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대표적인 동물원 '에버랜드'의 말하는 코끼리 ‘코식이’가 세계 학회로부터 인정을 받았다.
2일 세계 저명 학술지 <커런트 바이올로지>(Current Biology) 온라인판에 에버랜드 코식이의 음성 발성을 연구한 논문이 게재됐다. 권위 있는 학술지에 코식이의 연구 결과가 등재됨으로써 코식이의 말하는 능력이 국제 학술계로부터 정식 인정된 셈이다.
<커런트 바이올로지>는 인용지수 기준으로 전 세계에서 10위권 안에 드는 권위 있는 학술지다. 이번 코식이에 관한 논문은 포유류가 사람의 말을 알아듣고 구사하는 것에 대해 최초로 과학적으로 조사ㆍ기록된 사례라는 점에서 더욱 주목을 받고 있다.
올해 22살인 코식이는 몸무게 5.5t의 아시아 코끼리로 자신을 돌보는 사육사의 목소리를 흉내내 ‘좋아’ ‘안돼’ ‘누워’ ‘아직’ ‘발’ ‘앉아’ ‘예’ 등 총 7마디의 단어를 따라할 수 있다.
코식이에 관한 논문은 독일의 생물 물리학자인 대니얼 미첸 박사와 코끼리 음성 의사소통 전문가인 오스트리아 안젤라 슈토거-호르바트 박사가 지난 2010년부터 코식이에 대해 공동연구를 진행해 작성했다.
이번 연구의 초점은 코식이가 인간 이외의 종에게는 형태학적으로 불가능한 ‘언어 모방능력’을 갖고 있느냐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다. 연구진들은 코식이의 음성과 영상을 기록해 다른 아시아 코끼리의 소리를 비교 분석하는 등 정밀 연구를 진행했다.
그 결과 코식이가 사람의 말을 따라 할 때에는 아시아 코끼리가 내는 194개의 울음소리와 매우 다른 주파수를 사용하며, 이것이 사육사의 음성 주파수와 거의 일치한다는 것이 확인됐다. 또한 연구지는 코식이가 사육사들과 사회적 유대를 강하게 하려는 의도에서 이러한 음성학습이 비롯된 것임을 밝혀냈다.
논문의 저자인 안젤라 스토커 박사는 “코식이의 소리 모방 능력은 사람의 음성 학습 능력의 진화적 측면과 생물학적 측면을 연구하는데 중요한 근거를 제공한다”며 “앞으로도 코식이가 추가적으로 새로운 단어를 학습하거나 현재 발성하는 단어의 표현이 개선될지에 대한 여부를 관심 갖고 연구할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한편 코식이는 2006년 <TV 동물농장>에 10년 간 같이 생활한 사육사의 말을 따라하는 ‘말하는 코끼리’로 출연해 인기스타로 거듭났다. 에버랜드 동물원은 지난 4월 코식이의 말하는 원리를 알기 쉽게 설명한 어린이 도서 <좋아 좋아 말하는 코끼리>를 출간하기도 했다.
김다영 기자 lata1337@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