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상대 패소 JC파트너스 추가 법적대응 검토…인수 후보 거론 우리금융·교보생명 시너지는 ‘그닥’
#대주주 JC파트너스 “P&A 방식 우려”
8월 28일 예보는 MG손보 매각을 위한 인수자 지정 입찰 공고를 냈다. 매각 주관사인 삼정회계법인은 오는 10월 5일까지 입찰의향서를 신청받아 예비 인수자를 선정할 계획이다. 예보 한 관계자는 “인수의향서를 받은 후 실사, 본입찰 신청, 우선협상 대상자 선정 등 과정이 남아 있다. 빨라야 내년 1분기에 매각이 완료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MG손보 매각 개시는 금융당국의 MG손보 부실금융기관 지정에 문제가 없다는 법원 판단이 나온 데 따른 것이다. 앞서 지난해 4월 금융위원회는 MG손보 부채가 자산을 1139억 원 초과한다며 부실금융기관으로 결정했다. MG손보 대주주 JC파트너스는 “순자산 감소 현상은 착시 효과에 불과하다”며 부실금융기관 지정 효력정지 가처분 소송과 부실금융기관 지정 취소 소송을 냈다. JC파트너스 측은 자산은 시가로 평가하면서 부채는 시가평가하지 않는 현행 평가 기준을 형식적으로 적용했기 때문에 발생한 문제라고 맞섰다. 가뜩이나 금리 상승기에 보험회사의 순자산이 과소평가되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법원은 금융당국 손을 들어줬다. 부실금융기관 지정 효력정지 가처분 소송 1심에서 JC파트너스가 승소했으나 2심 법원과 대법원은 금융위의 판단이 합당하다고 봤다. 지난 8월 17일 본안 소송인 부실금융기관 지정 취소 소송에서도 금융위가 1심 승소했다.
이번 MG손보 매각에서 주목할 만한 점은 예보가 MG손보 매각 방식으로 주식 매각(M&A)과 더불어 P&A 방식도 허용했다는 것이다. P&A는 주식이 아니라 자산과 부채를 선별해 인수하는 방식이다. 인수자 입장에서는 부실 자산과 부채를 제외하고 인수할 수 있어 부담을 덜 수 있다. 반면 기존 법인은 껍데기만 남게 돼 기존 MG손보 투자자들의 지분가치는 사실상 없어진다. 앞서의 예보 관계자는 “(인수하려는 기업들은) 대부분 P&A 방식을 선호할 것 같다”고 내다봤다.
JC파트너스 측은 P&A 방식에 문제가 있다고 보고 입찰 금지 가처분 소송 등 법률적인 대응을 준비 중이다. JC파트너스 관계자는 “과거 사례들을 돌아볼 때, 원매자는 정당한 대가를 지불하며 입찰에 참여하기보다는 금융당국의 출연 등을 기대하며 사실상 무상에 준하는 저가입찰의 가능성이 높다. 이 경우 MG손보는 회사의 정당한 가치를 인정받지 못한 채 단기간에 졸속매각이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며 “MG손보는 P&A 방식이 아니더라도 충분히 주식가치를 인정받고 매각 가능하다. 펀드의 GP(위탁운용사)로서 투자자들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하여 추가적인 법률대응을 포함한 최선의 노력을 강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대주단도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 우리은행·애큐온캐피탈·신한캐피탈 등 MG손보 선순위 채권단은 과거 JC파트너스에 인수금융 자금 1100억 원을 지원할 때 후순위채와 JC파트너스가 보유한 MG손보의 경영권을 담보로 설정했다. P&A 방식으로 매각이 이뤄지면 인수자는 후순위채를 제외한 부채를 가져갈 가능성이 크다. 담보가 사라져 채권단의 투자금 회수도 사실상 어려워진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추후 P&A 방식으로 입찰이 결정될 경우 구체적으로 대응해야 할 것 같다. 예의주시하는 상황”이라고 했다.
이와 별개로 부실금융기관 지정 취소 소송 관련 JC파트너스 측의 항소 가능성도 제기된다. 다만 MG손보 매각주관사인 삼정회계법인 한 관계자는 “매각이 결정됐다는 말은 금융위가 인수자에게 대주주 승인을 해줬다는 말이다. 때문에 인수 이후에 부실금융기관 지정에 대한 판단이 번복된다고 해도 인수 계약은 그대로 유지될 것으로 본다”며 “향후 JC파트너스와 금융위가 손해배상 측면에서 다툴 것으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우리금융, 교보생명 거론은 되는데…
MG손보 인수 후보로 거론되는 곳 중 하나는 우리금융지주(우리금융)다. 우리금융은 비은행부문 경쟁력을 강화해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다. 올해 상반기 기준 우리금융지주의 은행 부문 순이익 의존도는 96%에 달한다. KB금융지주(62%), 신한금융지주(64%)보다 높다. 올해 상반기 우리금융의 비이자이익도 지난해 동기 대비 22% 감소하며 순이익은 1조 7614억 원에서 1조 5386억 원으로 12.6% 줄었다. 우리금융 순이익은 5대 금융지주사(KB·신한·하나·우리·NH농협) 중 최하위였다.
금융지주사 전환을 추진 중인 교보생명도 MG손보 인수 후보로 꼽힌다. 교보생명은 내년 하반기를 목표로 한 지주사 전환 계획을 밝힌 상태다. 시장에서는 교보생명이 카카오페이손해보험 지분을 인수할 수 있다고 내다봤지만, 최근 카카오페이가 카카오페이손보를 완전 자회사로 편입하면서 없던 일이 됐다. 손보업계 대형 매물인 롯데손해보험이 실제 M&A 시장에 매물로 나올지도 불투명하다.
다른 한편에서는 MG손보 경쟁력이 약화할 대로 약화한 탓에 인수기업 입장에서 큰 시너지 효과를 내기 힘들다는 분석도 나온다. 올해 새 국제회계제도(IFRS17)가 도입되면서 1분기 말 MG손보의 자산은 3조 6300억 원, 부채는 3조 3364억 원으로 자본잠식 상태를 벗어났다. 하지만 올해 1분기 MG손보의 영업이익은 119억 원으로 지난해 1분기(143억 원)와 비교해 감소했다. 특히 같은 기간 보험손익은 113억 원에서 63억 원으로 반토막 수준으로 줄었다. 보험수익 기준으로 MG손보는 11개 손해보험사 중 10위에 그쳤다. 1분기 말 MG손보의 건전성 지표인 신지급여력비율(킥스비율)은 82.6%(경과조치 전 65%)다. 국내 손보사 중 가장 낮다.
김재현 상명대 글로벌금융경영학부 교수는 “규모가 너무 작은 보험사를 하나 인수해봤자 구색 갖추기에 불과하다. 자본 확충에 자금도 많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홍기훈 홍익대 경영학과 교수는 “우리금융이든 교보생명이든 MG손보 인수가 마냥 쉽지만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교보생명 인수할 경우, 금융지주사가 한 곳 더 생기는 상황을 금융위가 어떻게 바라볼지가 관건이라는 이야기도 나온다.
이와 관련, 우리금융 관계자는 “증권사 인수를 우선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금융지주사 전환을 추진하고 있어서 손보업에 진출할 방안을 다각도로 검토 중인 것은 맞지만 아직 실제로 진행된 건은 없다”고 말했다.
김명선 기자 seon@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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