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화천대유는 초대형 정치 스캔들에 휘말렸다. 20대 대선 기간 내내 가장 뜨거운 감자 중 하나였다. 여전히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둘러싼 사법리스크에서 핵심적인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 이 대표가 성남시장 재임 시절 화천대유에 대장동 개발 관련 특혜를 준 배임 혐의를 적용할 수 있는지 여부가 최근 3년간 정치권 이슈로 머물러 있었다.
대장동 검찰 수사는 현재 진행형이다. 검찰은 화천대유 자회사인 천화동인 1~7호가 획득한 배당금 출처, 자금 흐름 등에 대한 전방위적인 수사를 펼쳐왔다. 그동안 주로 조명을 받았던 자회사는 천화동인 1호, 4호, 5호였다.
천화동인 4호와 5호는 대장동 의혹 키맨들이 실소유주로 있는 자회사였다. 천화동인 4호는 남욱 변호사, 천화동인 5호는 정영학 회계사가 실소유주다. 대장동 개발사업 이후 천화동인 4호는 1007억 원, 천화동인 5호는 644억 원을 배당받은 것으로 추산된다. 천화동인 1호 소유주는 모회사인 화천대유다. 천화동인 1~7호 중 가장 많은 출자금인 1억 465만 원이 투입된 자회사다. 천화동인 1호가 받아간 배당금은 약 1208억 원으로 전해진다.

부산저축은행 부실대출 수사 무마 의혹 시발점은 조우형 씨로부터 나왔다. 2011년 조 씨는 부산저축은행 대출 브로커로 활동하다 검찰 수사망에 올랐다. 조 씨는 당시 언론인이던 김만배 씨에게 도움을 요청했고, 김 씨는 ‘가서 커피 한 잔 마시고 오면 된다’고 조언했다. 조 씨가 검찰 수사 과정에서 한 검사가 타준 커피를 마셨고, 그 뒤로 사건이 없어졌다는 게 수사 무마 의혹의 골자다.
각종 녹취록 등에 따르면 김만배 씨는 조 씨 사건을 무용담처럼 거론했다. 여기에 살이 붙으면서 그 커피를 타준 주인공이 당시 대검 중수부 2과장이던 윤석열 검사였다는 이야기로까지 번졌다. 이는 앞서 언급했듯 윤석열 몸통론의 근거로 작용했다.
김만배 씨는 9월 7일 자정 석방되면서 윤석열 대통령을 둘러싼 ‘대장동 몸통론’에 대해 언급했다. 김 씨는 “(당시 윤 대통령이) 대검 중수과장으로서 그런(수사를 무마할) 영향력 있는 위치에 있지 않았다”고 했다. 사실상 윤석열 몸통론을 부인한 셈이었다. 이와 더불어 김 씨는 뉴스타파에 공개된 본인 음성파일이 기획된 인터뷰가 아니라고 주장했다. 김 씨는 “(나는) 대선 국면까지 바꿀 수 있는 사람이 아니”라고 항변했다.

한 부동산업 관계자는 통화에서 “조우형 씨는 그동안 유동규, 남욱, 정영학 등 민관에 걸쳐 포진해 있던 대장동 키맨들과는 결을 달리하지만, 그들보다도 중요한 역할을 했을 가능성이 있다”면서 “지금까지 거론됐던 키맨들이 어떤 정무적 문제를 풀어나가는 해결사 역할을 했다면, 조우형은 대장동 사업에서 주요 자금책 역할을 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어지는 그의 말이다.
“2011년 대장동 사업 초기부터 대출 브로커로 부산저축은행 대출 자금을 유치했고, 2015년에서 2017년 사이엔 SK그룹 계열사라고 알려진 킨앤파트너스로부터 492억 원가량 투자금을 유치한 인물이 조우형 씨다. 부동산 시행 사업을 추진하는 데엔 해결사도 중요하지만 자금 흐름을 풀어줄 자금책 역할도 막중하다.”
법조계에 따르면 조 씨는 2021년 말경 대장동 의혹 초기 수사에서 참고인 신분이었다고 한다. 그런데 수사가 진행되면서 검찰은 조 씨를 실소유주로 보고 그의 신분을 피의자로 전환했다. 천화동인 6호 명의자였던 조현성 변호사와 조 씨 사이 계좌 거래 내역이 파악되면서였다.
천화동인 6호는 대장동 사업 수익 7% 정도를 배당받은 자회사였다. 조 씨가 실소유주로 지목되기 시작하면서 천화동인 6호 명의자인 조현성 변호사는 범죄수익을 차명으로 숨겨준 혐의를 적용받았다. 검찰은 대장동 민간사업자들로부터 “조 씨가 조 변호사에게 천화동인 6호를 명의신탁 관리해주는 대가로 사업 배당금 10%를 주기로 약속했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진다.

업계에선 조 씨가 천화동인 6호에 명의를 등록할 경우 배당금 일부로 추징금을 내야 하는 상황을 우려해 명의신탁 관리자를 전면에 내세운 것으로 본다. 명의신탁 관리를 했던 조 변호사가 소속돼 있던 법무법인은 박영수 전 특검이 대표를 지냈던 곳으로 파악됐다.
법조계 내부에 따르면 검찰은 조 씨가 천화동인 6호 배당수익을 빼돌린 정황을 포착해 이를 추적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검찰은 조 씨가 빼돌린 배당금 중 일부가 박 전 특검 등을 비롯한 ‘50억 클럽’과도 연관이 있는지를 들여다보고 있다. 천화동인 6호 배당수익이 로비자금으로 쓰였을 가능성을 의심하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다 검찰은 조 씨가 다른 민간업자들과 함께 ‘서판교 터널 개통 계획’이라는 미공개 정보를 외부에 유출해 이득을 취한 것으로도 보고 있다. 킨앤파트너스가 화천대유에 400억 원이 넘는 금액을 투자한 이유 중 하나가 서판교 터널 개통 계획인 것으로 전해진다.
‘정영학 녹취록’에 따르면 김만배 씨는 조우형 씨로 인해 대장동 사업에 발을 담그게 됐고, 큰돈을 벌게 됐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대장동 의혹 핵심 키맨인 김 씨를 대장동으로 이끈 시발점으로 조 씨가 언급된 셈이다. 한 검찰 관계자는 “대장동과 같은 시행사업을 하려면 무엇보다 해결사가 필요하다. 부산저축은행 사건 때 김만배 씨의 힘을 목격한 조 씨가 그를 영입한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지금까지 천화동인 6호 관련 수사는 ‘50억 클럽’ 배후를 밝혀낼 주요 징검다리로 여겨져 왔다. 이는 여권의 아킬레스건이 될 것이란 전망이 많았다”면서 “하지만 뉴스타파 보도 의혹이 불거지면서 천화동인 6호에 대한 해석이 달라지고 있다”고 했다. 그는 “천화동인 6호는 화천대유 ‘핵심 자금책(조우형)’의 비밀이 담긴 판도라의 상자가 될 것 같다”고 점쳤다.
이동섭 기자 hardout@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