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전 중인 우크라이나 국기 연상…러시아군에 대한 모욕 행위 판단
지난 4월 27일 밤, 스타니슬라프 네테소프는 일을 마치고 귀가하던 중 모스크바 중심부의 한 버스 정류장에서 강도의 습격을 받았다. 무방비 상태였던 그는 몸싸움 끝에 휴대폰을 도난당했으며, 치아가 부러지는 부상을 입고 말았다.
다음날 피해를 신고하기 위해 트베르스코이 지구의 경찰서를 찾아갔지만 돌아온 반응은 뜻밖이었다. 경찰은 그에게 도움을 주기는커녕 오히려 머리 색깔을 물고 늘어졌다. 노란색과 파란색으로 염색한 그의 머리 색깔이 우크라이나를 상징하고, 이는 곧 러시아군에 대한 모욕이라는 것이었다. 결국 경찰은 그의 ‘범죄’ 행위에 대한 보고서를 작성하고 지문을 채취한 뒤 병역 관리 및 징병 사무소에 제출할 서류를 건네주었다. 그러면서 “참호 속에서 조국을 위해 싸워라”라고 지시했다.
경찰의 이런 행동은 사실 법에 근거한 것이다. 러시아 법원은 반전 시위를 암시하는 모든 행위를 군대의 명예를 훼손하는 범죄 행위로 간주하고 있다. 이 경우 5만 루블(약 74만 원) 이하의 벌금이 부과되거나, 동일한 행위가 반복될 경우에는 최대 징역 5년형에 처하도록 하고 있다.
‘베스트카’에 따르면, 러시아에서는 2022년부터 2023년 사이 군대의 명예를 훼손한 것으로 간주되는 8628건의 위반행위가 접수됐다. 일례로 지난여름에는 러시아 군대를 부정적으로 묘사한 SNS 게시물에 ‘좋아요’를 눌렀다는 이유로 한 시민에게 10만 루블(약 148만 원)의 벌금이 부과되기도 했다. 출처 ‘OVD-인포’.
김민주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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