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우석 신인 시절 추억 공유…“긴장하던 모습 잊히지 않는다”
고우석은 2022년 LG 구단 역사상 최초의 ‘40세이브’를 달성하며 2013년 봉중근이 세운 38세이브 기록을 넘어선 바 있다. 봉중근의 등장곡이었던 사이렌 소리도 고우석이 이어받았다. 봉중근은 고우석의 성장을 지켜본 선배 중 한 명이다.
봉중근은 자신의 등장곡으로 사이렌이 나오게 된 배경을 이렇게 설명한다.
“사이렌 소리가 나오는 등장곡은 (임)찬규가 추천해준 음악이다. 찬규가 프로 2년 차일 때 나랑 룸메이트였는데 스프링캠프 기간에 그 음악을 찾아줬다. 처음에는 사이렌 소리가 좀 이상하다고 생각했는데 그 음악이 나의 시그널이 되면서 사이렌 소리가 울려 퍼지는 가운데 마운드에 오르면 어떤 전율이 느껴지더라. 그걸 고우석도 그대로 받은 것이다. 고우석이 40세이브 기록을 달성했을 때 축하 문자를 보내줬다. 다른 선수가 아닌 (고)우석이가 그 기록을 깨줘서 고마웠다. 그런 그가 미국에 진출했고, 올 시즌 여러 일들을 겪었다. 아마도 지금 굉장히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을 것이다.”
봉 코치는 신인 시절의 고우석을 떠올렸다. 부산 사직 롯데전 불펜에서 대기하는 상황이었는데 고우석이 자신의 차례가 다가올까봐 긴장하며 기다리던 중 “선배님, 저 진짜 던지면 어떡하죠?”라고 물어본 장면이 잊히질 않는다고 한다.
“그랬던 고우석이 LG에서 최다 세이브 기록을 갈아치우고 슈퍼스타로 성장했다. LG에서 최고의 대우를 받다가 미국에 진출했는데 메이저리그가 아닌 마이너리그에서 뛰고 있다. 그 생활에 적응하는 게 얼마나 어렵겠나. 그러나 지금의 상황을 야구 인생에서 다시 경험하기 어려운 좋은 시간이라고 생각했으면 좋겠다. 지금 아니면 언제 이런 생활을 해보겠느냐 하는 마음가짐으로 말이다. 나도 고우석이 메이저리그에서 던지는 걸 보고 싶다. 그러나 설령 그 꿈이 이뤄지지 않는다고 해도 지금 경험하는 걸 소중히 여기길 바란다. 야구 선수로, 한 인간으로 매우 성숙해질 수 있는 시간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미국 플로리다 = 이영미 스포츠전문기자 riveroflym@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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