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9월 24일 국민대를 찾은 안철수 대선 후보가 무인자동차를 시승하고 있다. 사진제공=안철수 |
▲ 9월 21일 경기도 안산시 소재 청년창업사관학교를 방문한 안 후보가 학생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안철수 |
9시 30분. ‘정책네트워크 내일’의 2차 회의가 열리는 종로구 공평동 마이크임팩트 행사장은 이미 안 후보의 모습을 담기 위한 취재진들로 가득했다. 회의 시작 시간인 10시 정각에 도착한 안 후보는 VIP룸으로 직행해 포럼 참석자들과 인사를 나눈 뒤 곧바로 원탁토론을 시작했다. 회의 내용은 처음 15분 정도만 공개된 뒤 이후에는 비공개로 진행됐다.
행사장에서 빠져나온 기자들은 인근 카페에서 회의가 끝나기를 기다렸다. 현장에 함께 있던 정연순 대변인은 기자들에게 회의가 끝나고 따로 질문을 받지 않겠다고 통보했지만 2시간 가까이 기다린 취재진들을 따돌릴 수는 없는 법. 회의가 끝나자마자 기자들에게 둘러싸인 안 후보는 어떤 이야기를 주고받았는지에 관해 짧은 소감을 남긴 뒤 행사장을 빠져나갔다.
안 후보를 태운 차량은 인근에 위치한 대선캠프로 직행했다. 안 후보는 캠프 안에 마련된 사무실에서 점심을 해결하며 비공식 회의를 가졌다. 이날 출범을 알린 ‘소통과 참여를 위한 정치혁신 포럼’과 관련된 내용이었다고 한다. 12시 45분경 회의를 마무리한 안 후보는 ‘개인적인 일정’을 소화하기 위해 다시 밖으로 나갔다.
기자는 다음 공식 일정이 예정된 오후 8시까지 안 후보가 누구를 만나 어떤 이야기들을 나누었는지 취재했지만 캠프 측은 “외부에서 이루어지는 개인적인 일정과 동선을 알려 줄 수는 없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대선 출마 전과 별 다를 바 없는 ‘비밀 행보’인 셈.
이에 관해 한 매체 기자는 “대선 후보에게 개인 일정이 어디 있는가. 캠프 인선이 시급한 문제인 만큼 안 후보가 직접 (인재영입을 위한) 영업을 뛰고 있는 것 같다”고 추측했다. 캠프에 있던 한 관계자는 “오후에 포럼과 관계된 교수들과 약속이 있다는 것 같았다”라고만 전했다.
▲ 9월 23일 와우북페스티벌. |
▲ 9월 25일 내일 포럼 참석자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
같은 시각, 행사장 입구는 남은 취재진들과 몰려든 시민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안 후보를 찍기 위해 수많은 언론사의 카메라가 일찌감치 행사장으로 들어가는 바람에 정작 콘서트를 신청한 사람들이 들어가지 못하고 있었던 것. 거기에 안 후보를 보기 위해 기다리고 있던 안사모 회원들까지 합세했지만 정작 안 후보는 경호를 받으며 출입구 뒤쪽으로 들어가 팬들과 만나지도 못했다.
바깥에 있던 한 방송사 카메라맨은 “보통 좁은 장소를 방문할 때는 풀단을 구성하는 게 일반적인데 (안 후보 쪽에서) 잘 몰랐던 것 같다”라며 “앞 쪽으로 들어가 사람들과 인사라도 나눴으면 더 좋은 그림이 나왔을 것”이라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안 후보 측은 “경호상 어쩔 수 없는 문제다. 민주당 의원들도 뒤쪽 문을 이용했다”라고 전했다.
이날 안 후보는 두 명의 경호원, 한 명의 수행비서, 그리고 정연순 대변인과 함께 공식 일정을 수행했다. 봉하마을을 방문했던 25일부터는 국무총리급으로 격상된 경호(10명 안팎의 경찰 인력으로 구성)를 받으며 일정을 소화하고 있어 앞으로 그를 가까이서 보기는 더 어려울 전망이다.
대선 출마를 선언하며 국민 속으로 뛰어든 안철수 후보. 여전히 그는 꽁꽁 숨은 채 국민들의 애를 태우는 듯 보였다.
김임수 기자 imsu@ilyo.co.kr
당 사람들도 이력서 들고 ‘똑똑’
서울시 종로구 종로2가 공평빌딩 5층과 6층에 문을 연 안철수 대선캠프. 지난 9월 25일 문을 열기도 전부터 캠프 관계자들은 찾아오는 손님들을 돌려보내기에 바쁜 광경이었다. 캠프 인선이 마무리되지 않아 각계각층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는 것인데 이들 중에는 안사모(안철수 후보를 지지하는 인터넷 커뮤니티) 회원에서부터 자원봉사를 하고 싶다며 음료수를 들고 찾아오는 대학원생까지 다양했다. 이 가운데 지난 4월 총선에서 새누리당 지역구 예비후보를 신청했다 낙천한 인사도 있었다. 이 인사는 불과 한 달 전 기자와 새누리당 합동연설회에서 인사를 나누기도 했기에 더욱 기억에 남았다. 그는 기자에게 “개인적으로 안 후보에게 관심이 있어서 찾아와 봤다”고 둘러댔지만 이미 그전에 이력서가 담긴 봉투를 안 캠프 측에 전달했다.
안 캠프 측 관계자는 “찾아오는 분들이 많은데 일일이 다 받아줄 수가 없는 상황”이라며 “2007년 대선 때 이명박 캠프도 워낙 많은 사람들이 찾아오는 바람에 비공식 특보만 500명이었다는 우스갯소리가 있지 않았느냐. 우리 캠프를 그런 식으로 운영할 수는 없는 노릇”이라고 밝혔다. [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