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0년대 스타 고영욱 인스타그램·유튜브 폐쇄…K-팝 한류시대 이후 물의 빚은 스타들 해외 팬 대상 활동
지난 8월 5일 국내에서 가장 유명한 ‘K-물의 연예인’ 가운데 한 명인 그룹 룰라 출신의 고영욱 씨가 유튜브 채널을 개설하며 두 번째 컴백을 시도해 눈길을 끌었다. 고 씨는 유튜브 채널 'Go!영욱 GoDog Days'(고!영욱 고독 데이즈)를 개설하고 자신의 X(옛 트위터) 계정에 “부끄러운 삶을 살았습니다. 집에서 넋두리하며 형편 없이 늙고 있는 거 같아서 무기력한 일상에서 벗어나고자 두서 없이 유튜브를 시작해 봅니다”라며 홍보했다.
‘Go!영욱 GoDog Days’ 채널에는 이날 처음으로 ‘프레시(Fresh)’라는 제목의 3분 41초짜리 영상이 올라왔다. 영상 속에는 창밖을 바라보는 반려견의 모습이 짧게 등장한 뒤 고 씨의 사진 한 장으로 이어졌고, 배경음악으로는 고 씨의 신곡으로 추정되는 음원이 담겼다. 이 영상의 조회수는 30만 건을 넘겼으며, 소식을 들은 대중이 몰려들면서 구독자 수도 5000명 이상을 기록해 화제가 됐다.
그런데 고 씨의 이 채널은 개설 18일 만인 8월 23일 폐쇄됐다. 개설 직후부터 이어진 대중의 신고 누적에 따른 폐쇄로 파악된다. 고 씨는 X를 통해 “밤 사이에 제 유튜브 채널이 폐쇄가 된 것 같네요. 전과자라는 이유만으로 유해한 콘텐츠를 올린 것도 아닌데 유튜브 측에서 없는 규정을 한 개인에게만 적용시킬 수 있는 건지. 법의 처벌을 다 치렀는데 누구는 되고 누구는 안 되고 과연 이게 형평성에 맞는 건지”라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앞서 고 씨는 2020년 11월 인스타그램 계정을 만들어 대중과 소통을 시도한 바 있다. 이 시점은 그가 미성년자 성폭행 혐의로 2년 6월의 징역형을 받아 만기 출소한 뒤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 부착 3년과 신상정보 공개 고지 5년까지, 모든 처벌 기간이 끝나고도 두 달 정도 지난 시점이었다. 인스타그램 약관상 “유죄 판결을 받은 성범죄자는 인스타그램을 사용할 수 없다”고 명시돼 있고, 이를 토대로 네티즌들의 신고가 이어지면서 고 씨의 첫 인스타그램 계정은 폐쇄되고 말았다.
이후 4년여 만에 유튜브 채널을 통해 다시 대중과 소통을 시도했지만 이 역시 폐쇄됐다. 고 씨가 형평성 논란까지 제기하며 목소리를 높이자 유튜브 측은 곧바로 언론을 통해 “유튜브 플랫폼 밖에서 유튜브 커뮤니티에 해를 끼치는 행동을 금지하는 크리에이터 책임 가이드라인에 따라 해당 채널을 종료하게 된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유튜브 크리에이터 책임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유튜브 플랫폼 안팎에서 크리에이터의 행위가 유튜브 사용자, 커뮤니티, 직원이나 유튜브 생태계에 해를 끼치는 경우 유튜브는 커뮤니티를 보호하기 위한 조치를 취할 수 있다”고 명시돼 있다. 이러한 판단에 따라 유튜브는 앞으로도 고 씨가 다른 유튜브 채널을 사용하거나 소유 또는 개설할 수 없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8월 27일 고 씨는 유튜브 측에 ‘Go! 영욱 GoDog Days’ 삭제 조치에 대한 이의신청을 냈다. 이의신청 제기 역시 유튜브 가이드에 따른 조치로 유튜브 측은 이의신청 내용을 검토해 수락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고 씨는 1976년생으로 1994년 혼성그룹 룰라로 데뷔했다. 해체 이후에도 가수와 방송인 등으로 활동하던 고 씨는 미성년자 성폭행 혐의로 2013년 1월 구속 기소되면서 연예계 활동을 중단했다. 룰라와 신나고 멤버로서 그의 가수 전성기는 1990년대와 2000년대 초반이었다. K-팝 한류시대 이전에 활동한 가수였던 것이다.
