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서현 이사장의 새로운 자택 공사는 이태원동 101-X 등 토지 5필지에서 이뤄지고 있다. 부동산등기부에서 기록이 확인되는 이태원동 101-X의 최초 소유주는 나카무라(中村) 씨다. 이후 후쿠다(福田) 씨 등이 해당 부동산을 소유했던 것으로 확인된다. 다만 정확한 매입 일자와 매매가 등은 확인되지 않는다.
해방 후 이태원동 101-X 등은 조선주택영단 소유로 변경된다. 한일기본조약에 따라 일제강점기 일본 자본에 의해 지어진 건축물이 한국에 귀속됐기 때문이다. 부동산등기부에 따르면 은 아무개 씨가 1973년 이태원동 101-X 등의 부동산을 넘겨받았고, 이후로도 몇 차례 부동산 거래가 있었다.
이어 고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의 차녀 이숙희 씨가 1975년 6월 이태원동 101-X 등을 매입했다. 이숙희 씨는 1992년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에게 해당 부동산을 매각했고, 이 회장도 한동안 이곳에 거주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이 회장은 2020년 해당 토지와 자택을 이서현 이사장에게 247억 3580만 원을 받고 매각했다.
조선주택영단은 1948년 대한주택영단으로 사명을 변경했다. 하지만 해당 건물은 1958년 대한주택영단이 아닌 조선주택영단 이름으로 부동산등기부에 건물을 등록했다. 이 건물은 1966년 해당 건물이 13평 3홉(약 44㎡) 크기의 보일러실이라고 추가로 등록됐다. 주변인들의 증언을 종합해보면 이태원동 101-X 건물은 이미 1990년대에도 존재하지 않았던 건물이다.
이재용 회장은 2018년 자택에 대한 멸실등기를 진행했고, 이서현 이사장은 2020년 자택 신축에 들어갔다. 이재용 회장은 이서현 이사장에게 토지를 매각하기 전 기존 건물을 전면 철거했다. 따라서 이태원동 101-X 건물이 설령 존재했더라도 이재용 회장이 건물을 철거할 당시 같이 철거됐을 가능성이 높다. 실제 국토지리정보원이 제공한 2020년 위성사진을 살펴보면 해당 부지 철거 후에는 어떠한 건물도 남아있지 않았다. 일요신문이 직접 건설 현장에 방문했을 때도 특별한 건물을 발견할 수 없었다.
그럼에도 부동산등기부에는 이태원동 101-X가 현존하는 건물로 나타난다. 부동산등기법에는 “건물이 멸실된 경우에는 그 건물 소유권의 등기명의인은 그 사실이 있는 때부터 1개월 이내에 그 등기를 신청해야 한다”며 “존재하지 않는 건물에 대한 등기가 있을 때 그 소유권의 등기명의인은 지체 없이 그 건물의 멸실등기를 신청해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조선주택영단은 현존하지 않는 법인이다. 대신 대한주택공사가 1962년 설립되면서 조선주택영단의 업무를 계승했다. 대한주택공사는 2009년 한국토지공사와 합병하면서 현재의 LH가 탄생했다. LH는 조선주택영단의 멸실등기 의무를 승계했는지 여부에 대해 확답을 주지 못하고 있다. 이와 관련, LH 관계자는 “오래전 일이라 확인이 어렵다 보니 확실한 답변을 주기 애매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박형민 기자 godyo@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