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1월 8일 검찰 조사 당일 오전 8시 15분에는 새로운 게시물이 올라왔다. 명 씨는 어느 절에서 ‘학업성취 100일 관음기도’를 하고 있는 사진을 올렸다. 명 씨는 “못난 아버지 용서해 줘. 사랑해”라고 덧붙였다. 어린 딸에게 전하는 말로 풀이된다.

갑자기 일부 기자들이 웅성거리며 분주하게 움직였다. 명 씨가 다른 출구로 빠져나갔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다. 명 씨 차량은 지하 2층에 주차돼 있었다. 명 씨는 엘리베이터 지하 1층과 2층 버튼을 모두 눌렀던 것으로 전해졌다. 기자들이 지하 2층에서 대기하는 사이 명 씨는 지하 1층에서 내린 것으로 보인다. 지하 1층에 있던 다른 차를 타고 빠져나간 것이다.


창원대 조선해양공학과에 다니고 있는 이주화 씨는 일요신문에 “창원대학교 학생으로서 선배라는 분이 국정농단으로 대한민국을 흔들고 있는 모습을 보니 부끄럽다는 말밖에는 안 나오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이 씨는 “(명 씨) 혼자서 한 게 아니라 김건희 여사와 윤석열 대통령과 직접적으로 소통했기 때문에 현 정부가 (명 씨의) 국정농단에 연루돼 있고, 이것이 가장 큰 문제라 생각한다. 너무 화나고 부끄럽다”고 토로했다. 이 씨는 피켓 디자인과 문구는 전날 만들었다고 전했다.

명 씨는 “국민 여러분께 저의 경솔한 언행으로 민망하고 부끄럽고 죄송합니다. 검찰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습니다”라고 말했다. 다른 질문에 대해서는 검찰 조사에서 소명하겠다고 했다. 특정 후보에 유리하게 여론조사를 조작하거나 공천을 받아주는 대가로 금전적 이득을 취한 것 아니냐는 의혹에 대해서는 “단 돈 1원도 받아본 적 없다”고 부인했다. 명 씨는 5분가량 입장을 밝힌 뒤 검찰청사로 들어갔다.
김 변호사도 기자들의 질문에 같은 취지의 답변을 되풀이했다. 명 씨는 2022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창원의창 선거구에 김영선 전 의원 공천을 받아내는 대가로 김 의원 당선 뒤인 2022년 8월부터 2023년 12월까지 세비 9000만여 원을 받은 혐의(정치자금법 위반)를 받고 있다. 2022년 지방선거 때 국민의힘 소속 군수·시의원 예비 후보자 2명으로부터 2억 4000만 원을 받았다는 혐의도 받고 있다. 2023년 발표된 창원국가산단 선정 과정에 개입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김 변호사는 명 씨가 한 일련의 작업은 ‘건강한 지역 주권자로서 지역을 사랑하는 마음에 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돈 관리 책임은 모두 강혜경 씨에게 있다고 했다. 김 전 의원을 2022년 창원의창 재보궐 선거 공천에 추천한 것은 일반 국민도 할 수 있는 일이고, 윤 대통령은 일반 국민이 한 말을 경청하고 귀담아들어 줬을 뿐이라고 일축했다. 미래한국연구소의 여론조작 관련 의혹의 책임은 김태열 소장에게 돌렸다.
김 전 의원을 윽박지른 내용이 나온 녹취록에 대해서는 국회의원을 압박하기 위해 ‘더 센 권력’을 이용했을 뿐이라는 취지의 답변을 내놨다. 그러면서도 윤 대통령 부부와 몇 차례 연락했는지에 대해서는 밝힐 계획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세간의 이목이 쏠린 것에 비해 이웃 주민들은 명 씨에게 그다지 관심을 두지 않는 분위기였다. 한 주민은 “기자들이 오가는 것을 보기는 했다. 명태균 이름은 뉴스로 봐서 알고 있는데, 그렇게 관심은 없다”며 “김건희 명품백 몰카부터 명태균 녹취까지 요즘 너무 많은 일이 터져서 햇갈리기만 한다”고 말했다.
한 택시기사도 “몇 주 전에는 명태균 이야기를 많이 했던 것 같은데, 요즘은 잘 안 하는 것 같다”며 “주변 사람들을 봐도 그다지 관심을 두지는 않는 것 같다”고 전했다.
창원=이강원 기자 2000won@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