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IA 모닝(왼쪽)과 시트로엥 DS3. |
2000㏄ 미만 준중형·소형급에서는 시트로엥을 따라올 차가 없었다. 시트로엥 ‘DS3’는 20.2㎞/ℓ로 전체 신연비 측정 차 중에서 1위를 기록했다. 지난 10월 수입차 판매순위에서 8위를 차지했던 아우디 ‘A6’는 15.9㎞/ℓ로 그 뒤를 이었고 국내에서 꾸준히 사랑을 받아 온 기아 ‘K3’는 14.5㎞/ℓ가 나왔다. K3는 10월 국산차 판매 순위에서 9월 대비 네 계단이나 오른 6위를 기록한 차다. 10월 판매 순위 20위인 한국지엠 ‘말리부(2.0 모델, 1998cc)’의 연비는 11.6㎞/ℓ에 불과했다.
2000㏄ 이상 중형차 중 연비가 가장 좋은 차는 렉서스 ‘ES300h’. 16.4㎞/ℓ의 연비를 기록했다. 2500만 원대에 불과한 기아 ‘쏘렌토R’(13.8㎞/ℓ)이 2위였다. 지난 9월 수입차 판매 순위 5위를 기록한 폭스바겐 ‘파사트’는 10.3㎞/ℓ으로 그 뒤를 이었다. 아우디 ‘A7(3.0, 2995cc)’은 ‘A6(3.0, 2995cc)’보다 평균 3000만 원 정도 비쌌지만 연비는 9㎞/ℓ로 같았다. 또한 아우디 ‘A8(3.0, 2995cc)’은 1억 4000만 원대로 ‘A7’보다 약 4000만 원 비쌌지만 연비는 8.8㎞/ℓ로 다소 떨어졌다.
3000㏄급 준대형차 중에서는 6000만 원대의 렉서스 ‘GS450h’가 12.7㎞/ℓ로 가장 연비가 높았다. 같은 6000만 원대의 렉서스 ‘ES350’의 연비는 10.2㎞/ℓ로 렉서스 ‘GS’보다 낮았지만, 비슷한 가격대인 기아 ‘K9’ 3.3GDI(9.6㎞/ℓ)보다는 조금 높았다. K9과 연비가 같은 현대 ‘제네시스’ 3.3GDI는 가격이 5000만 원대로 좀 더 저렴했다.
5000㏄급 대형차의 경우 1억 9000만 원대의 벤츠 ‘SLK’가 9.1㎞/ℓ로 가장 높은 연비를 보였다. 비슷한 가격대인 벤츠 ‘SL63’은 7.8㎞/ℓ, 벤츠 ‘G63’은 5.6㎞/ℓ의 낮은 연비를 기록했다. 이보다 가격대가 낮은(7000만 원대) 현대 제네시스 5.0GDI는 8.2㎞/ℓ로 가격 대비 높은 연비를 자랑했다.
6000㏄급에서 연비가 가장 좋은 차는 쉐보레 ‘콜벳’으로 7.1㎞/ℓ의 연비를 기록했다. 콜벳과 비슷한 8000만~9000만 원대인 크라이슬러 ‘SRT’와 벤츠 ‘C63’의 연비는 각각 6.9㎞/ℓ와 6.5㎞/ℓ를 기록했다. 2억 5000만 원에 달하는 벤츠 ‘SLS’는 6.3㎞/ℓ로 가장 낮은 연비를 보이기도 했다.
신연비 측정으로 가장 혜택을 받는 차는 디젤차로 보인다. 실제로 신연비 상위 10위 안에 디젤차는 8종이나 포진했다. 배기량 별로 봤을 때도 2000㏄급에서는 연비가 높은 11개 차량이 모두 디젤차였다.
그동안 고연비 마케팅을 펼쳤던 하이브리드 차량의 경우 신연비 측정으로 일정 부분 타격을 입을 것이란 분석이 많다. 일반 차량이 평균 10~20% 정도 연비가 감소하는 것과 달리 하이브리드 차량은 최대 30% 정도 연비가 하락할 것이라는 예측이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렉서스 ‘ES300 하이브리드’(16.4㎞/ℓ)의 경우 구연비 대비 신연비가 24.8%나 하락했다. 업계 관계자는 “하이브리드 차량이 신연비 수치에서 타격을 입는 이유는 고속도로 모드에서 취약하기 때문”이라며 “하지만 워낙 연비가 좋아 여전히 다른 차종에 비해서는 연비가 높을 것”이라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국내 업체들이 기존 차량의 신연비 측정을 완료했음에도 연비를 높게 보이려고 일부러 구연비를 쓰는 게 아니냐는 의심도 제기하고 있다. 따라서 국산차와 수입차의 신연비 전쟁은 내년에야 결판이 날 듯하다.
박정환 인턴기자
단지 신차 출시 적었을 뿐이라고?
최근 신연비 기준으로 상위 10개 모델을 나열한 표가 화제가 됐다. 10개 중 9개는 수입차, 1개는 국산차 모닝이었기 때문. 그 중에서도 모닝은 10위를 기록해 겨우 순위에 턱걸이를 하는 수모(?)를 당해야 했다. 국산차들이 신연비 측정에서 수입차보다 떨어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우선 현재 신연비로 측정되어 에너지관리공단에 고시된 국산차가 전체의 30% 정도밖에 되지 않을 정도로 저조하다. 그 이유는 수입차에 비해 국산차의 2012년 신차 출시가 훨씬 적었기 때문. 실제로 2012년 신차는 국산차가 10여 종인데 반해, 수입차는 40여 종에 달했다. 국산차가 신차 출시를 최소화하는 이유는 경기 불황 탓으로 전해진다. 업계 관계자는 “수입차들이 2011년 판매실적이 좋았기 때문에 2012년에도 대대적인 물량 공세를 한 것으로 보인다”며 “수입차들의 경우 국내에서 집중적으로 고연비 마케팅을 펼치는 경우가 많아 이러한 부분도 신연비 수치에 유리하게 작용한 것 같다”고 말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