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로보틱스·에코프로머티·DS단석 등 코스피 선전…‘LS머티 웃고 파두 울고’ 코스닥 종목 희비 엇갈려
#두산로보틱스, 상장하자마자 대장주 등극
올해 신규 상장한 기업 중에 특히 주목받은 기업은 10월 5일 상장하자마자 로봇 대장주로 등극한 두산로보틱스다. 공모가 2만 6000원에 상장한 두산로보틱스는 상장하자마자 당일 종가 기준 시가총액이 3조 3317억 원에 달하면서 그간 로봇주 맏형 노릇을 했던 레인보우로보틱스(시총 2조 7336억)를 단숨에 따라잡았다. 상장 이후 두산로보틱스는 연일 사상 최고가 기록을 새로 쓰며 국내 증시에서 로봇산업에 대한 관심을 끌어올렸다. 지난 12월 21일 기준 종가는 11만 9100원으로 상장한 지 석 달도 되지 않아 시총 7조 원을 넘기며 코스피 시총 순위 50위 이내에 안착한 상태다.
11월 17일 상장한 2차전지주 에코프로머티의 주가 역시 고공행진을 이어나갔다. 에코프로머티의 공모가는 3만 6200원이었으나 12월 21일 기준 종가는 19만 8900원으로 공모가 대비 주가가 449.45%가량 폭등했다. 올해 3분기 적자전환 후 김병훈 대표가 임직원과 주주들에게 공식서한을 보내 실적 부진에 대해 사과하는 해프닝도 있었으나 상장 직후 2주간 거래대금이 시총 1위인 삼성전자 거래대금을 웃돌았을 정도로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상장 후 약 한 달 만에 시총이 13조 원을 넘어선 에코프로머티는 코스피 시총 순위 20위권에 진입했다.
반면 올해 첫 코스피 신규 상장사로 기대를 한몸에 받았던 철강주 넥스틸은 주가와 실적이 모두 내려앉았다. 올해 3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59%가량 감소하면서 영업이익이 적자전환한 넥스틸은 1만 1500원이었던 공모가에 비해 최근 주가는 30%가량 하락한 상황이다. 올해 11월 21일 상장한 동인기연 역시 IPO 흥행에 실패한 데 이어 상장 후 주가가 지속적으로 약세를 기록하며 주가가 공모가였던 3만 원 대비 30%가량 하락했다.
올해 마지막으로 코스피에 입성한 회사는 12월 22일 상장한 DS단석이다. DS단석은 개장 직후 10여 분 만에 공모가(10만 원) 대비 300% 오른 40만 원에 거래되며 ‘따따블’(공모가 대비 4배 상승) 달성에 성공했다. 앞서 올해 코스닥에 신규 상장한 케이엔에스, LS머트리얼즈에 이어 세 번째 ‘따따블’이다. 청약 증거금으로도 총 15조 72억 원이 몰리며 올해 상장한 기업 중 세 번째로 청약 증거금이 많이 몰린 회사로도 주목을 받았다.
DS단석은 바이오에너지와 배터리, 플라스틱 등을 재활용하는 리사이클링 전문기업이다. 구주매출 비중이 높고 증권신고서에 신주모집을 통해 유입되는 자금을 채무상환에 사용하겠다고 밝힌 바 있어 IPO 흥행 여부가 불투명하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그러나 연말 마지막 공모주로 흥행에 성공하면서 새해 초 IPO 시장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으리라는 분석이 나온다.
#천국과 지옥 오간 코스닥 상장사 파두
올해 코스닥에 입성한 기업들 사이에서는 극명하게 희비가 갈렸다. 지난 12월 21일 기준 올해 코스닥 상장사 77개사 중에 공모가 대비 주가가 오른 회사는 41개사였고 떨어진 회사는 36개사로 집계됐다.
