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K텔레콤은 2025년 2월부터 ‘뉴T끼리 맞춤형’ ‘주말엔팅’ ‘0틴플랜’ 등 LTE 요금제 36종의 신규 가입을 받지 않는다고 12월 24일 공지했다. 지난 국정감사에서 5G 요금제 인하 흐름 때문에 상대적으로 LTE 요금제가 비싸진 현상이 지적됐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요구에 통신 3사는 요금제 개편안을 마련하겠다고 약속했다.
앞서 KT도 2025년 1월 2일부터 5G보다 비싸거나 데이터 제공량이 적은 등 혜택이 미미한 LTE 요금제 46종의 신규 가입을 중단한다고 12월 5일 공지했다. 그리고 2025년 1분기 안으로 LTE와 5G의 통합 요금제를 시행한다고 밝혔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도 전산시스템 개편을 완료하는 대로 통합 요금제를 추진할 예정이다.
이 같은 정책 변화에 따라 LTE 위주로 운영하는 알뜰폰 사업자가 통신 3사에 고객을 빼앗기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온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2024년 10월 기준 휴대폰 가입자 중 알뜰폰 가입자는 950만 명이다. 이 중 892만 명(93.9%)이 LTE를 쓰고 있다. 5G 이용자는 37만 명(3.9%)에 그쳤다. 알뜰폰 업계에 따르면 LTE에 대한 도매대가(일반 통신사가 알뜰폰 업체에 통신망을 제공하는 대가)가 낮기 때문에 이동통신사보다 저렴한 LTE 알뜰폰 요금제를 제공할 수 있다. 반면 5G의 도매대가는 높아 5G 알뜰폰 요금제가 통신사의 5G 요금제와 큰 차이가 없다.
알뜰폰 업계 관계자는 “통신 3사가 5G에 대한 도매대가를 인하해주지 않는다”며 “알뜰폰 사업자들은 가격 경쟁력이 없는 5G 대신 LTE 위주로만 마케팅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라고 밝혔다.

국회는 2024년 12월 26일 본회의를 열고 ‘단통법 폐지법률안’을 상정해 재석 261명 중 찬성 242명으로 통과시켰다. 단통법은 일부 이용자에게만 과도한 지원금을 주는 행위를 규제하자는 취지로 2014년 도입됐지만, 사업자 간 적극적인 경쟁을 저해하고 단말기 보조금이 줄어드는 부작용으로 통신비 부담이 커졌다는 비판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단통법 폐지 관련, 방송통신위원회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보도자료를 통해 “가입유형·요금제에 따른 부당한 지원금 차별을 금지하는 규정이 사라졌다”며 “사업자가 이용자에게 혜택을 줄 수 있는 다양한 방식의 판촉 전략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러나 마케팅 경쟁이 심해지면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중소 알뜰폰 업체들 입장에선 부담이 커진다. 결국 통신 3사의 알뜰폰 자회사와 금융권 등 대기업 알뜰폰 사업자의 시장 지배력이 커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대기업 알뜰폰 계열사의 시장점유율을 60%로 제한하는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이 2024년 12월 26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정보통신방송법안심사소위원회를 통과한 상태다.
신철원 소비자주권시민회의 정책팀장은 “알뜰폰 시장에서 출혈 경쟁은 이미 심한 상태”라며 “알뜰폰 사업자가 영세할수록 이용자에게 많은 혜택이나 할인을 주기가 어렵기 때문에 단통법 폐지 이후 경쟁력을 잃을 수 있다”고 밝혔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2025년 초 신년 업무보고에서 국민의 통신비 부담을 경감하기 위한 종합 대책을 발표할 예정이다. △제4이동통신사 선정 △도매대가 인하 유도 등이 담긴 알뜰폰 경쟁 활성화 정책 △단통법 폐지 이후 정책 등이 포함될 전망이다.
유상임 과기정통부 장관은 2024년 12월 23일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통신사 자회사들이 알뜰폰 시장 대부분 장악하게 되면 영세 사업자들의 설 자리가 없다”며 “영세 사업자들의 기술력과 서비스를 높이고 이들이 마진을 남길 수 있는 구조를 마련하는 데 신경을 많이 쓰고 있다”고 말했다.
알뜰폰 업계는 정부의 종합 대책을 일단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앞서의 알뜰폰 업계 관계자는 “정부의 통신료 경감 대책 중에서 알뜰폰 사업자에 호재로 작용할 만한 부분은 없다”며 “도매대가와 관련해서 아직 정해진 바는 없지만 정부와 통신 3사가 크게 낮춰줄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밝혔다.
노영현 기자 nogoon@ilyo.co.kr














