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김정일 전 국방위원장의 손자이자 김정남의 아들인 김한솔(17)이 최근 핀란드의 한 TV 방송사와 공식인터뷰에 나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재 그의 인터뷰 영상은 지난 10월 16일부터 유튜브를 통해 급속도로 퍼지고 있다.
김한솔은 할아버지 김 전 위원장의 눈 밖에 난 아버지 김정남과 함께 해외 이곳저곳을 떠돌고 있다. 지난해 9월 동유럽 매체들의 보도로 그 존재가 처음 알려졌으며 현재 그는 보스니아의 국제학교 ‘유나이티드 월드 칼리지 모스타르(UWCIM)’ 분교에 재학 중이다.
엘리자베스 렌 전 UN 사무차장의 사회로 진행된 토크 프로그램에서 김한솔은 유창한 영어실력을 뽐내며 진지한 태도로 자신의 견해를 피력했다. 그는 인터뷰 내내 자신의 반골기질을 여실히 드러냈다.
그는 인터뷰에서 “외가에서 자라 할아버지가 독재자인 줄 몰랐다. 삼촌(김정은)이 어떻게 독재자 자리에 올랐는지 알 수 없지만, 아버지(김정남)는 정치에 관심이 없었다”고 밝혔다. 김정일과 김정은을 일컬어 독재자라 표현한 것이다. 그러면서 그는 “할아버지가 돌아가시기 전, 나를 찾아줬으면 했다. 그가 어떤 사람인지 알고 싶었다”며 한 번도 본 적 없는 할아버지에 대한 아쉬움을 피력하기도 했다.
김한솔은 현재 남북한 상황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내보이기도 했다. 그는 “남북 어느 한 쪽의 편을 들지 않는다. 특히 남한 친구들을 만나고 여행도 같이 하면서 생각이 많이 바뀌었다. 양쪽의 장단점을 바로 볼 것이다. 남한에 갈 수 없어 슬프고 언젠간 통일을 꿈꾼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대북통신원은 “김한솔의 언론 노출은 김정남이 의도했을 것이다. 김 위원장 눈 밖에 난 뒤 해외를 전전하고 있는 김정남은 이따금 언론과 의도적으로 접촉하며 자신의 신변보호를 꾀하고 있다. 자신을 외부에 드러내 세상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게, 잠적하는 것보다 더 안전하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지난해 그 존재가 알려진 김한솔도 이제 안전을 장담할 수 없어서 의도적으로 언론 플레이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앞서의 통신원은 “김정남은 정기적으로 접촉하고 정보를 나누는 몇몇 해외 언론사와 기자들이 있다. 도쿄신문 고미 요지 기자 등이 대표적이다. 아마도 유럽지역에서 친분이 있는 언론사 인사들에 선을 대 이번 인터뷰를 주선했을 것이다”고 덧붙였다.
한편 김정남은 동생 김정은이 북한 정권의 권좌에 오른 올 초부터 종적을 아예 감췄다. 현재는 동남아와 중국 등지를 떠돌며 생활하고 있을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
한병관 기자 wlimodu@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