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 논객으로 유명한 진중권 동양대학교 교수가 박근혜·문재인·이정희 대선후보들의 TV토론을 꼼꼼하게 따지고 점수를 매겨 화제다.
지난 4일 진행된 제18대 대선후보 TV 토론이 끝난 후 진 교수는 자신의 트위터에 “채점표. 이정희 80점 문재인 60점 박근혜 40점”이라고 평가했다.
진 교수는 “문재인 후보는 차분하고 침착한 자세를 보여주었지만, 야권 주자라면 다소 직선적이고 공격적인 모습도 보여줘야 한다”며 “그 역할을 이정희가 맡아버리는 바람에 한편으론 토론을 쉽게 풀어간 반면, 다른 한편 존재감이 가려진 부분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정희 후보에 대해선 “토론 자체만 보면 이정희 후보가 만점에 가까운 실력을 보여줬다”고 칭찬했지만 “불필요하게 공격적인 부분(“당신 떨어뜨리러 나왔다” 등)이 감점 요인이었다”고 덧붙였다.
진 교수는 박근혜 후보에 대해서도 빼놓지 않았다. 먼저 “박근혜 후보도 못 하지 않았다”고 추켜세웠지만 “나름 많이 준비한 게 눈에 보였지만 이정희 후보의 공세를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한쪽은 원리를 완전히 이해해서, 다른 한쪽은 공식을 달달 외워서 시험 보러 나온 듯”이라며 이정희 후보의 손을 들어줬다.
▲ 새누리당 박근혜, 민주통합당 문재인, 통합진보당 이정희 대통령후보가 4일 서울 여의도 문화방송 스튜디오에서 방송토론을 앞두고 손을 맞잡고 있다. 이날 토론회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주최하는 18대 대선 첫 TV토론이다. 사진공동취재단 |
문재인 후보는 시종일관 차분하게 토론을 이끌어가며 박근혜 후보의 공격에 대해서도 “왜 후보까지 네거티브를 하느냐”며 점찮게 응대해 점수를 땄다. 반면 이정희 후보에 비해 문재인 후보의 존재감이 덜했다는 아쉬움의 소리도 나왔다.
야권의 두 대선주자에 대해 진중권 교수는 “다음 토론에서 문재인 후보는 박근혜 후보에 대한 공격은 아예 이정희 후보에게 맡겨놓고, 포지티브한 콘텐츠를 단호하고 확고한 어조로 유권자들에게 신뢰감과 안정감을 주는 쪽으로 가야 할 듯”이라고 훈수를 둬 대선 TV토론을 관전하는 또 하나의 재미를 선사했다.
한편 보수논객 변희재 미디어워치 대표는 4일 자신의 트위터에 “이정희는 반에서 1등인데 사악한 1등, 박근혜는 5등 하지만 열심히 노력하는 5등, 문재인은 어디 있는지 잘 보이지 않는 등외”라며 TV 토론에 나온 후보들을 평가했다.
김수현 기자 penpop@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