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림픽 열기를 잠재울 정도로 인터넷을 뜨겁게 달궜던 ‘티아라 사태’가 급속도로 잠잠해지고 있다. 최근 티아라 멤버들이 잇따라 연기 활동을 시작해 논란이 재연될지 주목된다. 티아라의 <뮤직뱅크> 출연 모습. 사진제공=KBS |
지난 7월 초 9개월여 만에 미니앨범 <Day By Day>를 출시한 티아라는 본격적인 앨범활동과 동시에 아시아 전역에서의 콘서트 등 다양한 활동 계획이 잡혀 있었다. 그렇지만 멤버 화영의 다리 부상이 정상적인 활동에 지장을 초래하기 시작하더니 SNS를 통해 멤버들 간의 불화 조짐이 외부에 포착되기 시작했다. 네티즌들이 과거 자료까지 구해서 ‘화영 왕따설’을 부각시키자 소속사는 돌출행동을 문제 삼아 화영을 티아라에서 방출한다는 중대발표를 하기에 이르렀다. 하지만 소속사의 중대발표는 오히려 불난 데 기름을 부은 꼴이 되고 말았다.
▲ 화영. |
이 글로 인해 티아라와 김광수 대표에 대한 네티즌의 비난 공세는 잦아들기 시작했다. 티진요 역시 최근 들어 주요 활동 방향을 티아라 논란의 진실 규명에서 사회 전반의 왕따 방지 캠페인 쪽으로 선회하기 시작했다. 화영의 탈퇴로 티아라는 8인조에서 7인조가 됐다. 새 멤버 다니가 합류할 때까지는 7인조 활동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요즘 방송가는 올림픽 이후 드라마 대격전이 가장 큰 화제다. 올림픽으로 인해 정상적으로 방영되지 못했던 드라마들이 올림픽 폐막 이후 대거 새로 시작되면서 본격적인 시청률 경쟁에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 눈길을 끄는 부분은 올림픽 폐막 이후 드라마 대격돌의 중심에 티아라가 있다는 점이다.
가장 먼저 소연이 지난 8월 6일부터 KBS 월화 미니시리즈 <해운대 연인들>에 출연하면서 스타트를 끊었다. 여기에 효민은 8월 17일부터 시작되는 MBC 판타지 시트콤 <천번째 남자>에, 은정은 8월 18일부터 시작되는 SBS <신사의 품격> 후속인 주말 드라마 <다섯손가락>에 당당히 여주인공으로 출연한다. 일곱 명의 멤버 가운데 세 명이 드라마에 출연하는 셈이다.
하지만 팬들의 시선은 곱지 않다. 가장 먼저 나선 소연은 네티즌들의 싸한 반응에 시달려야 했다. 첫 회 방송이 나간 뒤 소연의 출연에 불만을 품은 일부 네티즌들이 시청 거부 운동을 제기하기도 했지만 시청률은 나쁘지 않았다. 같은 시간대에 편성된 SBS <신의>와의 맞대결에서 우위를 점하려고 올림픽 기간 도중에 첫 방송을 내보낸 <해운대 연인들> 제작진은 “만족스럽진 않지만 긍정적인 시청률을 올렸다”고 자평하고 있다.
티아라의 연예계 활동 연착륙 여부는 올림픽 폐막 이후 방영되는 SBS 주말 드라마 <다섯손가락>의 성공 여부에 달려있다. 소연 효민과 달리 은정은 여주인공으로 출연하는 터라 방송 분량도 많다. 행여 잠잠해진 티아라 안티 팬들이 시청거부 운동 등 <다섯손가락>을 향해 다시 포문을 열 경우 사태는 걷잡을 수 없이 복잡해질 수도 있다. 반면 <신사의 품격>의 높은 시청률을 잘 이어받아 <다섯손가락> 역시 높은 시청률을 기록할 경우 티아라의 활동에도 청신호가 켜질 수 있다.
