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풀 작가의 동명의 웹툰을 원작으로 한 '조명가게'는 어두운 골목 끝에서 유일하게 빛을 밝히는 가게를 배경으로 비밀스러운 손님들이 얽히며 펼쳐지는 이야기를 담은 드라마다. 주지훈이 산 자와 죽은 자가 소통할 수 있는 공간인 조명가게 사장 원영을, 박보영은 낯선 사람들을 보는 중환자 병동 간호사 영지를, 김설현은 흰 옷을 입고 밤마다 버스 정류장에 앉아 누군가를 기다리는 미스터리한 여인 지영을 연기했다.
또 엄태구는 매일 밤 버스 정류장에서 낯선 여인 지영을 마주치는 남자 현민을, 이정은은 딸 현주를 매일 조명가게에 전구 심부름을 시키는 유희를, 신은수는 엄마와의 약속을 위해 매일 조명가게를 들르다가 기묘한 일을 겪는 현주를, 김민하는 오래된 빌라로 이사간 뒤 자꾸 이상한 일을 겪는 작가 선해를, 박혁권은 항상 젖은 채로 어두운 골목길을 배회하는 미스터리한 인물 승원을, 마지막으로 김선화는 비 오는 밤 빨간 구두를 신고 어두운 골목길을 헤매는 혜원을 각각 연기했다. 앞선 '무빙' 만큼이나 쟁쟁한 배우들을 포진한, '한국 배우 올스타전 시즌2'라는 호평이 공개 전부터 나왔다.
시리즈물로 새롭게 각색된 '조명가게'는 원작 웹툰에서는 담지 못했던 감정과 관계를 깊이 있게 확장하며 작품의 완성도를 높였다는 게 강풀 작가의 이야기다. 강풀 작가는 "원작 웹툰에서 마감과 시간의 제약으로 표현하지 못했던 감정의 관계를 더 깊게 다뤘다. 드라마라는 매체를 통해 미처 보여주지 못한 이야기들을 풀어낼 수 있어 기쁘다"라며 "원작 팬들도 충분히 만족할 수 있을 것"이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영화가 아닌 드라마로 첫 연출에 나섰다는 것이 처음엔 부담으로 다가왔다고도 솔직히 털어놨다. 김 감독은 "제일 많이 한 고민은 보시는 분들이 어떻게 하면 신선하고 쉽게 받아들일 수 있을지, 정서가 움직일 수 있을지 였다"라며 "연기를 할 때도 내가 저 사람의 마음을 움직였나를 많이 고민했는데 연출도 같은 것 같다. 지금이 가능했던 것은 작가님과 스태프, 배우들이 모두 혼신의 염원을 담아 일해주신 덕이라고 생각한다. 이분들이 아니면 불가능했을 일"이라며 감사의 뜻을 전했다.
'조명가게'에 출연하는 배우들 중 김희원과 친분이 있는 이들이 많이 포함됐다는 점을 두고 '김희원 카르텔'이 아니냐는 우스갯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이에 대해 김 감독은 "여기 배우분들이 정말 연기를 잘하시는 분들이고, 이분들과 만나면 저는 주로 연기 이야기만 한다. 그러다 친해졌고 연기를 잘하는 사람을 캐스팅하다 자연스럽게 이렇게 된 것이라 카르텔은 아니"라고 해명해 눈길을 끌었다.
극을 이끄는 중심축을 맡은 주지훈도 '조명가게'를 이루는 모든 공을 주변에 돌리는 모습을 보였다. 주지훈은 "배우 입장에서 좋은 분들을 만나고, 작품을 성실히 준비해주시는 감독님과 스태프를 만나면 별로 할 게 없다. 수많은 인물이 이곳을 들락날락하는 구성 자체부터 굉장히 완벽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글을 읽고 제가 느낀 게 맞는지 리허설을 하며 감독님과 많은 얘기를 나눴다"며 "관객에게 어떻게 전달해야 되는지를 서로 함께 얘기하며 대본에 있는 것을 충실히 구현하려 노력했다"고 말했다.

디즈니+의 2024년 야심작이자 기대작으로 꼽히는 '조명가게'는 이달 말 공개를 앞둔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오징어게임2'와 경쟁 구도에 놓여있다. 전체 에피소드 공개 시기에 2주 정도 차이가 있어 유의미한 시청 경쟁으로 이어지진 않을 것으로 보이지만, 흥행 자체만 놓고 본다면 비교를 피할 수는 없다는 부담이 따른다.
이에 대해 김 감독은 "흥행에 대한 경쟁은 어쩔 수 없이 할 수밖에 없는데, 제 입장에선 '과연 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을 더 많이 했다. 제 나름대로 그 부분에 대해서는 확신이 있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어 "'조명가게'의 정서로 충분히 모든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겠더라. 제 확신이 통한다면 어떤 경쟁에서도 다 이기겠지만, 일단은 모든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겠다는 것에만 집중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 '조명가게'는 총 8부작으로 오는 12월 4일 첫 4개의 에피소드를 공개한 뒤 2주간 매주 두 개의 에피소드가 공개된다.
김태원 기자 deja@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