특히 올해 투자자들의 주목을 받은 회사는 파두다. ‘팹리스(반도체 설계 전문회사) 유니콘’으로 주목받으며 기술특례 상장을 추진한 파두는 올해 8월 7일 코스닥에 입성해 9거래일 만에 시총 2조 원을 돌파했다. 그런데 3분기 매출액이 3억 2000만 원 수준에 불과한 사실이 드러나 시장에 충격을 안겼다. 설상가상으로 2분기 매출액 역시 5900만 원 수준이었다는 사실이 드러나며 연간 1200억 원대의 예상 매출액을 제시했던 파두는 ‘사기 상장’ ‘뻥튀기 상장’ 논란에 시달렸다.
상장 당시 공모가 3만 1000원으로 평가받았던 파두의 주가는 논란 이후 1만 7000원대로 떨어졌다. 12월 21일 기준 종가도 공모가 대비 27.74% 떨어진 2만 2400원에 머무르고 있다. 피해를 입은 일부 주주들이 국내에서 IPO와 관련한 첫 번째 집단소송을 예고하고 있다.
올해 7월 중순 상장한 2차전지 제조장비 기업 필에너지도 상장 전 관심에 비해 힘을 쓰지 못했다. 상장 직전 필에너지에 몰린 청약 증거금은 15조 7600억 원으로 두산로보틱스(33조 1093억 원) 다음으로 높은 수치다. 하지만 12월 21일 종가 기준 주가는 1만 8330원으로 공모가 대비 46.09%가량 하락한 상황이다. 상장 직후부터 내리막을 그리던 주가는 올해 10월 중순 대규모 보호예수 물량이 풀리면서 맥을 못 추고 있는 상태다.
김영섭 CEO 부임 이후 KT가 야심차게 상장한 밀리의서재 역시 상장 이후 줄곧 내리막이다. 밀리의서재의 주가는 12월 21일 기준 1만 7230원으로 공모가인 2만 3000원 대비 25.09%가량 떨어졌다.
응용 소프트웨어 개발 및 공급업을 영위하는 토마토시스템의 주가는 12월 21일 기준 공모가 대비 77.09% 하락했고, 초반 공모가 산정 당시 고평가 논란으로 주목을 받았던 나라셀라도 71.1% 떨어졌다. 특히 2차전지·반도체주 중에서도 일부 기업들의 주가가 약세를 면치 못했다. 같은 날 기준 반도체 소자 제조업을 영위하는 시지트로닉스 주가는 공모가 대비 52.88%, 2차전지 소부장 기업인 유진테크놀로지는 25.53%, 반도체·광학·디스플레이 관련 사업을 영위하는 쏘닉스는 36.8%가량 떨어졌다.
반면 2차전지주인 LS머트리얼즈는 공모가 대비 12월 21일 주가는 650%가량 올랐다. △케이앤에스(241.74%) △제이오(126.15%) △한선엔지니어링(36.86%) △나노팀(14.85%) 등도 상승을 기록했다. 반도체 섹터에서는 △미래반도체(290%) △퀄리타스반도체(153.82%) △그린리소스(96.76%) △에이직랜드(76.8%) △티이엠씨(67.14%) △기가비스(65.12%) △워트(44.15%) △아이엠티(32.79%) △자람테크놀로지(32.27%) 등이 공모가 대비 상승세를 보였다.
반도체나 2차전지주가 아닌데도 눈에 띄는 강세를 보인 코스닥 기업들도 일부 있었다. 바이오 의료장비 제조·판매업을 영위하는 큐리옥스바이오시스템즈는 공모가 대비 주가가 218.85%가량 폭등했다. 육아가구 브랜드를 영위하는 꿈비와 4D이미지 레이더 개발업체인 스마트레이더시스템 역시 공모가 대비 주가가 각각 143.2%와 126.75% 상승했다.
2024년 IPO 시장은 연초부터 대어급 기업들이 출격할 것으로 예상된다. 조 단위의 몸값을 예고하고 있는 에이피알이 12월 12일 한국거래소로부터 상장 예비심사 승인을 받았다. 엔카닷컴, 플랜택, HD현대마린솔루션도 상장 예비심사를 청구한 상태다. 특히 기업가치가 10조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는 토스의 운영사 비바리퍼블리카도 IPO를 위한 입찰제안요청서를 발송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정민 기자 hurrymin@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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