원래 살던 곳에 계속 살 수 있도록 허락했다.
현재 이 농장에 살고 있는 가족들은 질과 폴 폴킹엄-소프 부부, 그리고 아들 존 윌리엄이다. 고속도로 한가운데서 사는 게 불편하지 않냐는 질문에 부부는 “전혀 그렇지 않다”고 말한다. 씽씽 달리는 자동차들의 소음과 배기가스 때문에 매일매일이 악몽 같을 듯하지만 가족들은 그렇지 않다고 말한다. 한밤중에 가끔 자동차 경적 소리가 들리는 것을 제외하고는 집안으로 들어오는 소음은 3중창으로 차단하고 있으며, 집안 공기도 놀라울 정도로 깨끗하다. 그러면서 누구보다 평화롭게 살고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외로움은 견디기 힘들다고 덧붙였다. 가장 가까이 살고 있는 친구조차도 차로 30분 거리에 있기 때문이다. 출처 ‘아더티센트럴’.
김민주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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