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세 CU 편의점 중심, 시장 포화 ‘한계’ 목소리…BGF “차별화로 선순환 구조 만들 것”
#GS리테일과 치열한 접전
편의점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의 3분기 연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7% 증가한 2조 2068억 원을 기록했다. 경쟁브랜드인 GS25를 운영하는 GS리테일과는 나란히 유통업계 시총 1·2위를 달리며 한때 유통업계 ‘대장주’로 꼽혔던 이마트와 롯데를 뛰어넘은 셈이다.
편의점 업계에서는 BGF리테일과 GS리테일이 1·2위를 다투며 치열한 접전을 이어가고 있는 양상이다. 점포수는 BGF리테일이 운영하는 CU 개수가 더 많다. 올해 상반기 CU 점포는 약 1만 7400개, GS25는 1만 7000개로 약 300~400개 차이다. 하지만 편의점 매출은 GS리테일이 계속 앞서고 있다. 영업이익만 놓고 보면 사정이 또 다르다. 3분기 영업이익은 GS리테일이 780억 원, BGF리테일이 870억 원을 기록했다. 한마디로 엎치락뒤치락하고 있는 셈이다.
눈에 띄는 점은 BGF리테일이 매출 격차를 꾸준히 좁혀나가고 있다는 점이다. 2021년과 지난해 기준 매출 규모 격차는 각각 4493억 원, 2022억 원이었다. 올해는 3분기까지 249억 원의 차이가 났다. 3분기만 놓고 보면 격차는 60억 원 수준으로 좁혀진다. 조철휘 한국유통포럼 회장은 “접전이 치열하다 보니 양쪽 모두 쥐어짜 내고 있다. 연초 포부와 달리 올해 매출은 BGF리테일이 앞서기가 힘들 것으로 보이지만 내년은 두고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해외에서도 경쟁은 이어지고 있다. BGF리테일은 현지 파트너사와 프랜차이즈 계약을 맺고 2018년 몽골, 2021년 말레이시아에 진출했다. GS리테일 역시 2018년 베트남에 이어 2021년 1월 몽골에 출점했다. 양사 모두 해외에서 400~500개 점포를 운영 중이다. 다만 BFG리테일과 GS리테일은 각각 상대가 선점하고 있는 베트남과 말레이시아 진출은 성공하지 못한 상태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GS25가 수도권 점포 비중이 더 높고 가맹본부의 임차 비중이 더 높기 때문에 구조적으로 매출이 높게 나온다. 단기간에 쉽게 바꿀 수 있는 변수는 아니다”라며 “그러나 BGF리테일이 매출 규모를 점점 따라잡고 있고 영업이익은 훨씬 잘 내고 있기 때문에 뒤쳐지고 있다는 생각은 안 든다”라고 말했다.
#BGF리테일 "스테디셀러 더 내놓을 것"
GS리테일의 경우 편의점뿐만 아니라 호텔, 홈쇼핑, 슈퍼마켓 사업까지 영위하며 요기요를 통해 퀵커머스 사업까지 진출했다. 올해 3분기에는 파르나스호텔이 역대 최고 실적을 경신하면서 효자 노릇을 하기도 했다. 반면 BGF리테일은 편의점 사업에 편중돼 있다. BGF리테일이 보유한 자회사들 역시 푸드나 물류 계열사로 편의점 사업과 긴밀하게 연결돼 있다.
올해 국내 편의점 시장 규모는 약 30조 원 내외로 전망된다. 이미 대형마트를 앞섰고 백화점까지 넘어서는 규모로 성장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문제는 이미 신규 출점이 거의 불가능할 정도로 시장이 포화상태라는 점이다. 전국 편의점 수는 약 5만 5000여 곳에 육박하는데 우리나라보다 인구가 2.5배가량 많은 일본의 편의점 점포수가 5만 6000여 곳 남짓이다. 인구 대비 국내 편의점 수가 훨씬 많은 셈이다.
신규 점포를 내기에는 마땅한 부지가 없는 상황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편의점업계 한 관계자는 “타사가 오픈했는데 잘 되고 있는 지역을 가장 검증된 곳으로 꼽는다. 계약 만료 시점에 영업사원들이 점주들을 찾아다니며 경쟁사 점포를 치열하게 뺏어오려고 하는 이유”라며 “이미 제로섬 게임에 접어든 상황이고 터닝포인트를 찾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무리한 확장 전략은 기존 점포에게도 부담으로 작용한다. 국내는 반경 250m만 벗어나도 같은 브랜드의 점포를 출점할 수 있다. 한 CU 가맹점주는 “8년 전에 오픈했을 때는 주변에 편의점이 없어서 일 매출을 270만 원까지 올렸는데 지금은 주변에 같은 CU가 2개, GS25 2개, 이마트24가 1개 들어오면서 일매출이 130만 원 수준으로 절반 넘게 떨어졌다”며 “가맹본부가 점포수 경쟁을 하는 이유가 시장의 우위권을 잡으려고 하는 건데 그 본부의 경쟁력 싸움 때문에 개별 점포들은 다 죽어나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박성의 진짜유통연구소 소장은 “차별화 상품을 제외하면 편의점은 부동산 사업이라서 한 번 자리잡고 나면 특별히 매출이 뾰족하게 더 오를 요소는 없다. 국내에서는 이미 출혈경쟁 분위기”라며 “기존 점포의 상권을 갉아먹는 상황이기 때문에 해외 진출에 더 주력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조철휘 회장은 “해외로 적극 진출하려면 항만에 물류 거점이 필요한데 BGF로지스가 내년 하반기 가동을 목표로 부산에 물류센터를 세팅 중이기 때문에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BGF리테일 관계자는 “지난해 초에 출시한 연세우유 크림빵이 작년에만 2500만 개가 나갔고 올해 상반기에 1500만 개가 팔렸다. 차별화 상품이 스테디셀러가 되면 계속 재구매가 일어나면서 고정적인 매출이 확보되는 측면이 있다”며 “이런 차별화 상품을 꾸준히 출시하고 폐점 점포보다 출점 점포수를 더 늘려나가며 선순환을 만들어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김정민 기자 hurrymin@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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