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소풍’ 엔딩 크레딧에 자작곡 ‘모래 알갱이’ 삽입…부산국제영화제에서 첫 공개, 예매 전쟁 가능성
임영웅 파워는 영화에서도 어김없이 빛을 발했다. 일거수일투족 화제를 모으는 임영웅이 ‘소풍’에 참여한다는 소식이 알려진 직후, 작품에 대한 인지도가 급상승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직 개봉 날짜를 확정하지 않았는데도 ‘소풍’은 단연 하반기 한국 영화 기대작으로 거론되고 있다. 개봉에 앞서 오는 10월 4일 개막하는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를 통해 작품이 처음 공개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뜨거운 예매 경쟁까지 예고하고 있다.
#임영웅 왜 ‘소풍’을 택했나
영화 ‘소풍’은 평생을 함께한 친구이자 사돈관계인 노년의 두 여성이 60년 만에 고향 남해로 우정 여행을 떠나는 이야기다. 나문희, 김영옥, 박근형이 주연을 맡아 2023년 4월 남해에서 시작해 5월까지 한 달 동안 촬영을 진행했다. 아직 배급사가 결정되지 않은 상태다.
이런 가운데 임영웅은 ‘소풍’에 자작곡을 삽입하는 방식으로 참여한다. 6월 발표한 자작곡 ‘모래 알갱이’를 통해서다. ‘소풍’ 제작진에 따르면 ‘모래 알갱이’는 영화의 엔딩 크레딧에 삽입돼 나문희와 김영옥이 풀어낸 인생 이야기의 감동을 극대화하는 역할을 맡는다.
임영웅이 영화에 참여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그동안 KBS 2TV 주말드라마 ‘신사와 아가씨’의 엔딩곡 ‘사랑은 늘 도망가’와 tvN 드라마 ‘우리들의 블루스’에 삽입된 동명 주제곡을 소화한 적은 있지만 영화 OST 경험은 없다.
그렇다고 제안이 없었던 건 아니다. 여러 편의 영화가 임영웅과의 협업을 원했고, 다양한 방식으로 러브콜을 보냈지만 이뤄지지 않았다. 워낙 신중하게 자신의 행보를 결정하고 오직 음악 활동에만 집중하고자 하는 임영웅의 진중한 스타일의 영향이다. 하지만 자신의 노래와 어우러질 수 있는 최적의 작품이 있다면 참여하겠다는 뜻은 열어두고 있었다. 그러다 ‘소풍’의 제안을 받았고, 임영웅은 영화에 힘을 보탰다.
‘모래 알갱이’는 임영웅에게도, 팬들에게도 특별한 곡이다. 듣는 이들에게 위로와 치유의 감흥을 전하고 싶다는 임영웅의 마음이 반영된 곡이기 때문이다. 직접 작사, 작곡을 맡은 임영웅은 노래를 발표하면서 팬들에게 작은 위로가 되길 바란다는 마음을 드러내기도 했다. 노래가 품은 분위기와 정서는 영화 ‘소풍’과도 어우러진다. 각박한 세상에서 따스한 위로의 손길을 내미는 노래와 영화가 만난 셈이다.
‘소풍’ 제작 관계자는 “‘모래 알갱이’의 시적인 가사가 영화가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더욱 돋보이게 할 수 있다는 판단으로 감독과 제작진이 곡 삽입에 대해 각별하게 공을 들였다”고 밝혔다. 이어 “‘모래 알갱이’ 덕분에 영화에서 나문희, 김영옥 배우의 절제된 감정이 관객에게 전달되는 순간, 관객이 최고에 다다른 감동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임영웅은 이와 함께 인생 황혼기의 인물들이 쌓아가는 우정을 그린 영화가 더 많은 관객에 알려지면 좋겠다는 바람으로 ‘모래 알갱이’ 삽입을 결정했다. 사실 ‘소풍’은 제작비가 천정부지로 치솟는 최근 한국 영화들과 비교해 규모가 작은 독립영화다.
나문희, 김영옥, 박근형 등 주연배우 3명의 나이가 모두 80대라는 사실로도 눈길을 끈다. 1937년생인 김영옥을 중심으로 1940년생 박근형, 1941년생 나문희 등이 오직 연기로 쌓은 연륜과 인생의 철학이 녹아있는 이야기로 관객을 안내한다. 한국 영화에서 주인공이 전부 80대 노배우로 캐스팅된 건 ‘소풍’이 처음이나 다름없다. 그만큼 의미가 있지만 한편으론 관객 동원에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는 작품이다. 이번 임영웅의 참여가 더욱 특별한 이유다.
그렇다고 작품 자체를 지나칠 수는 없다. 실제로 50년 넘도록 오직 배우의 길을 걸으면서 신뢰를 나눈 나문희와 김영옥, 박근형은 동시대와 소통해온 삶의 지혜와 관록을 이번 ‘소풍’에 아낌없이 쏟아냈다. 연출은 영화 ‘와니와 준하’ ‘불꽃처럼 나비처럼’ 등으로 인정받은 김용균 감독이 맡았다. 오랜만에 내놓는 감독의 신작인 ‘소풍’은 노년의 이야기이지만 특유의 서정적인 미장센으로 보는 이들의 감성을 자극할 것으로 보인다.
#임영웅과 ‘소풍’의 시너지
임영웅은 대중문화 전반에서 가장 막강한 파워를 발휘하는 ‘미다스의 손’으로 통한다. 폭넓은 세대에 포진한 막강한 팬덤의 전폭적인 지지에 힘입어 성과를 내고 있다. 영화계에서 이번 ‘소풍’을 예의주시하고 있는 이유다. 제작진이 “독립영화 방식으로 제작했다”고 알릴 만큼 저예산으로 프로덕션을 꾸려 완성한 작품이지만 임영웅의 참여로 인해 마케팅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이미 관심은 시작됐다. ‘모래 알갱이’를 삽입해 제작한 ‘소풍’ 뮤직비디오는 유튜브에 공개된 지 3일 만에 누적 조회수 12만 건을 기록했다. 스타 배우가 출연하지 않는 잔잔한 영화가 이렇게 빠르게 조회수를 높이는 배경은 임영웅의 존재에 있다.
‘소풍’은 올해 부산국제영화제 ‘한국 영화의 오늘-파노라마’ 부문에 초청돼 개봉 전 공개된다. 임영웅의 노래가 삽입된 버전이 영화제에서 최초 공개되면서 이를 먼저 확인하려는 팬들의 예매 전쟁이 벌어질 가능성도 있다.
부산국제영화제는 개막작과 폐막작을 제외하고 일반 상영작의 티켓 예매를 9월 22일 시작한다. 특급 팬덤을 보유한 아이돌 스타가 출연하는 작품들이 매년 가장 빠르게 매진을 기록해왔던 사실을 고려하면 임영웅의 참여로 화제를 모으는 ‘소풍’이 이번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어떤 영향력을 발휘할지 관심이 집중된다.
이호연 대중문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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