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2일 영화 <남영동 1985> 시사회장에서 만난 민주통합당 문재인 대통령 후보와 무소속 안철수 대통령 후보. 사진공동취재단 |
무소속 안철수 후보가 16일 “문재인 후보가 당 혁신 의지를 보이면 바로 만나겠다”며 한 발 물러선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안 후보는 16일 오전 10시 30분 서울 종로구 공평동 캠프에서 가진 긴급 기자회견에서 “문 후보가 인식의 대전환을 이뤄달라. 단일화 과정에 필요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문 후보가 실천의지를 보여주면 바로 만나서 단일화를 어떻게 마무리할지 의논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안 후보의 의지가 기자회견 전문에서 두루 나타나고 있다.
안 후보의 조건부 제안으로 이제 공은 문재인 후보와 민주통합당 측으로 넘어간 형국이다. 실제로 문 후보 측은 안 후보와의 단일화 중단 사태를 해결하기 위한 선대위원장 총사퇴 가능성에 대해 “얼마든지 할 수 있다”며 유연한 스탠스를 보이고 있다.
문 후보 측 진성준 대변인은 16일 MBC 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문재인 후보도 거듭 사과의사를 밝혔고 또 필요하다면 확인해서 조치들을 하겠다고 했다. 그 조치의 수준은 사태를 정상화 하는데 필요하다면 무엇이든 하겠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진 대변인은 선대위원장단 총사퇴에 대해 “그렇게 심도 있게 논의된 것은 아니었다”면서도 “선대위원장들의 각오와 의지가 그렇다는 말이다. 이 협상을 정상화시키기 위해서 캠프가 필요한 일이라면 어떤 것이든 하겠다고 하는 자세가 돼 있기 때문에 그런 말씀을 드리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여론조사 조작 의혹에 대해서는 “여론조사는 여론조사 회사가 샘플링을 해가지고 전화를 걸어오는 것 아닌가. 그래서 우리 당원들 가운데 혹여 그 전화를 받으면 성실하게 응답해 달라고 하는 것이 왜 조직동원이고 여론조사 조작에 해당하는지 모르겠다”며 “어떻게 가능하냐”고 반문했다.
특히 진 대변인은 안 후보 측이 이해찬 민주당 대표와 박지원 원내대표의 퇴진을 단일화 협상 재개조건으로 검토하고 있다는 보도와 관련해서는 “안 후보 측에서 그런 문제를 제기한다면 논의할 수 있겠지만, 그것이 안 후보 측에서 제기할 성질의 문제인지는 모르겠다”고 밝혔다.
민주당 주변에서는 이 대표와 박 원내대표가 2선으로 물러날 경우 안 후보가 요구하는 당 쇄신 의지를 수용하는 의미로 받아들일 수 있다는 점에서 적극적으로 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 대표와 박 원내대표가 단일화 협상 중단 사태를 조기에 수습하고 협상을 재개하는 불쏘시개 역할을 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홍성철 기자 anderia10@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