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엔터 비전문가를 엔터사 경영직에 올림에 따라 "다른 모든 레이블에 일관되게 적용돼 왔던 '제작과 경영의 분리' 운영 원칙이 예외됐었던 어도어도 이제 제작과 경영을 분리하게 될 것"이라는 게 어도어, 즉 사실상 하이브 측의 설명이다.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난 민 전 대표는 그대로 어도어 소속 그룹 뉴진스의 프로듀싱을 담당하고, 경영은 김 신임대표가 맡는다는 것이다.
김 신임대표는 지난 5월 30일 어도어 임시주주총회에서 하이브가 어도어 측 사내이사 2명을 해임하고 신규 선임한 3명의 '하이브 인사' 가운데 한 명이다. 당시 민 전 대표와 어도어 경영권을 두고 갈등을 빚어왔던 하이브는 그가 어도어 경영권을 찬탈하기 위해 외부 투자 세력에 접촉했다고 주장하며 어도어 임시주주총회를 열어 민 전 대표를 대표이사직에서 해임할 계획을 세웠었다.
그러나 민 전 대표가 하이브의 의결권 행사 금지 가처분 소송을 제기하고, 재판부가 민 전 대표의 손을 들어주면서 하이브의 1차 해임 계획은 저지됐다. 다만 이사회 중 3명이 하이브 측 인사로 채워졌기 때문에 재판부의 결정대로 해당 임시주총에서의 해임 결의만 불발됐을 뿐 차후 대표직 교체 등이 이뤄질 수 있다는 점이 지적되기도 했다.
당시 민 전 대표 측 법률대리인인 법무법인 세종의 이수균 변호사는 "법원의 가처분 인용 결정 취지는 '민희진 대표이사의 해임 사유가 없다'는 것이므로 그 취지를 존중한다면 새로 선임된 하이브 측 이사들도 그런 의결권을 행사할 수 없을 것이지만, 법적으론 이를 강제할 방법이 없기 때문에 저희가 여전히 불안한 상황에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짚은 바 있다.

이사회 개최 역시 기습적인 통보였다는 게 민 전 대표 측의 주장이다. 민 전 대표 측은 지난 24일 대표이사 변경 건으로 27일 이사회를 개최한다는 통보를 받았고, 민 전 대표의 의사와 관계없이 일방적인 해임 결의가 이뤄졌다고 주장했다. 반면 어도어(하이브) 측은 "이사회 개최 일정은 민 전 대표가 연기를 희망해온 날짜 가운데 정한 것"이라며 반박했다.
이사회가 개최되기 직전인 지난 23일은 하이브가 앞선 의결권 행사 금지 가처분 소송 재판부에 제기한 '재판 기록 열람 등 제한 신청'이 기각된 날이다. 하이브는 해당 소송에서 자신들이 제출한 민 전 대표의 카카오톡 채팅 캡처본, 주주간계약서 등을 열람 제한 대상으로 신청하며 '사생활'과 '영업비밀'을 그 근거로 들었으나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해당 자료가 열람을 제한할 만큼 비밀성을 갖추지 않았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처럼 '경영권 찬탈' 소송의 전초전에서 연달아 패했음에도 어도어 경영권을 완전히 장악하는 데 성공한 하이브는 민 전 대표와 또 다른 소송전을 앞두고 있다. 지난달 하이브가 민 전 대표를 상대로 주주간계약 해지를 통보하며 법원에 주주간계약 해지 확인의 소를 제기한 사실이 알려진 한편, 민 전 대표 역시 이번 이사회에서 결의된 해임이 주주간계약에 정면으로 위배된다는 점을 짚으며 맞불을 놓은 상황이다. 이와 관련해 민 전 대표 측은 조만간 내부 논의를 거쳐 공식입장을 내 대응하겠다는 방침을 밝혀왔다.
김태원 기자 deja@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