걸그룹 티아라의 활동 재개 시점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가요계 관계자들은 한국과 일본에서 앨범을 동시에 발매하기로 예정돼 있는 10월 중순을 화영이 빠진 티아라의 활동 재개 시점으로 보고 있다. 시점을 조금 늦춰 은정이 출연하는 <다섯손가락> 종영 이후인 11월이 될 가능성도 있다. 새 멤버 다니의 합류 시점도 이 즈음이 될 전망이다.
탈퇴한 화영은 트위터를 통해 최근 근황을 외부에 알렸다. 화영의 쌍둥이 언니인 걸그룹 파이브돌스의 멤버 효영이 지난 8월 9일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화영의 근황이 담긴 사진을 공개한 것이다. 침대에서 윙크를 보이고 있는 귀여운 화영의 사진과 효영 화영 쌍둥이가 함께 침대에서 찍은 셀카 등이 트위터를 통해 공개됐다. 우려와 달리 밝은 모습의 화영을 보며 네티즌들은 다시 한 번 화영을 응원했다.
티아라의 행보만큼이나 화영의 향후 행보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그동안 이런 식으로 그룹을 떠난 멤버들이 전 소속사로 인해 활동에 방해를 받은 전례가 적지 않았기 때문이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는 동방신기에서 나온 세 명의 멤버가 결성한 JYJ와 2PM에서 나온 재범의 행보였다. 이들의 전 소속사는 거대 가요기획사인 SM엔터테인먼트와 JYP엔터테인먼트였다. JYJ와 재범의 공중파 활동이 정상적으로 이뤄지지 못한 까닭을 두고 항간에서 전 소속사가 이들의 가요계 활동을 방해하고 있다는 의혹이 끊이질 않았다.
화영 역시 티아라의 소속사인 코어콘텐츠미디어의 방해를 받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대해 코어콘텐츠미디어 김광수 대표는 중대 발표문을 통해 “화영은 가능성을 많이 갖춘 래퍼이기 때문에 소속사 코어콘텐츠미디어는 조건 없이 계약해지를 해주기로 결정했으며 자유가수 신분으로 좋은 곳에서 더욱더 발전하는 가수가 될 수 있을 거라 믿는다”고 밝혔다. 아무 조건 없이 전속 계약을 풀어주는 것은 물론이고 아무런 활동 방해도 없을 것임을 약속한 것으로 해석된다.
한 가요 관계자는 “김 대표의 평소 스타일로 볼 때 화영의 가요계 활동을 방해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오히려 티아라가 이번 논란을 하루 빨리 극복하기 위해선 팀을 떠난 화영이 잘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하는 만큼 김 대표가 화영의 향후 활동을 측면 지원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해외 무대에선 티아라의 활동이 어느 정도 여파가 있을 것이라는 관측에 힘이 실리고 있다. 특히 현실적으로 가장 큰 시장인 일본이 문제다. 일본의 경우 사회적으로 ‘왕따’ 문제가 심각하게 부각되고 있는 터라 티아라가 왕따 문제에 휘말렸으며 이 과정에서 화영이 팀을 떠난 부분이 이미지에 상당한 악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한 일본 공연 프로모터는 “이번 티아라 논란이 일본에서도 상당한 화제가 됐었다”면서 “티아라가 일본에서도 좋은 반응을 보이면서 급성장 중이었는데 이번 논란이 향후 행보에 좋지 않은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며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신민섭 기자 leady@ilyo.co.kr
▲ 회원수가 35만 명에 육박하는 ‘티진요’ 카페. 내부사정이 시끄럽다. |
‘오프시위’ 앞에서 작아지는 그들
회원 35만 명을 보유한 커뮤니티 카페 ‘티진요’(티아라에게 진실을 요구합니다)의 내부 사정이 시끄럽다. 티아라 왕따설에 대한 진실 규명을 목적으로 개설된 카페 운영을 두고 회의론이 잇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티진요는 티아라 멤버 화영과 다른 멤버들의 트위터 대화에서 왕따 의혹이 포착되자 이를 규명하기 위해 지난 7월 29일 개설된 커뮤니티 카페다. 절대 티아라의 안티카페가 아니며 사실을 밝히기 위한 카페입니다’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하루 만에 12만 명의 회원을 모으며 화제를 모았다.
