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시 김길수를 감시했던 교도관은 모두 2명. 3명이었던 입원 수용자 감시 인력은 2021년 11월 내부지침이 개정된 이후 2명으로 축소된 상태였다. 김길수가 화장실에 가겠다고 할 때 한 명은 아예 자리를 비웠고, 또 다른 한 명은 수갑을 풀어준 뒤 화장실 문도 제대로 지키지 않았다.
도주 뒤 대응도 엉망이었다. 112 신고는 도주 1시간이 지나서야 이뤄졌고 병원 관계자도 뒤늦게 상황을 파악했지만 이미 김길수는 택시를 타고 의정부로 가고 있었다. 현장에 있던 서울구치소 직원 2명은 자체적으로 김길수를 쫓다가 신고가 지연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7층에서 지하 2층까지 따라갔지만 끝내 놓쳤다”고 주장했다.
일각에서는 교정 직원이 김길수의 도주를 알게 된 시점이 언제이며 그 시점부터 신고가 얼마나 늦어진 것인지에 대한 진상규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교정당국 도주 사고 매뉴얼에는 초동 조치 후 바로 기동타격대를 출동시키고, 관할 경찰서에 체포 요청을 하게 돼 있다. 하지만 매뉴얼은 전혀 지켜지지 않았다.
11월 6일 YTN 보도에 따르면, 김길수가 택시를 탑승하고 떠나기 시작한 오전 6시 53분으로부터 5분이나 지난 6시 58분에서야 교정당국이 전 직원 비상 발령 문자를 전송했으며, 그로부터 18분이 지난 7시 16분에 평촌역과 해당 병원을 수색하라는 지시가 내려갔다고 한다. 또한 공개 수배도 오전 9시쯤에 이뤄졌다.
경찰은 김길수를 접견 조사하는 과정에서 교도관들이 계호(범죄자를 경계하여 지킴) 규정을 위반했는지 등을 조사할 것으로 보인다. 법무부는 경찰 수사 이후 필요에 따라 자체 진상 조사 등을 거친 뒤, 교도관들에게 책임이 있다면 적절한 징계에 나설 예정이다.
법무부 관계자는 “경찰 수사가 끝나면 내부적으로 확인을 거친 뒤 종합해서 판단할 것”이라면서 “계호 과정에 문제가 있었다면 대책을 마련하는 등 내부 점검에도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손우현 기자 woohyeon1996@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