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원들 역시 일반인과 마찬가지로 자산의 상당 부분을 부동산으로 비축하고 있었다. 19대 의원 가운데 가장 많은 부동산을 보유한 의원은 새누리당 박덕흠 의원(충북 보은옥천영동)이었다. 대한전문건설협회 회장직을 맡고 있기도 한 박 의원은 서울시 송파구, 경기도 용인시 여주시, 강원도 홍천, 충북 괴산 등 대지와 밭 임야 등을 포함해 약 226억 원의 부동산을 보유하고 있다. 박 의원은 최근 검찰로부터 공직선거법 위반 여부를 조사받고 있다. 4·11 총선 뒤 운전기사에게 건넨 1억 원을 두고 대가성 있는 돈인지, 퇴직금인지 공방이 벌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 부동산과 예금 부문에서 1위에 오른 새누리당 박덕흠 의원(왼쪽)과 1119억대의 주식을 보유해 ‘주식 거부’ 2위에 오른 새누리당 고희선 의원. |
네 번째 부동산 자산가인 새누리당 홍문종 의원은 총 163억 원가량을 신고했는데 이 중 100억 원가량이 자신이 이사장으로 있는 아프리카예술박물관과 박물관 매입 당시 일괄 인수받은 인근 무허가 건물의 값이었다. 홍 의원은 박물관 내 자신이 소장하고 있는 아프리카 조각품 7점과 박제 6점을 1억 3000여만 원으로 신고하기도 해 눈길을 끌었다.
다섯 번째로 많은 부동산을 가진 의원은 새누리당 정몽준 의원이었다. 정 의원은 토지 36억 원과 건물 67억 원 등 총 103여억 원을 신고했는데 이는 전체 자산의 0.5% 수준이다. 정 의원은 배우자 명의로 그랜저TG, 베라크루즈, 제네시스 등 총 5대의 차량을 보유하고 있어 눈길을 끌었다.
부동산 다음으로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주식(유가증권)이다. 19대 의원들의 유가증권 평균 보유액은 76억 3373만 원이었고 10억 원 이상의 주식을 보유한 ‘주식 거부’도 13명이나 됐다. 1조 9848여억 원의 유가증권을 보유한 정몽준 의원을 제외하고 가장 많은 주식을 보유한 의원은 고희선 의원으로 자신이 회장으로 있는 농우바이오 790만 주, 1023여억 원을 비롯해 총 1119여억 원어치의 주식을 보유하고 있었다. ‘박근혜 테마주’로 알려진 동일고무벨트의 최대주주인 김세연 의원은 931여억 원의 주식을 보유해 3위에 올랐는데 전년도에 비해 316억 원가량 증가한 금액이다. 선진통일당 성완종 의원은 약 290억 원의 유가증권을 신고해 새누리당 의원들 사이에서 눈에 띄었다. 성 의원 역시 주식의 대부분이 자신이 회장으로 있는 경남기업(252여억 원)의 주식이었다. 5위는 새누리당 윤상현 의원으로 부인과 함께 136여억 원의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 한편 주식이 전혀 없는 의원도 전체 54.2%인 162명에 달했다.
국회의원들 사이에서 가장 관심을 끄는 재산신고 항목은 예금보유액이다. 보통 정치후원금 통장 역시 이 항목으로 신고하는 경우가 많아 어느 의원이 후원금이 많이 들어오는지, 동료 의원의 ‘실탄’을 가늠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8월 새롭게 재산을 신고한 183명의 19대 의원을 대상으로 확인한 결과 10억 이상의 예금을 보유한 ‘현금 부자’ 의원은 총 17명이었다.
예금보유액 1위 의원은 부동산에 이어 새누리당 박덕흠 의원이 차지했다. 본인과 배우자 세 자녀들의 예금액이 72여억 원이었다. 그 뒤를 이어 강남 지역 의원들의 예금액이 많았는데 강남갑에서 당선된 심윤조 의원(주 오스트리아 대사 역임)은 약 44억 원을 신고해 2위였다. 44억 가운데 약 38여억 원이 배우자 앞으로 돼 있다. 서초갑 새누리당 김회선 의원(법무부 기획관리실장-국정원 2차장 역임)은 본인과 배우자 장남의 예금액을 합해 34여억 원을 신고해 뒤를 이었다. 새누리당 공천헌금 파동에 휩싸인 현영희 의원은 예금보유액을 약 29억 원으로 신고했는데 남편인 임수복 강림CSP 회장이 약 23억 원, 장남이 약 5억 원이었고 정작 본인 명의의 예금액은 1억 1000여만 원에 불과했다. 마지막으로 예금액 20억 원을 넘긴 의원으로는 경기 화성갑의 새누리당 고희선 의원(25억여 원)과 새누리당 정우택 최고위원(24여억 원)이었다.
김임수 기자 imsu@ilyo.co.kr
김종훈 900만원대 바이크, 박지원 3000만원대 다이아
▲ 김종훈 의원(왼쪽)과 박지원 원내대표. |
현역 의원들은 주로 배우자 명의로 보석류를 신고하기도 했다. 앞서의 김종훈 의원은 1400만 원 상당의 다이아몬드 2캐럿을, 같은 당의 김정훈 의원은 다이아몬드 1캐럿(1000만 원)을 각각 신고했다. 정의화 의원도 배우자 명의로 1.5캐럿 다이아몬드 반지 2개와 지름 5㎜짜리 진주 80개를 1970만 원에 신고했다. 민주당에서는 박지원 의원이 3000만 원 상당의 다이아몬드 3캐럿, 배기운 의원이 3000만 원 상당의 금, 신장용 의원은 배우자 명의의 24K 금 112g을 750만 원에 신고했다. 새누리당 류지영 의원 역시 총 1500만 원 상당의 다이아몬드 2.1캐럿과 진주목걸이를 신고했다.
그림들도 눈에 띄었는데 새누리당 유일호 의원은 운보 김기창 화백의 ‘미인도’(1000만 원 상당)를 비롯해 동양화 3점을 보유했고 장윤석 의원도 회화 2점, 조각 1점을 신고했다. 통합진보당 강동원 의원의 경우 재산을 -3000만 원으로 신고했음에도 서예 2점, 회화 4점을 5500만 원에 신고해 눈길을 끌었다. [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