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신문] 해발 150m의 인도네시아 발리섬 절벽 꼭대기에 난데없이 대형 여객기가 자리를 잡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혹시 불시착이라도 한 걸까.
사실 이는 퇴역한 보잉 737 여객기를 개조해서 만든 ‘프라이빗 제트 빌라’다. 지금은 사라진 ‘만다라 항공'이 보유하고 있던 여객기였으며, 현재는 러시아의 부동산 개발업자인 펠릭스 데민이 소유하고 있다.
무엇보다 이 빌라의 장점은 발리 해안선이 내려다보이는 절벽 꼭대기에 위치해 풍광이 뛰어나다는 데 있다. 하지만 전체 프로젝트를 완수하는 데만 3년이 걸렸을 정도로 결코 쉬운 작업은 아니었다. 가장 힘들었던 작업은 거대한 비행기를 해안 절벽까지 운반하는 일이었다. 비행기를 옮기는 계획을 세우는 것부터 실제 운반하는 데까지 총 두 달이 소요됐다.
결국 ‘보잉’사와 상의한 끝에 발리의 좁은 도로를 무사히 지나갈 수 있도록 비행기를 분해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한 데민은 “이를 위해 볼트 5만 개를 다 풀었다. 비행기를 절벽 꼭대기로 옮기는 데 걸린 5일이 전체 과정 가운데 가장 힘들었다”고 회상했다.
비록 어려움은 있었지만 지금 이곳은 발리섬에서 사람들이 가장 많이 찾는 숙소 가운데 하나가 됐다. 데민은 CNN과의 인터뷰에서 “사람들이 이 특이한 장소에 머무는 동안 매순간 경이로운 경험을 하길 바란다”라며 뿌듯함을 감추지 못했다.
실내 역시 아늑하게 바뀌었다. 조종석은 하늘과 바다를 내려다볼 수 있는 세련된 욕실로 개조됐고, 양쪽 날개 가운데 하나는 테라스로 바뀌었다. 다만 위치가 절벽인 만큼 안전에 대한 문제도 있다. 하지만 데민은 “이미 수많은 안전 점검을 거쳤으며, 절벽을 따라 방호벽을 설치하는 등 안전 규정을 충족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2023년 4월부터 운영을 시작한 이 빌라의 숙박 가격은 1박에 1600달러(약 210만 원)부터 시작한다. 출처 ‘CN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