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F9 로운 탈퇴까지 험난 “배신자” 뒷말…빅스 차학연 활동 불참 “차라리 탈퇴해라” 분노
최근 이슈가 됐던 건 보이그룹 빅스(VIXX)의 완전체 활동이었다. 11월 21일 다섯 번째 미니앨범 ‘컨티뉴엄(CONTINUUM)’으로 컴백할 예정이었으나 리더이자 현재 배우로 활동 중인 차학연(빅스 활동명 엔)이 활동 불참을 알려왔다.
빅스의 경우 2012년 엔, 레오, 켄, 혁, 홍빈, 라비의 6인조로 데뷔했으나 2020년 8월 인터넷 생방송 중 논란 발언으로 물의를 빚은 홍빈이 탈퇴했고, 병역비리 문제가 불거진 또 다른 멤버 라비가 탈퇴하면서 4인조로 재편성됐다. 1월 발매한 ‘고너 비 올 라이트(Gonna Be Alright)’에서 차학연을 제외한 3명(레오, 켄, 혁)만이 참여했으니, 이번 컴백이 정상적으로 이뤄졌다면 이들 4인조의 첫 공식 활동이 되는 셈이었다.
11월 5일 차학연의 소속사 51K는 “엔(차학연)은 오는 21일 발매 예정인 빅스 다섯 번째 미니앨범 ‘컨티뉴엄’ 및 음반 활동에 부득이하게 참석하지 못하게 됐다”고 알렸다. 드라마 촬영 스케줄과 앨범 제작 일정이 맞물리게 됐다는 게 이유였다. 차학연은 빅스 데뷔 2년 만인 2014년 MBC 드라마 ‘호텔킹’ 조연으로 연기를 시작해 현재 9년차 배우이기도 하다.
소속사의 공식입장이 나온 직후 차학연 역시 빅스 공식 팬카페를 통해 불참 의사를 밝혔다. 그는 “기약 없는 기다림에 팬 분들이 힘들어하시는 모습과 지금 빅스를 지키고 있는 멤버들에게도 부담을 지어주는 것은 아닌가 생각도 많았다”라며 “오랜 시간 멤버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상의했지만, 결국 이번 활동에 빅스의 리더 엔으로서 함께하지 못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팬들의 실망은 예견된 수순이었다. 이번 컴백은 2019년 싱글 ‘패럴렐(PARALLEL)’ 이후 약 4년 만의 완전체 활동이었다. 게다가 탈퇴한 전 멤버들의 부정적인 이미지를 벗고 남은 멤버들과 팬덤이 모두 다시 한 번 심기일전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가 컸던 탓이었다.
더욱이 불참 결정에 앞서 차학연이 예능 프로그램에 나와 빅스의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추는 등 여전히 ‘빅스 출신’이라는 정체성을 꾸준히 드러내 왔었다는 점을 지적하며 “팬들을 희망 고문했다”는 불만이 터져 나왔다. 그러면서도 1월 빅스 팬 콘서트조차 참석하지 않았던 리더의 행보를 놓고 배우 활동에 매진하겠다면 팀을 탈퇴해야 한다는 강경한 목소리도 높다.
앞서 또 다른 보이그룹 SF9 출신의 배우 로운 역시 배우 활동을 중시하다 결국 팀을 탈퇴했다. 2016년 SF9으로 데뷔해 이듬해부터 배우 활동을 시작한 로운은 지난 9월 소속사인 FNC엔터테인먼트와 재계약을 체결했지만 SF9 팀 활동보단 배우 스케줄에 중점을 뒀다. 이를 두고 팬덤 내에서 지적이 이어지자 결국 팀 탈퇴 소식을 알린 그는 이후 KBS2 월화 드라마 ‘혼례대첩’의 주연을 맡아 ‘배우 로운’으로서의 활발한 행보를 보여주고 있다.
로운 역시 탈퇴까지의 과정이 험난했고 팬들로부터 ‘배신자’라는 비난을 듣긴 했지만, 이번 빅스의 이슈를 두고서는 “차라리 로운처럼 탈퇴하는 게 낫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오랜 시간 팀을 응원해왔던 팬의 입장에서는 팀 활동에 아예 애정이 떨어졌거나 우선순위에서 뒤로 밀려있는 것이 확연히 보이는 모습을 감내하는 것보다 미련 없이 떠나보내는 게 편하다는 것이다. 실제로 빅스의 팬들은 차학연의 팀 활동 불참 입장이 나오기 수개월 전부터 그의 태도를 지적하며 “탈퇴하고 각자의 자리에서 서로를 응원하자”는 입장을 꾸준히 내놓기도 했다.
다만 이런 이슈는 아이돌 출신 배우들 중 적지 않은 수가 겪는 일이기 때문에 새삼스럽지 않다는 게 업계의 이야기다. 평균 7년의 계약기간을 마친 뒤 재계약 시점에 놓인 멤버들은 솔로 가수 데뷔나 프로듀서, 배우로 각자 길을 선택하게 되는데, 배우로 전향했을 경우엔 ‘시간싸움’에서 살아남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한 배우 전문 소속사 관계자는 “아이돌 출신 배우의 경우 아이돌로 활동을 병행하는 동안은 그냥 배우가 아니라 ‘아이돌 출신’이라는 꼬리표가 달리게 된다. 그룹 활동이 진행 중이거나 예정돼 있다면 아무리 연기를 잘해도 그 긴 시간 내내 계속 꼬리표를 떼지 못한다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러니 계속 배우로 활동하고 싶다면 계약 종료 후 빠른 시간 안에 아이돌 티를 벗어야 하는데 팬덤은 완전체 활동을 원하고, 그걸 무시하고 그냥 나오자니 배신자 취급을 받게 되는 딜레마를 겪게 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결국 팬들의 원망을 사더라도 빠르게 탈퇴 후 각자의 위치에서 서로를 응원하는 게 현재로선 최선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한편 데뷔 11주년을 맞이한 빅스는 11월 21일 오후 6시 ‘컨티뉴엄’을 발매한다. 앨범에는 타이틀곡 ‘앰니지아(Amnesia)’를 포함해 총 5곡이 수록됐으며 이와 더불어 오는 12월 9~10일 양일간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일곱 번째 국내 단독 콘서트를 연다.
김태원 기자 deja@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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