한 시대를 풍미했던 고 씨가 연예계 컴백은커녕 인스타그램 계정이나 유튜브 채널도 개설하지 못하는 상황인 반면, K-팝 한류시대 이후의 ‘물의 연예인’ 들의 상황은 조금 다르다. 2019년 ‘버닝썬 게이트'에 연루된 가수 정준영 씨와 함께 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혐의로 구속돼 징역 2년 6월 실형이 확정됐던 그룹 FT아일랜드 출신 최종훈 씨는 2021년 11월 8일 만기 출소했다. 그리고 2년 2개월여 지난 올해 1월 일본 최대 팬 커뮤니티 사이트 패니콘에 자신의 채널을 만들어 팬들과 소통을 시작했다.
패니콘 채널을 통해 최종훈은 “약 5년 만에 여러분께 인사 드린다. 여러분 한 명 한 명의 메시지에 힘을 얻어 이렇게 건강한 모습을 보여줄 수 있었다. 정말 감사하다”면서 “앞으로 제가 하고 싶은 일이나 사생활 등 저의 모든 것을 보여드리고 싶다”고 밝혔다.
2019년 4월 마약 투약 의혹이 불거지자 기자회견을 자청해 “사실로 드러날 경우 은퇴하겠다”고 단언했던 가수 겸 배우 박유천 씨는 그렇게도 부인하던 마약 혐의로 기소돼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박 씨 역시 1년여의 공백기를 가진 뒤 태국에서 팬미팅을 개최하며 해외 무대에서 컴백을 시도했고 이후 일본과 태국 등을 오가며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박유천 씨는 8월 8일에도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Miss y’all’ (모두 그리워)라는 글과 함께 헬스장에서 찍은 셀카를 올리기도 했다. 국내에서만 인기를 누리던 1990년대 가수 고영욱 씨와 달리 해외에서도 큰 사랑을 받았던 FT아일랜드 출신 최종훈 씨와 동방신기 멤버 출신 박유천 씨는 불가능하다시피 한 국내 컴백을 포기하고 해외 활동을 선택한 것이다.
정준영 씨 역시 해외에서 지내고 있다. 7월에는 프랑스 리옹에서 목격담이 나오더니 9월 3일에는 프랑스 파리에서도 그를 봤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앞선 두 명처럼 해외에서 활동을 재개하려는 움직임은 아직 보이지 않지만, 리옹 목격담 당시 제보자는 정 씨에 대해 “바에서 어린 여자를 꼬시면서 자신을 한국에서 유명한 가수이며 Jun(준)이라고 소개했다. 리옹에 한식당을 열 거라고 했다”고 전했다. 과거 정 씨는 프랑스 파리에서 레스토랑 오픈을 준비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정준영 씨의 유튜브 채널 ‘Jung JoonYoung’은 아직 살아 있다. 구독자는 2.76만 명이다. 다만 2018년 8월 31일에 멈춰 있다. 인스타그램 계정 역시 아직 살아 있지만 게시물은 없는 상태다. 고 씨와 같은 이유라면 정 씨의 유튜브 채널과 인스타그램 계정도 삭제돼야 하나, 정 씨는 출소 이후 전혀 사용을 하지 않아 사실상 중단 상태기에 별다른 조치를 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빅뱅 멤버로 활동명이 '승리'였던 이승현 씨도 해외에서 자주 포착돼 화제가 되고 있다. 특히 클럽이나 관련 행사에서 자주 목격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얼마 전에는 승리가 8월 31일 인도네시아 수라바야 지역에서 열리는 ‘버닝썬 수라바야’ 행사에 특별 게스트로 출연한다고 알려져 논란이 일었지만, 이 씨 측은 사실이 아니라며 법적 대응을 시사하기도 했다. 그즈음 이 씨는 인도네시아 발리 지역 해변의 클럽 등에서 여러 차례 목격됐다.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수라바야는 비행기로 50분 정도 걸리는 거리다.
김은 프리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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