카페 개설 초기 티진요는 티아라 사태 규명을 요구하는 주축 세력이었다. 티아라의 국내 활동이 어려워지고 네티즌들의 오프라인 시위 예정 소식이 들려오자 김광수 코어콘텐츠미디어 대표가 가장 먼저 티진요에게 대화의 기회를 달라며 손을 내밀 정도였다.
이때부터 티진요는 구체적인 활동을 해야만 했다. 30만 명이 넘는 이 덩치 큰 집단은 김 대표의 대화 제의를 놓고 토론을 했다. 그러나 아무도 의사 결정 자격이 없었다. 모든 회원들은 단 한 명 뿐인 운영자의 입이 열리기만을 기다렸다. 운영자는 김 대표의 만남 제안에 대해 공지사항 란에 공식적인 대화 자리가 아니면 나가지 않겠다는 내용의 글을 남겼다. 환호하는 회원들이 많았다. 그러나 운영자는 결정 직전까지 김 대표 측과 접촉하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져 또 다른 논란을 야기하고 있다.
▲ 최근 화영의 쌍둥이 언니 효영이 트위터에 동생과 함께 찍은 사진을 올렸다. |
이후 회원들의 요청으로 티진요 카페에는 따로 오프라인 시위 게시판이 만들어졌다. 그렇지만 정작 회원들이 막상 오프라인 앞에서는 작아졌다. 오프라인 게시판에는 새로운 게시글이 올라오지 않았고, 이에 그동안 독단적인 운영을 해왔던 운영자가 지웠다는 식의 루머가 돌기도 했다. 네티즌들이 오프라인 시위를 꺼렸던 것인지 운영자가 삭제한 것인지는 명확치 않으나 운영자가 한 명 뿐이라는 것은 많은 논란을 낳았다.
당초 카페 스태프 8명을 뽑기로 했지만 시간이 지나도 스태프 모집은 지지부진했고, 이에 대한 해명도 없었다. 미리 공지하지 않은 회원 강퇴 및 댓글 삭제는 ‘운영자가 김광수 대표에게 카페를 매매했다’ ‘사실 티진요는 티아라 소속사 측에서 만든 것이다’ 등의 각종 의혹을 유발시키기도 했다. 최근 운영자는 두 명의 스태프를 뽑았지만 35만 명의 회원을 관리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숫자다.
최근 티진요 게시판에는 티진요 카페의 목적이 사라지고 있음을 지적하는 글들이 속속 올라오고 있다. 한 회원은 “티아라 팬으로서 안타까운 마음에 어찌된 영문인지 알아보려고 카페에 가입했는데 이 카페의 목적과 취지와는 다르게 안티성 글로 도배돼 있다”며 팬으로서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티진요 외에 티아라 왕따설의 진실을 규명하고자 하는 단체는 여러 곳이 있다. 대표적인 곳이 오유와 ‘사정연’(사회정의연합)이다. 그러나 이들 단체도 오프라인에서 힘을 모으기는 힘든 상황이다. 지난 8월 4일 예정됐던 사정연의 첫 오프라인 시위에 30명의 회원이 참석하기로 했지만 준비 부족과 참여 저조로 결국 시위는 취소됐다.
오프라인 시위가 취소되자 몇몇 네티즌들은 직접 1인 시위를 펼치는 용기를 보여주기도 했다. 지난 8월 4일 코어콘텐츠미디어 건물 앞에서 펼쳐진 1인 시위를 계기로 네티즌들은 집단시위보다는 다른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티진요 카페에 개설된 ‘오프라인 시위 계획’ 게시판은 ‘1인 시위 계획’ 게시판으로 바뀌었다. 또한 이들의 행보가 티아라 사태의 진실 규명을 넘어 ‘왕따’라는 사회적 문제에 대한 관심으로 확장됐다는 것이다.
현재 티진요의 ‘1인 시위 계획’ 게시판에는 1인 시위나 캠페인을 모집하는 글들이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 과연 네티즌들이 인터넷 세상에서 나와 현실 세상에서도 목소리를 높일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김다영 인턴기자 lata1337@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