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명한 공직사회 목표로 감사담당관실 신설...결과는 낙제점(?)
국민권익위원회는 지난해 12월 28일, 498개 행정기관 및 공직 유관단체의 청렴 수준을 종합적으로 평가한 ‘2023년도 공공기관 종합청렴도 평가’ 결과를 발표했다.
평가는 민원인 15만 7천 명과 기관 내부 공직자 6만 7천 명 등 약 22만 4천 명이 참여한 설문 조사 결과인 ‘청렴체감도’, 각급 기관이 1년간 추진한 부패방지 노력을 평가하는 ‘청렴노력도’, 그리고 부패사건 발생 현황인 ‘부패실태 평가’를 합산해 도출했다.
그런데 가평군은 종합청렴도 평가 조사에서 경기도 내 하위권인 4등급을 부여받았다. 청렴체감도와 청령노력도 모두 지난해보다 하락해 4등급에 위치한 것이다.
특히, 눈길은 끄는 부분은 청렴노력도가 2계단 하락한 부분이다. 청렴노력도 하락은 반부패 시책 및 추진계획 수립과 부패 취약분야 개선 노력, 기관장 관심과 노력, 부패 유발요인 정비, 시책 효과성 등 12개 지표 평가에서 2계단 떨어진 것으로 가평군의 노력 부족으로 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청렴체감도가 하락한 부분도 문제로 지적된다. 청령체감도가 떨어졌다는 것은 2023년 동안 민원인과 공직자들이 업무처리의 기준과 절차의 투명성이나 연고 관계나 사적이해관계에 의한 특혜 제공 등에서 낮은 평가를 받은 것으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가평군 관계자는 “권익위 결과에 대해서는 아쉬운 부분은 있으나, 청렴도가 하락한 점에 대해서는 다시 한번 점검을 통해 개선하겠다.”라는 말과 함께 “앞으로는 청렴에 대한 컨설팅을 통해 방향성 등을 살펴보겠다.”라며 시정에 나설 것을 예고했다.
# 령(令) 안 서는 서태원 군수
일각에서는 청렴도 하락이 “예상되던 결과다.”라는 말들이 나온다. 민선 8기 시작과 함께 불거진 일련의 사건들이 청렴도 하락을 불러왔다는 것이다.
서태원 군수는 민선 8기에 들어서며 투명한 공직사회를 만들겠다며 감사담당관실을 신설했다. 또, 군민의 눈높이에서 바라보겠다며 소통정책관 제도를 만들어 6급 별정직 공무원을 채용했다.
그러나 감사담당관실을 신설하며 투명하고 공정한 행정을 펼치겠다는 다짐은 ‘청렴도 하락’이라는 초라한 성적표로 이어졌으며, 군민과 눈높이 소통을 외치며 만든 소통정책관 제도는 서 군수 측근 인사의 ‘골프장 로비 구설수’라는 의혹만 남긴 채 제 기능을 상실했다.
일부 공무원들의 도덕성 문제도 청렴도 하락 원인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해 가평군이 실시한 자체 조사에서 일부 공무원들의 주차비 횡령 의혹이나, 하도급 특혜 의혹으로 사법당국의 조사를 받았던 사건들이 청렴도 하락에 한몫했다는 주장이다.
가평군 의회 책임론도 제기된다. 군정을 올바른 방향으로 이끌어 갈 수 있도록 견제 기능을 제대로 하고 있지 않다는 주장들이 나온다. 가평군민 A 씨는 “군수가 제 역할을 수행 못 하면 의회가 지적하고 바로잡아야 하는데, 제대로 하지 못하는 것 같다.”라며 불만을 토로했다.
본지는 가평군의회 최정용 의장에게 청렴도 하락이라는 성적표를 받은 사실과 앞으로 어떻게 시정해 나갈것인지 질문했다. 최 의장은 “사회적으로 청렴 수준에 대한 요구와 기대치가 높아졌다.”라며 “가평군도 이미지 제고와 경쟁력 강화를 위해 청렴도 향상이 절실하다.”라고 청렴도 향상을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또 “인사에 대한 불신, 예산 집행에 대한 문제, 그리고 업무지시 불공정성 등 개선이 필요한 부분에 대해 가평군과 적극적으로 논의해 가겠다.”라는 말을 덧붙였다.
지역 사회에서도 청렴도 하락 소식에 불만의 목소리들이 나오고 있다. 지역주민 B 씨는 “가평군이 1년 만에 청렴도가 두 계단이나 하락한 것은 서태원 군수의 리더십에 문제가 있다고 볼 수밖에 없다.”라고 서 군수 책임론을 제기했다.
그는 또, “민선 8기가 시작된 지 1년이 훨씬 지났지만, 아직도 초보 운전사 같은 모습을 보이는 것 같아 안타깝다.”라며 군정에 대해 아쉬움을 나타냈다.
한편, 가평군은 2024년 청렴체감도 향상을 위해 4개 업무경험자(인․허가, 보조금 지원, 재․세정, 계약 및 관리)를 대상으로 청렴모니터링 및 청렴해피콜 등 반부패 시책 운영하여 외부체감도를 높이는 데 주력함은 물론, 청렴도 우수기관 벤치마킹과 국민권익위원회 청렴컨설팅, 부패 취약분야 발굴 등을 개선하기 위해 가평군 자체청렴도 용역을 실시하는 등 향상 대책 마련하겠다고 알려왔다.
최남일 경인본부 기자 ilyo22@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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