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H 본사 건물 전경. LH 전직 임원들이 출자사에 화려한 재취업으로 도마에 오르고 있다. 일요신문 DB |
지난 10월 8일 LH 국정감사에서 민주통합당 이미경 의원은 “LH 임원 출신 퇴직자들이 판교 알파돔시티, 화성동탄 메타폴리스 등 PF 출자회사에 대표 및 고위직 임원으로 대거 재취업해 고액 연봉을 받고 있다”고 폭로했다.
국감자료에 따르면 2000년도 이후 출자회사에 대표이사 및 고위급 임원으로 재취업한 LH 전직 고위급 임원은 50여 명에 달한다. 이들은 재직 시절부터 인연이 닿았던 새로운 보금자리에서 평균 1억 3700만 원에 달하는 연봉을 받았다.
이 중 현재까지 PF 출자회사에 재직 중인 고위급 임원은 21명인 것으로 확인됐다. 재취업 후 다시 퇴직한 나머지 고위급 임원진들도 은퇴 직전까지 ‘억’ 소리 나는 연봉 대상자들이었다.
일례로 최근 메타폴리스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난 서 아무개 씨는 퇴임 직전까지 2억 500여만 원의 연봉을 받았다. 알파돔시티 자산관리 대표이사직을 사임한 윤 아무개 씨도 2억 1000여만 원에 달하는 고액 연봉을 챙겼다.
PF 출자회사에 재직 중인 전직 LH 임원 가운데 최고 수준의 연봉을 받고 있는 사람은 누구일까.
LH 처장 출신인 방 아무개 동탄 메타폴리스 대표의 연봉은 2억 1300만 원으로, 재취업한 LH 출신 임원 중 최고 수준이었다. 이어 LH 부사장 출신인 계 아무개 판교 알파돔시티 대표(2억 1000만 원), LH 전문위원 출신 배 아무개 스마트시티 자산관리 대표(1억 9500여 만 원) 순이다. LH 출신인 50여 명 임원들이 출자회사에 재취업해 받는 연봉은 평균 1억 3700만 원이다.
이와 관련 이미경 의원은 국감에서 “현재 PF 사업 관련 LH 출자회사에 근무해왔던, 혹은 근무 중인 임원들의 상당수가 LH 재직 시절 민간사업자와의 사업 협약 과정에 깊이 관여한 인연이 있다”며 “때문에 이들이 높은 연봉을 받아온 배경엔 ‘부적절한’ 보상의 의미가 있지 않을까 하는 의혹을 제기할 만하다”고 주장했다.
그렇다면 이 의원으로부터 의혹을 제기당한 전직 LH 고위직 임원들이 LH에서 현역으로 뛰던 시절, 직접 진행한 10여 개의 PF 사업들은 현재 어느 정도 궤도에 올랐을까.
놀랍게도 알파돔시티, 메타폴리스, 펜타포트개발, 엠시에타개발, 메가볼시티 등 10개 사업이 2단계 사업계획을 조정 중이거나 PF 조정 협의 중인 것으로 드러났다.
구체적으로는 ‘쥬네브’(사업기간·2008년 12월까지), ‘스마트시티’(2009년 12월), ‘메타폴리스’(2011년 3월), ‘모닝브릿지’(2012년 6월), ‘펜타포트개발’(2012년 12월) 등 최근 사업이 종료될 예정이었던 PF 사업 5곳의 경우 사업계획을 협의 조정해 업무를 연장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아직 사업 기간이 4~5년 남은 나머지 5개 곳 역시 사업 장기화를 예상하게 하는 사업계획 조정 협의가 들어간 상태다.
이처럼 PF 관련 전면적인 사업 장기화의 ‘밑판 작업’이 이뤄지고 있는 것을 두고 일각에서는 “PF 사업 자체가 장기화되면 될수록 현재 출자회사에서 활동 중인 LH 전직 임원들이 ‘은밀한’ 가교 역할을 하게 될 게 뻔하다”는 우려를 하고 있다. 또한 앞으로 등장할 LH 출신 고위직 ‘뉴페이스’(new face)들의 재취업 터전을 위한 꼼수가 아니냐는 지적마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 비판에 대해 LH 내부 관계자는 12일 통화에서 “PF 사업의 경우 외부에서 민감하게 볼 소지가 있는 사안인 건 분명하지만 LH 내부에서는 실제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지 않다. 착수부터 판매까지 1개 처가 담당하고 있을 정도로 내부의 관심도가 다소 낮은 편이다”라고 해명했다.
이어 LH 관계자는 고위 임원들의 재취업과 관련해서도 “전관예우의 존재는 내부 직원들 대부분 알고 있는 사실이기도 하다. 그러나 다른 공사들도 마찬가지의 사정 아닌가. 흔히 있어왔던 관행을 두고 유독 LH만 비난받는 건 억울한 처사인 것 같다”고 설명했다.
김포그니 기자 patronus@ilyo.co.kr
거액이 필요한 건설 및 대형 프로젝트에 주로 등장하는 경제용어다.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오너, 기업 등의 신용정보와 부동산, 채권 등 물적 기반을 담보로 잡지 않고 오로지 프로젝트 자체의 수익성을 담보로 진행하는 금융기법을 의미한다.
그러나 만약 PF를 협정하게 된 해당 사업계획과 관련해 출자의 주체인 은행 등이 제대로 된 판단을 하지 못했거나, 피치 못할 변수로 인해 경제 사정이 좋지 않아졌을 경우에는 PF 대출을 받은 기업이 제대로 수익을 창출해내지 못할 가능성이 높아져 자금 회수가 어려울 수도 있다는 리스크가 있다. 이 경우 출자기업 및 은행에 고스란히 피해가 전가된다.
최근 ‘저축은행 사태’ 역시 2007년 서브프라임 모기지, 2008년 세계금융위기의 여파로 PF 출자를 받은 기업들이 무너지게 되면서 벌어진 사례다. [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